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원내대표 “하명수사로 의미 없어진 검찰수사,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국회 제역할 할 때”
16일(화) 의총 모두발언 “정당보조금 폐지, 무책임한 포퓰리즘 발상... ‘매칭 펀드제’ 도입으로 공정성 높이고 회계감사로 투명성 제고해야”
- 일시 및 장소 : 2014년 12월 16일(화) 08:30, 국회 원내대표실
(비선실세 수사 관련)
어제 박근혜 대통령 친동생 박지만 EG회장이 검찰에서 관련 조사를 받았습니다. 앞서 정윤회, 이재만 수석 등 관련 측근들도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임기가 채 2년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친인척과 최측근이 조사를 받는 일은 역대 정권에서도 보지 못했던 광경입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더욱 착잡합니다.
국민이 비선 실체의 국정개입 의혹을 규명하라는 것은 대통령을 모욕주고자하는 차원에서도 아니고, 대통령 주변에 대한 호사가적 취미의 발로도 아닙니다.
비선의 존재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 않겠습니까. 공적 라인이 아닌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의견을 구하는 것도 민심을 수렴하는 한 방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공식적인 관계가 공식적인 판단과 책임을 뒷받침해야 하는데, 비선이 공식적 권한을 휘두를 때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인사 참사가 반복되고, 독선과 불통의 정치가 계속되어 왔다면 대통령이 도대체 누구와 상의하고, 누구를 신뢰해서 이런 국정난맥이 발생하는지, 주변을 찾아볼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청와대가 가이드라인을 정해 검찰을 앞세워 적반하장식 수사를 하는 것은 진실을 은폐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는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으로서 국민에게 큰 절망을 안기고 있습니다.
검찰수사는 대통령이 뿌린 스포일러로 인해 결말이 뻔한 드라마가 되어 버렸습니다. 문건 유출자를 색출하고 꼬리자르기식 짜맞추기 수사로 사건을 덮는 예정된 수순 속에, 말단 공무원의 희생을 불러왔다는 점에서 한편의 소극(笑劇)은 비극(悲劇)이 되고 말았습니다.
앞으로 남은 대통령 임기 3년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닙니다. 박 대통령의 통치방식에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의 국정은 파행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에게 너무나 불행한 일입니다. 통합의 리더십으로의 변화와 국정 쇄신을 거듭 촉구합니다.
어제 새누리당 일부 국회의원들이 ‘종북 숙주’ 등 상식의 선을 넘는 발언으로 소동을 일으킨 것은 참으로 국회 일원으로서 낯부끄럽습니다.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맞불을 놓겠다는 작전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비정상적인 국정운영 방식을 바로 잡을 1차적 책임이 집권 여당으로서 새누리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청와대 방패막이에 나서는 일은 소탐대실입니다. 국민의 60% 이상이 국정개입 의혹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고, 박 대통령의 불통 정치에 대해서는 여권 인사들조차 심각하게 지적하는 현실입니다.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여 대통령과 정부의 잘못된 점을 바로 교정하는 것이 국정 동반자로서의 진정한 태도임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이제 검찰 수사는 더 이상 의미도 없고,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국민은 믿지 않을 것입니다. 국정조사와 특검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국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입니다.
(김문수 정당보조금 발언 관련)
어제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이 정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을 폐지해야한다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각 정당의 국고보조금 사용내역이 투명하지 못하며, 정당은 자발적 정치결사체이기 때문에 국비가 지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정당은 자발적 결사체이기 때문에 여러 선진국들의 경우엔 정당법 자체가 없는 나라도 많습니다. 정당은 말 그대로 정치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스스로 운영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그 어떤 규제도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국가의 정당보조금 비중이 너무 크고 보조금 배분 기준이 편향적이며 국고보조금 회계가 투명하지 못한 점이 지적되어 왔습니다.
우리 정의당은 일찍부터 이런 점을 지적하고 국고보조금 배분 방법에서도 진성당원의 당비 납부 비율에 매칭해서 배분하는 이른바 ‘매칭 펀드제’ 도입을 주장해 왔고 또 회계의 투명성 제고 방안들을 제시해 왔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그 동안 정당의 자율성 제고를 위한 이런 제안들을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국고보조금 회계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존중합니다만 투명성만이 문제라면 국고보조금의 절대 비중을 배분받는 양당이 정당운영에 관한 사항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고보조금 사용내역에 대한 감사를 강화함으로써 해결할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새누리당의 정당 보조금에 대한 태도를 볼 때 회계의 불투명성을 가지고 아예 폐지하자고 하는 것은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점적 주장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당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정당 정책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당장의 국고보조금 폐지가 아니라, 국고보조금 ‘매칭 펀드제’를 도입하고 회계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더욱 강화시키는 것이 당장의 개혁에 더 필요한 일입니다.
2014년 12월 16일
정의당 원내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