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공기업 경영계약, 부실 해외자원개발 촉발

최경환 장관, 경영계약 밀어부쳐 해외자원개발 ‘몸통’ 역할

김제남 의원 “무책임한 최 장관 보는 우리 국민이 어이없어”

최경환 장관이 이명박정부 당시 석유공사(강영원), 가스공사(주영수), 광물자원공사(김신종) 사장과 맺은 경영계약을 통해 자주개발율과 개발물량, 해외투자 경영 목표치 등을 과중하게 부여하는 등 해외자원개발을 강력하게 밀어부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해외자원개발이 차지하는 기관 및 기관장 평가와 경영성과지표 가중치도 늘리는 등 사실상 자원공기업의 성과위주 부실 투자를 조장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제남 의원(정의당, 자원외교국조특위 위원)이 공개한 자원공기업 3사 사장 경영계약서를 보면, 2009년 이후 자주개발율과 개발물량 목표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이 확인된다.

석유공사의 자주개발율 목표는 2009년 2.37%(생산량 26,256천배럴)에서 2011년 34.87%(55,231천배럴)로 2배 이상 늘렸고, 가스공사의 경우 개발물량 목표가 5,300천톤에서 17,000천톤으로 3배 이상 커졌다. 광물자원공사는 전략광종 자주개발율 목표가 25%에서 29%로 고공행진을 유지하는 가운데 해외자원개발 직접투자목표액이 2009년 2,700억에서 2011년 7,700억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명박정부가 불과 2년 만에 해외자원개발 목표량을 2배 이상 높이면서 밀어부친 것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결국 자원공기업이 할당량 채우기에 급급해 눈에 뻔히 보이는 부실 투자를 감행할 수 밖에 없는 원인이 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성과급과 직결된 기관 및 기관장 평가에 자주개발율과 확보물량의 비중을 키우면서 자원공기업은 묻지마 해외자원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된다.

그렇게 해외자원개발의 실속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마구잡이로 자주개발율 높여 경영평가를 우수하게 받아 성과급 잔치를 하는 비정상적인 프로세스가 완성된다. 이 프로세스를 통해 이명박정부 5년 동안 3개 자원공기업이 받은 성과급은 무려 1,500억원에 이른다.

이런 비정상적인 해외자원개발 프로세스의 시작이 바로 당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자원공기업 사장이 체결한 ‘경영계약’인 것이다. 어제(22일) 국정조사에 출석한 최경환 장관은 실패한 해외자원개발사업은 모두 석유공사 등 공기업 사장들에게 그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나 최 장관이 자원공기업과 맺은 경영계약서만 보더라도 누가 깃털이고 누가 몸통인지 진실은 분명히 드러난다.

김제남 의원은 “부실 투자를 감행한 자원공기업은 물론, 무리한 목표가 담긴 경영계약을 체결하는 등 원인제공자인 최경환 장관 역시 혈세탕진 ‘묻지마’ 해외자원개발의 책임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는 ‘몸통’ 중 하나”며 “구태한 변명만 늘어놓고 공인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조차 내던진 최 장관의 모습을 보는 우리 국민들은 어이가 없어 할말이 없을 지경”이라고 질타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