• [논평] 청년들은 더 이상 파이팅을 강요받을 필요가 없다.

[논평] 청년들은 더 이상 파이팅을 강요받을 필요가 없다.

안양옥 한국장학재단 신임 이사장이 “(학생들이)빚이 있어야 파이팅을 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안 이사장은 세종시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앞으로는 한국장학재단 사업에서 국가장학금 비중을 줄이고 무이자 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 같이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 이사장의 발언은 고액등록금에 따른 학자금대출로 인해 불안정한 일상에 처해 있는 청년들의 현실을 외면한 것이며. 나아가 고등교육비 부담을 줄여 더 많은 청년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보장하려는 재단의 운영 취지도 인식하지 못한 발언인 것이다.

이후 안 이사장은 언론인터뷰를 통해 “잘 사는 집 학생들도 부모 도움 받지 말고 대출 받아서 생활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실업과 불안정한 일자리에 허덕이며 학자금대출 상환조차 버거운 청년들의 고통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안 이사장의 발언은 이유를 불문하고 지탄받아 마땅하다. 안 이사장의 말대로라면 1100조원의 가계부채를 가진 우리나라의 가계경제 또한 ‘파이팅’이 넘쳐야 할 것이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같은 자리에서 국가장학금 비중을 줄이고 무이자 대출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안 이사장의 인식 또한 적절치 않은 발언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장학금은 고액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었던 청년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기반으로 한 제도인 만큼 향후 국가장학금의 지원 대상과 액수를 확대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청년들을 부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부채인간’이 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청년들의 열정이 스스로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에 쓰일 수 있도록 국가의 책임 있는 지원이 확립될 때, 공동체의 미래에도 희망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발언으로 서울교대 체육교육과 교수 출신이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던 안 이사장의 교육관에 많은 청년들이 의구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정의당 청년미래부와 청년ㆍ학생위원회는 청년들의 현실을 외면하고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방기한 이번 발언에 대해 안 이사장이 청년들 앞에 고개 숙여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


2016년 7월 5일 
정의당 청년미래부, 청년ㆍ학생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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