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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정책제안/토론

  • 문화 예술 관련 정책 제안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예대 졸업하고 올해 막 사회로 뛰어들었습니다.

 

학교를 다니던 예전부터 생각하고 느끼던 문화 예술 관련 정책 제안을 정리해서 올립니다.

 

저의 전공은 극작이고, 주로 희곡을 씁니다. 연극 대본이죠. 네, 저는 연극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연극인들의 현실에 관한 조사는 맨 처음엔 수업의 과제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대학로의 연극과 연극인들에 대한 실태조사죠.

 

더 정확히는 대학로에 성행하는 불법 매표원, 속칭 삐끼들에 대한 조사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대학로는 현재 문화예술특구로 지정되어있지만 그에 대한 그 어떤 정책이나 지원도 없다는 겁니다. 마치 이름만 지어놓은 것과 같습니다. 대학로가 문화예술특구로 지정되기 전과 후에 대학로에 그 어떤 지원이 있었는지, 뭐가 바뀐게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아실겁니다.

 

대학로의 위기는 곧 한국 연극의 위기로 연결됩니다.

 

대학로는 세계 최대의 소극장 밀집 지구입니다. 북미의 브로드웨이,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유럽의 그 어떤 곳을 가도 대학로만한 소극장 밀집 지구는 없습니다. 그런데 연극으로 지역 상권이 뜨자 오히려 연극인들이 내쫓기는 양상이 되어있습니다.

 

첫번째 폐해가 바로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엄청나게 올려받기 시작했습니다.

 

대학로가 문화특구로 지정되고나서 오히려 극장들은 이 올라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혜화동 아주 외곽 지역까지 내몰리거나 심지어 최근엔 한국 현대 연극의 산 증인이었던, 근대문화재 수준의 극장인 '삼일로창고극장', '대학로극장' 이 두 극장이 폐업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정부나 문체부에서는 그어떤 지원도 보존의지도 없었습니다. 각각 40년, 28년의 역사를 가진 극장이었습니다.

극장을 가진 건물주들에겐 혜택을 주는대신에 극장 임대료를 지정선 이상 받지 못하게 하든지, 극장은 건물주와의 임대차 계약시에 계약 기간을 무기한 늘릴 수 있든지, 어떤 식으로든 정책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극장이 대학로에서 살아남기 힘들어지면서 생겨난 현상이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대학로에 극장들이 사라지고 점차로 옷가게 음식점 카페 등의 상업 시설들이 많아지는 것,

하나는 대학로의 소극장들이 대학로 중심부를 벗어나 외부로 향하게 되는 탈대학로화 현상, 오프대학로화 현상,

그리고 제일 문제가 대학로에 자리한 극장들이 저질의 상업연극만을 돌려막기식으로 공연하게 된 것입니다.

 

국립극단이나 명동예술극단, 아르코예술극장들 정부의 힘이 미치고 예술감독들의 영향력이 강한 극장들은 그렇지 않지만, 현재 대학로에서 속칭 삐끼들이 활동하는 극장들의 경우는 보통 이렇습니다.

 

저질의 상업 연극, 코미디 연극을 기획한다. -> 아주 헐값에 경험이 없거나 실력이 없음에도 무대를 원하는 배우들을 데려다 쓴다. -> 공연 질의 하락. -> 배우들이 경력이 쌓이거나 돈을 더 요구하면 내보낸다. -> 다시 경험없는 헐값의 배우들을 데려다 쓴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중입니다. 이런 문제는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되고 평소 연극에 관심이 있지 않은 일반 관객들이라면 이런 연극 관극 경험이 쌓이면서 연극과 멀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중입니다.

 

그러나 그런 극단들을 탓할수만도 없는게 당장 극장의 임대료, 하루 대관료가 극단 차원에서 감당할 수 없는 천문학적 액수기 때문에 극장 입장에서는 상업적으로 보장되지 않은 예술성은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이런 사례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대학로 안에서는 대학로는 끝났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청년 예술가들이 그 안에서도 고군분투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정책적 지원이 없이는 고군분투만 하다 끝나는 상황입니다.

 

현재 정책적으로 국가의 지원을 받는 극단이거나 공모전에 당선된 단체가 아니고서는 어떤 연극적 시도조차 못하는게 현재의 상황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학로, 그리고 연극이 소외되고 있는 것중 하나는 정보의 부재, 전산화로부터의 소외 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영화관은 전산화되어 어떤 영화가 상영되고 얼마나 스크린을 배정받고 관객이 몇명이 들었는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전산화로 인해 관객들은 극장을 찾고 예매하고 영화의 정보를 받아보기도 편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아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연극을 어디서 추천받고 어디서 괜찮은 연극을 볼 수 있는지 일반인들은 전혀 모르는 상황입니다. 이런 일반인들이 처음 대학로에 가서 당하는게 불법 삐끼들의 저질 상업극 호객 행위입니다.

 

연극은 현재 영화와 달리 하나의 특정 어플이나 특정 사이트에 들어가 예매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어떤 극단이, 어떤 극장에서, 어떤 연극을 하는지 일일히 알아보고 분산된 사이트에 들어가 예매를 하든, 혹은 직접 극장으로 찾아가는 구조입니다.

전산화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을 통한 예매 방식이 통합되어 있지 않고 극장별로 전부 분산되어 있고,

일반인들이 관극 정보를 일괄적으로 확인하기도 힘들 뿐더러, 극단 입장에서도 공연 정보를 홍보하기가 힘듭니다.

당장 네이버 검색 엔진에도 영화 항목은 영화의 개괄적 정보와 별점, 후기, 그리고 예매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지만, 연극은 그런 홍보용 코너조차 없습니다.

물론 소극장별로 기본적 안전사항조차 지키지 못해서 소극장협회 가입이 안된 경우도 많지만, 어찌됐든 강제성을 두어서 모든 극장을 전산화하고, 공연 주체와 관객들의 접촉을 최대한 간편하고 강력한 방법으로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문체부에서 이런 걸 강제하거나 중재하고 있지 않고 어떤 의지도 없습니다.

 

현재 대학로에는 좋은공연안내센터, 와 서울연극센터, 두개의 센터가 공연 안내 및 홍보, 공식 매표소의 기능을 겨우 하고 있지만 아직 이를 모르는 일반인들도 많습니다. 단순히 홍보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두 센터가 정말 적극적으로 공식적인 매표소, 홍보, 공연 안내의 센터가 되도록 경제적 차원에서 지원이 시급합니다.

 

길게 쓰다보니 두서가 없어졌습니다.

 

정리하자면

1. 대학로가 문화 특구로 지정되었으나 아무런 정책 및 경제적 지원이 없다.

2.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너무 올려받아 극장들이 내쫓기고 있다, 이에 대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3. 대학로 극장들에 대한 전산화가 필요하다.

4. 현재 대학로내의 좋은공연안내센터, 서울연극센터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

 

입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바는 2번입니다. 그러나 연극계 만의 문제는 아닌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답답한 마음에 평소의 생각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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