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명 건강정치위 정책교육팀장] - 정의온 기고글
기획 연재 5편에 걸쳐서 암보험에 대해 살펴보았다. 갱신형, 비갱신형, 만기환급형 암보험을 실제 판매하고 있는 상품의 예를 들어 분석함으로써 그 특징과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평생 암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결코 적지 않은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대략 5천만원을 지급해준다고 할때, 평생 납부해야할 보험료는 남성의 기준으로 3천~5천만원에 이르렀다. 결코 적지 않다. 수천만원씩 보험료를 낸다고 하더라도 암보험금을 받을 확률은 그리 크지 않다. 평생암발생율은 대략 33~38%정도이기에 나머지는 보험료만 부담하고 보험료는 거의 돌려받지 못한다. 예상 지급률 조차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민간의료보험인 암보험은 민간의료보험의 역할과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부담은 큰데 혜택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런데 이런 문제점을 안다고 하더라도, 보험료가 아깝다고 여겨지더라도 딱히 다른 대안이 쉬 떠오르진 않는다. 정말로 암보험 외에 다른 방법은 없는 걸까. 이번에는 이를 얘기해보자.
필자는 암보험에 가입하는 대신 암을 대비하는 방법은 여럿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암보험료만큼 저축해 놓는 방법, 둘째는 암 예방과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발견하는 방법, 세 번째는 건강보험의 보장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다.
암보험 가입 대신 그만큼 저축하는 방법도 좋은 대안
암보험 대신 그만큼의 보험료를 저축해 놓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암보험료가 적지 않기에 그렇다. 암진단시 5천만원을 지급해준다는 라이나생명의 플러스암보험(갱신형)은 80세까지 보장받기위해 납부해야할 보험료가 남성은 5천1백만원, 여성은 3천 3백만원이었다. 결코 적지 않다. 그런데도 암발생율은 대략 30~40%정도이므로, 나머지 60%이상은 보험료를 날리는 셈이다. 보험료가 아깝다고 만기환급형에 가입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역시 살펴보았다.
차라리 그만큼의 암보험료를 저축해놓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예로, 젊은 부부가 월 10만원씩을 10년동안 저축해 놓는다고 하더라도 원금만 1,200만원에 이른다. 사실 현재 암질환의 경우, 전체 병원비중 건강보험이 보장해주는 비율은 75%정도이다. 암질환의 보장률은 건강보험 전체 보장률(62%)보다 높다. 대체로 암이라고 하더라도 총진료비는 수천만원 이상 소요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따라서, 일부 백혈병 등 고액진료비가 발생하는 일부 암을 제외한다면, 환자가 부담해야할 본인부담은 대략 1천만원 내외면 충분하다. 30세부부가 플러스암보험에 가입할 경우 평생 암보험에 납부해야할 보험료는 둘이 합쳐 8천 4백만원이라는 것과 비교해보라.
또한, 암의 평생발생율은 여성은 33%, 남성은 38%이지만, 그 대부분은 60세 이상에서 발생한다. 50세이하에서 평생 누적발생율은 5%가 되지 않는다. 저축의 장점은 여기에 있다. 암보험의 경우, 암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보험료는 돌려받지 못한다. 하지만, 저축을 해놓는다면, 혹시 모를 암진단시에는 병원비로 유용하게 쓸 수 있으며, 그렇지 않는다면, 목돈이 되어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수가 있다.
여러분이 암보험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대신에 저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고려해 보라. 단, 이때 저축의 목적은 반드시 암 등과 같은 병원비를 대비할 목적어야 한다는 것만 명심하시라.
두 번째 방법은 암예방과 적절한 암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다.
암은 많은 경우 사전에 예방이 가능하다. 또한, 조기에 발견하여 완치할 수 있는 방법도 적지 않다. 암이 무서운 것은 비싼 병원비와 사망으로 인한 가계위협에 있다. 하지만, 암은 조기에 발견하게 되면, 병원비도 많이 들지 않으며, 완치율도 높일수 있다. 암 진료비가 비싼 것은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여, 완치되지 않아, 항암치료 등을 반복함에 따라 병원비가 급격히 올라가기 때문이다.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도 높고, 병원비가 얼마 들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약간의 의학지식이 필요하다.
어떤 암이 주로 발생하나
우리나라 전체 암발생 통계를 먼저 짚어보자. 아래는 남성과 여성의 암발생율을 보여주는 그래프다.
남성에서 암발생율이 가장 높은 암은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이다. 즉 4대 암종이 249.3명으로 전체 발생의 60.5%(남성 전체 암발생은 10만명당 412.4명)를 차지한다. 여기에 전립선암과 갑상선암을 포함하면 상위 6개 암종이 비중이 74.1%에 이른다.여성은 10만명당 총 397.7명이 암발생하였고, 그중 갑상선암과 유방암이 44%를 차지한다. 남성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위, 대장, 폐, 간암은 여성에서는 30.5%정도다. 둘이 합치면, 75%에 이른다.
