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등록금은 어떻게 결정되었나
2010년 고등교육법이 개정됨에 따라 모든 대학은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를 거쳐서 당해 연도 등록금을 책정한다. 등심위는 교직원, 학생, 관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며 등록금 책정 및 제반사항에 대해 논의한다. 그런데 돈을 실제로 납부하는 학생들은 등록금 액수가 어떻게 결정이 되고, 그렇게 결정된 이유는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등심위에 직접 참여했던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참 힘없던 놈의 이야기
찬바람이 불었던 지난 1월 8일, 그는 한 회의장에 들어섰다. 그날은 올해 첫 번째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기로 한 날이었다. 그의 마음속엔 작은 기대감이 있었다. 이번 등심위는 뭔가 다르지 않을까. 그의 손엔 학생 추천 전문가의 프로필 자료가 들려 있었다. 학교 측 위원들께 보여드리고 소개할 참이었다. 이것은 작년에 열린 등심위에서 합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준비한 것이었다.
“첫째, 총장 추천 전문가에 대해 학생 위원과 협의하고 이를 반영하여 전문가를 위촉할 것. 둘째, 학생이 추천한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고 사전에 합의된 회기에는 위 전문가의 방청 및 발언을 허용할 것.”
(※현재 고려대학교 등록금심의위원회는 학교 측 위원 6인, 학생 측 위원 6인, 그리고 총장 추천 회계전문가 1인으로 구성)
그러나 기대는 보기 좋게 깨졌다. 먼저 회의장에는 한 사람이 이미 앉아있었고 자신을 총장 추천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그는 황당했다. 이미 전문가가 위촉되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사실이었다. 학생 추천 전문가의 방청 및 발언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회의에서 합의된 사항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은 그를 비롯한 학생 위원들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