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이슈 브리핑-2016. 2.17]
개성공단 전면중단(폐쇄) 관련 대통령 등 정부 발언과 대책의 문제점
평화-통일 정책연구위원 김수현
□ '개성공단 임금의 핵-미사일 개발 유용' 관련 대통령 발언의 문제점
-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국회 연설에서 “개성공단을 통해 (작년에만 1320억원이 들어가는 등 지금까지 총 6160억원의 현금이 달러로 지급되었습니다.) 우리가 지급한 달러 대부분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 향상에 쓰이지 않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막기 위해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재확인.
- 15일 국회 외통위에서의 홍용표 장관이 “자금이 들어간 증거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처럼 와전된 부분이 있다”며 자금전용 물증이 있는 듯이 발언했던 것을 철회한 것과 정면 배치되는 발언을 다시금 한 것임.
- 두 가지 가능성. 첫째, 장관이 발언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이미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장관 발언의 문제점(지급된 임금의 70%가 노동당 서기실, 39호실 등에 들어가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되었다는 주장을 입증할 증거도 없고, 팩트 자체도 틀림)과 파장(정부가 개성공단 자금의 핵개발 전용 자료를 확보하고도 지금껏 개성공단을 유지해왔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094호’ 위반에 해당. 따라서 한국 특히 박근혜 정부 역시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왔으면서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지적하며 강력한 대북제재를 선도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내외의 지적. 참고로 결의 2094호는 ‘핵이나 미사일 개발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현금 등 금융자산의 이동이나 금융서비스 제공 금지’를 유엔 회원국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음)에 대해 대통령에게 제대로 된 보고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가능성.
둘째, 보고를 받고도 대통령이 자기가 하고 싶은 정책에 입각해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한 말을 고집했을 가능성. 15일 홍 장관의 발언 뒤 청와대의 압력으로 통일부는 장관의 발언에 대한 앞뒤가 상충되는 해명을 하기도 함.
즉, 이 사안은 발언 내용 자체도 심각한 문제지만, 장관의 발언이 계속 뒤집히는 것은 단지 해프닝이 아니라 이 정부 외교안보통일 시스템의 문제점이 집약적으로 표현된 것.
→ 당의 주장
- 통일부장관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정책과 그것을 대변하는 발언의 문제점에 대해 제대로 보고하며 정부 정책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도록 하는, 주무 부서 장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함. 오히려 자신이 종전에 주장해왔던 말, 정책 등과 배치되는 대통령과 청와대의 지시에 대해 맹종하며 모순되는 말과 행동으로 국가 차원의 혼란과 손해를 부추기고 있음. 이는 외교부장관, 국방부장관, 청와대 안보실장 등도 마찬가지이며 모두 자진 사퇴해야 함. 그렇지 않으면 해임 결의안을 낼 것임. 외교안보통일 핵심 참모진의 전면적 쇄신 필요.
- 대통령의 폭주를 막을 국회 차원 남북관계-외교-안보 특별위원회 설치. 당리당략을 떠나 안보와 평화적 통일을 위한 초당적 논의와 정부 견제 필요.
□ 개성공단 입주 기업과 종사자들에 대한 피해 대책의 문제점
- “남북경협기금의 보험을 활용하여 공단 투자액의 90%까지 지원” 정책의 한계
_ 공단 입주 제조·생산기업 124곳 중 보험 가입업체는 78곳뿐. 특히 2주 이상 공장이 멈춰 생산한 완제품을 남측으로 가져오지 못하거나 납기를 지키지 못했을 때 보상해주는 교역보험은 가입한 업체가 한 곳도 없다고 함.
_ 시설 투자비만 70억원 한도 내 보상. 설비 외 남은 제품, 자재 등의 피해 보상은 제외
_ 보험금, 금융지원 등 모두 갚아야 할 돈(금융지원이야 그렇다치고 보험금도 갚아야 하나? 점검 필요). 그런데 돈을 벌어야 갚을 수 있을 것 아닌가? 입주기업 중 40~50개는 개성공단 한 곳에만 공장이 있다고 함. 당연히 이들 기업은 생산의 전면 중단으로 돈을 전혀 벌 수 없음. 오히려 이들 업체를 포함한 상당수의 업체들은 납품 약속을 지키지 못해 클레임(배상) 등으로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 경제부총리의 요청을 받은 경제단체들이 회원 기업에 클레임 청구 최소화 등을 요청하겠다고 했지만, 클레임 청구를 않겠다고 결의하고 확약한 것은 아님.
_ 2013년 가동 중단 시 사례. 당시 통일부에 신고 된 1조 566억원 중 기업들이 받은 보험금은 1761억원으로 17% 수준에 불과. 수령 기업도 234개 기업 중 56개 기업에 불과. 당시 50억원을 지원받은 기업의 대표는 집을 팔아서 갚아야 했다고 함.
- “대체부지와 같은 공장 입지 지원”은 개성공단 투자 이유와 상치
: 개성공단은 싼 땅이 아닌 노동력 때문에 들어간 곳.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어디에도 월 150달러의 임금에 양질의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은 없음. 기업들이 수년간 교육 및 연수를 하고 생산활동에 종사함으로써 얻은 개성공단 노동자라는 양질의 노동력을 전혀 이용할 수 없게 됨.
- 입주기업과 협력업체 노동자 등에 대한 대책 부재
: 개성공단 124개 입주(생산)기업 약 3000여 명, 60개 영업소와 5000여개 협력업체를 포함해 모두 약 1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자 등 종사자들은 실업 등의 위험에 처함. 이들에 대한 어떠한 실질적인 지원, 적극적인 대책도 부재함. 대통령 등 정부 당국자들은 이들에 대한 위로와 사과는 커녕 언급도 하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