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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정책논평/브리핑

  • [정책논평/브리핑] [03.03 정책논평] 유엔 대북제재결의안 통과, 한반도문제 주도권 회복 위해 대화복원 절실하다

[정책논평] 유엔 대북제재결의안 통과, 한반도문제 주도권 회복 위해 대화 복원 절실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일(현지시각) 고강도 대북 제재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북의 4차핵실험, 광명성4호로켓발사 깅행 등을 징계하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키려는 목적의 조치이다.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하는 북한의 긴장고조 행동에 반대하고 징계한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제재결의를 통해 북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북한은 당장 오늘 오전 8~9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제재에 대한 반발이자, 제재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임을 국제사회에 시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제재결의안은 “70년 유엔 역사상 비군사적 조치로는 가장 강력한 제재”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전방위적이고 강도도 높다고들 한다. 북한을 드나드는 모든 화물의 검색을 의무화하고, 금지품목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항공기의 유엔 회원국 영공 통과를 불허하며, 주요 외화수입원인 북한의 광물 수출을 금지하고, 유엔 회원국에서 영업하는 북한 은행의 지점을 90일 안에 폐쇄토록 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광물 수출 금지 조치가 북한의 자금줄 및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다고 한다. 일부 전문가에 따르면 북한 지하자원의 대중 수출길이 막히면 경제성장률이 2014년 기준 4.3%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24억 8400만 달러인데, 무연탄과 철광석이 45%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이 부분과 관련해서 이번 제재결의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석탄?철?철광석 수출은 민생 목적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되어 있다. 즉 민생 목적이라고 중국이 판단하면 수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의 요구에 따라 북한산이 아닌 외국산 석탄이 북한 나진항을 통해 수출하는 것은 인정되었다. 러시아와 북한이 야합하면 북한산이 러시아산으로 둔갑해 수출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제재결의안의 실효성은 결국 중국과 러시아의 이행여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앞으로 과연 어떻게 나올까? 참고로 중국과 러시아는 강력한 제재결의에 동의하면서도 “제재는 핵과 미사일 개발 저지라는 본래의 목적달성에 초점을 두어야 하며, 북한의 민생에 위협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계속 천명해왔다. 뒤의 측면을 주목해 제재가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런데 이 점에서 미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지렛대로 이용하고자 할 가능성이 높다. 표면적으로는 대북 제재와 사드 배치는 상관이 없다고 하지만, “비핵화가 된다면 사드 배치는 필요 없다.”는 케리 국무장관의 말에 무게가 실린다. 23일 미?중 국무장관-외교부장 회담 후 기자회견 등에서 보듯 사드 배치는 상당기간 유보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배치가 곧 현실화되지는 않겠지만, 중국 등이 제재를 잘 이행하지 않으면 미국은 다시 배치 카드를 앞으로 내밀 것이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는 자신의 전략적 이해를 침해하는 사드 배치에 대해 계속 강력히 반발할 것이다. 그러는 한편, 북한을 압박해 대화의 장에 끌어내려 할 것이다.

 

결국 국면은 비핵화의 방법으로서 제재와 대화가 병행되는 이란식의 해법을 추구하는 것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그 대화의 주요 의제이자 비핵화의 방법론으로서 중국이 제기한 비핵화-평화협정 병행론 등이 제기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한국의 소외다. 한국 정부는 제재에 ‘올인’하다 보니,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 등과 갈등관계에 빠지고,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로 자신의 지렛대를 스스로 버렸다. 그런 가운데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협력업체 기업주들과 노동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약 2000명의 노동자는 해고통지를 받았고,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포함하면 5000여명이 곧 실업자가 될 것이라고 한다. 러시아가 제재를 하면서도 자신의 실익을 챙기는 모습과 크게 대조된다. 미국과 중국 역시 제재에 합의하면서도 미국은 독자제재에서 중국 기업은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고, 중국은 사드 배치를 유보 받았다. 이처럼 미국-중국 등 강대국들은 서로 밀고당기기를 하면서도 자신의 이익은 크게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타협을 한다. 그리고 한반도 위기가 자신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비화되지 않도록 관리에 합의한다. 남북, 특히 한국은 어느새 국제정치라는 거대한 장기판의 ‘졸’로 전락하고 있다.

 

다시 한반도 문제를 관리하고 해결해가는 주역으로 남북, 특히 한국이 나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재에 ‘올인’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악순환의 반복을 그만두어야 한다. 남북당국은 조속히 대화에 나서야 한다. 개성공단을 조속히 재가동시켜야 한다.

 

2016년 3월 3일

 

정의당 정책위원회(의장 김용신)

 

* 문의 : 김수현 정책연구위원(02-788-3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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