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논평] 돌려막기식 지방재정개혁안은 ‘하수 중의 하수’
지방재정 하향평준화시키는 지방재정법 시행령 입법예고 철회돼야
행정자치부는 오늘(4일)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지방재정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일반조정교부금 배분기준 중 재정력지수(20%→30%)와 징수실적 비중(30%→20%)을 조정하고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에 대한 우선배분 특례를 폐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다만 불교부단체 우선배분 특례 폐지로 재정이 감소되는 경기도 6개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을 감안해 2018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하되 우선 배분 비율을 매년 줄여나가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지방자치단체간 재정격차 완화가 필요하다는 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정부는 중앙정부의 재정이양 방안 없이 지자체간 재원조정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지방재정의 규모는 2016년 예산총계 기준 250조 원에 달하고 있다. 그런데 고작 5000억여 원을 조정하는 방안에 정부는 ‘지방재정개혁안’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을 붙이고 있다. 지방재정의 하향평준화에 그칠뿐더러 매우 단편적이고 지엽적인 조치에 불과하다.
정부가 문제 삼고 있는 불교부단체 우선배분 특례는 지난 2015년 1월부터 시행되었다. 정부는 경기도가 불합리한 조례를 만들었다고 강변하고 있으나 경기도의 조례는 정부의 지방재정법 시행령에 근거규정을 두고 있다.
현행 지방재정법 시행령 제36조 4항에 따르면 불교부단체가 시·도의 조례가 정하는 금액을 해당 시·군에 우선하여 배분할 수 있도록 했다. 불교부단체에 배분하던 기존의 특별재정보전금을 일반 조정교부금 우선배분 방식으로 개편하면서 만든 조항이다. 중앙정부로부터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가 도의 일반조정교부금 재원 조성에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음을 감안해 마련된 것이다.
이렇게 근거규정까지 마련해 둔 정부가 이제 시행한 지 갓 1년 정도 지난 제도를 마치 지방재정에 엄청난 불균형을 발생시키는 주범인양 몰아세웠다. 더구나 정부는 지난 4월 지방재정개혁안을 발표한 이후 지방자치단체간 갈등을 양산해왔다. 6개 시를 ‘부자 지자체’로 몰아세우고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지방재정개혁안에 대한 지지와 동조 성명서 발표를 강요해 물의를 빚었다.
정부는 지방재정개혁안을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강변하고 있으나 정의당이 보기에는 ‘하수 중의 하수’에 불과하다.
정의당은 정부가 그나마 재정형편이 좋은 지방자치단체까지 재정압박 상태로 몰아넣는 지방재정법 시행령 입법예고를 철회하고 국회 지방재정분권특별위원회 논의를 통해 지방재정 확충 및 재정격차 완화 방안을 다시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2016년 7월 4일
정의당 정책위원회(의장 김용신)
※ 문의 : 윤재설 정책연구위원 (02-788-3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