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원내대표 “남북회담 제의, 대통령 의지 실린 결단과 과감한 조치로 실질적 관계개선 성과로 이어져야”
30일(화) 의총 모두발언 “조응천 구속, ‘문건 신빙성 60% 이상’ 발언 보복인가... 특검으로 진실 밝혀야”
“2014년, 세월호 비통함 속에 고단한 국민생활 지속된 한 해... 자화자찬 정부, 대통령 불통정치 현주소 보여줘”
- 일시 및 장소 : 2014년 12월 30일(화) 09:00, 국회 원내대표실
(남북회담 제의관련)
어제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에서 남북 간 상호 관심사를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북한에 공식 제의했습니다. 남북 민간교류 확대를 비롯해 문화협정, 이산가족 상봉, 경제 협력 등 포괄적인 남북 교류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정부의 전격적인 대북 제의에 대해 우리의 솔직한 심정은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비롯해 통일대박, 드레스덴 선언 등 대북정책의 큰 틀에서는 제안을 했지만 정작 실행의 단계에서는 관계 개선의 기회를 번번이 놓쳤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 제의 자체는 우선 긍정적으로 보고 싶습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이 무산으로 경색된 남북관계에 온기를 불어넣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평가합니다.
일각에서는 “내년엔 통 큰 외교전”을 전개한다는 북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남북 관계를 주도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환영할 일입니다. 진정 주도력을 확보하겠다면, 대통령의 의지가 실린 결단과 과감한 조치로서 실질적인 관계개선의 성과를 보여주어야만 할 것입니다.
한편, 북측이 ‘흡수통일기구’로 비난했던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제의한 것에 대해 북한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그동안 북한이 대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혀온 바,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를 수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분별력 판단으로 대화 제의에 응해주기를 바랍니다. 대화 상대자의 직급과 의제에 대한 이견으로 종종 무산된 전례까지 생각한다면, 남북 모두에게 유연한 태도와 통 큰 자세가 요구됩니다.
무엇보다 정부가 광복 70주년 새해를 염두에 두고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한 만큼 5.24조치 해제 등 전향적인 대북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밝힌 대로 광복 70년은 곧 분단 70년입니다.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진전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비상한 각오 속에 회담이 열리기를 촉구합니다.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역사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그 길 밖에 없습니다.
(비선실세와 조응천 구속관련)
오늘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구속이 결정된다고 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비선실세의 국정 개입 문제는 문건 내용의 진위가 핵심이고, 문건 유출은 부차적일 뿐입니다.
조응천 비서관의 구속에는, 본말이 전도된 수사와, 짜 맞추기 수사에 희생양의 모습이 어른거립니다. “문건 내용의 신빙성이 60% 이상”이라는 조응천 비서관을 입막음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비선실세 국정개입 수사를 이런 식으로 매듭짓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해도 진실의 일단은 숨길 수 없습니다. 이른바 정윤회와 문고리 3인방의 인사개입 소문은 연일 끊이지 않습니다. 문화부 인사 개입 증언에 이어, 어제는 금융기관 인사에 마저 관여했다는 증언까지 나온 마당입니다. 이 모든 증언들이 야권이 아닌 청와대 내부인사, 전직 장관, 여권 인사들로부터 쏟아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검찰은 수사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검 제도가 필요한 전형적인 상황이 도래했습니다. 새누리당, 새정치연합 양당은 조속히 특검 구성을 위한 협의에 나서야 합니다.
(2014년 소회)
세밑이 하루 남았습니다. 우리 국민들 모두가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에는 소망하는 일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어느 해든 다사다난하지 않은 때가 없겠습니다만, 올해는 유달라 보입니다. 무엇보다 전대미문의 세월호 참사로 인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과 가족을 잃은 유족의 비통함이 전국을 뒤덮던 갑오년이었습니다. 하필이면 4월이라, 더욱 잔인한 달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 비극적 사건이 정쟁 속에 진영 간 갈등으로 비화되고 심지어 유가족까지 모욕하는 일부 극우들의 패륜적 행태마저 공공연히 자행한 일은 우리의 가슴을 더 무너지게 만들었습니다.
세월호의 참사로 얻어야 될 교훈을 정치 입법화시키지 못한 정치 현실도 부끄럽습니다. 세월호 보상 문제부터 세칭 김영란법은 올 해 처리하지 못한 것입니다.
어제 청와대에서 열린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정부의 자화자찬 일색의 국정 평가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가 얼마나 국민들의 인식과 괴리되어 있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박 대통령의 불통 정치의 현주소입니다.
올 해에도 어김없이 국민 소득이 올랐다는 소식이지만, 서민의 주머니는 더욱 얄팍해졌습니다. ‘임금 없는 성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노동생산성(2007~2012)은 9.8% 증가해도 실질임금은 오히려 2.3%로 하락했습니다. 국민총소득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 74.%, 영국 69%에 비해 한국은 불과 61%에 불과합니다. 천문학적인 사내유보금을 쌓아놓고 있는 기업 배불리기의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정부의 경제 정책은 규제완화, 노동유연화 확대 등 기업 배불리기에 더욱 치중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노동자의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고공위의 칼바람 속에서 농성하는 쌍용자동차 해고자의 모습에서 오늘날 우리 노동자들의 처지가 극명히 드러납니다.
한 해를 되돌아보면 온통 잿빛의 우울한 기억들로 가득 차 있지만 새해 전망도 그리 밝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관을 낙관으로 바꾸는 것은 우리의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절벽이 위태로우나 꽃은 웃으며 서 있고, 봄이 좋으나 새는 울면서 온다’(壁危花笑立春好鳥啼來)는 시구가 있습니다. 벼랑 끝 삶 속에서도 여유를 찾고, 인고의 시간을 보내다보면 봄을 맞이할 것이라는 해석으로 국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건네고 싶습니다.
내년엔 우리 정의당이 노동자 서민에게 더욱 튼실한 벗이 되어 대안 야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4년 12월 30일
정의당 원내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