위와 같은 통계를 여러분 개인에게 적용해보면, 하나하나씩 암공포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남성의 경우 조기발견의 중요성
남성에서 주로 발생하는 암 세종류 즉 위암, 간암, 대장암이 전체 발생암의 46.2%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들은 공통점이 있다. 무얼까? 바로 건강검진으로 조기발견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들 암들은 현재 건강보험 공단에서 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있는 암들이다.
위암은 40세이상부터 2년마다, 대장암은 50세 이상부터 매년 대변을 통해 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간암은 특징적으로 B형, C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와 간경화환자에게 95%이상이 발생하므로, 암검진은 이들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만 대상으로 한다. 즉, 바이러스감염이 없고 알콜중독 수준의 음주자가 아니라면 간암의 위험도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여러분이 간암의 위험요인이 없고, 정기적인 암검진을 받고 있다고 한다면, 적어도 전체 암발생의 절반가량의 확률이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단, 대장암의 경우, 암검진이 변검사로 이루어져 있어 한계가 있는데, 그냥 10년마다 대장내시경을 받으시라.
이것만으로 나에게 발생할 수 있는 암의 절반은 걱정을 덜 수 있다. 검진을 통해 암이 진단되더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런 암들은 조기발견하면 거의 90%이상이 무조건 완치 가능하기 때문이다. 암을 조기발견하여 치료하면 치료비도 많지 않다. 암치료비로 수천만원이 발생하는 이유는 대부분이 3기 4기로 진행된 암으로 발견되어 수술해도 완치가 안되고, 값비싼 항암제치료를 해야 하고 치료기간이 길어져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갑상선암과 전립선암은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나, 그리 걱정할 만큼 비중이 있는 암은 아니다. 갑상선암은 오히려 과다발견이 문제가 되는 암이며, 전립선암도 생명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암은 아닌 온순한 편에 속하는 암이다. 발견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또한 갑상선암은 간단히 초음파를 통해서, 전립선암도 혈액검사로 어렵지 않게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여성의 경우
여성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여성에서의 암검진 대상암은 위암, 대장암, 간암 외에도 유방암, 자궁경부암이 추가로 포함된다. 여성 전체암의 43%에 이른다. 즉, 이들 암종 역시 남성과 마찬가지로 정기검진과 조기발견이 가능한 암들이다.
여기에 갑상선암을 포함하면 전체 암의 73%에 이른다. 갑상선암은 현재 여성 전체 발생암의 30%으로 여성 암발생의 1위다. 사실 갑상선암은 발생율은 높지만, 사망률에 기여하는 정도는 아주 미미하다. 사실 의학계에서는 조기검진을 권장하지 않는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갑상선암은 단지 발견하지 않아도 될 것을 굳이 발견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암이다.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남성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예방과 조기검진으로 얼마든지 암걱정을 덜 수 있다.
암예방의 가장 중요한 방법-금연
사실 가장 문제가 되는 암은 폐암이다. 폐암은 현재까지 뚜렷하게 알려진 조기발견방법이 없다. 대부분 발견될 때는 3기,4기로 진단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폐암의 80%는 그 원인이 흡연이다. 흡연은 모든 암 발생의 20%이상, 암사망의 20%이상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흡연은 폐암뿐 아니라, 후두암, 구강암, 췌장암, 신장암, 방광암, 대장암, 위암 등의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위와같은 암발생확률이 적은 암들의 상당이 흡연하고 관련이 있다.
여러분이 현재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전체 암발생의 20%이상을 줄일 수 있다. 당장 담배를 끊어야 하는 이유이다.
금연 외에도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몇가지 다른 방법도 있다. 일반적으로 절주,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이습관, 비만관리, 예방접종(간염, 인유두종바이러스 등), 발암물질규제 등이 있다. 특히 직업적으로 발암물질 노출되는 문제는 삼성백혈병 문제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셋째, 의료비 문제는 기본적으로 건강보험으로 해결해야 한다.
암보험 대신 저축하는 방법은 값비싼 보험료를 낭비하지 않고 좀더 합리적인 방법이 무엇이냐에 대한 하나의 대비책일 뿐 정상적인 방안은 아니다. 암예방과 건강검진으로도 많은 암을 예방할 수 있고 조기발견으로 완치가능성을 높일 수는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근본적인 방법은 아니다.
충분한 저축을 하기도 전에 암이 걸렸을때의 문제나, 예방하기 어려운 암도 많고, 효과적인 조기발견이 없는 암들도 적진 않다. 그렇다고 이런 방법이 완벽하다고 볼 순 없다. 물론 그런다고 다시 암보험이 해결책은 더더욱 아니다.
근본적으로는 암으로인한 병원비든 다른 질환으로인한 병원비든 우리의 사회보장제도인 건강보험 하나로 의료비는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암보험과 같은 민간의료보험이 날개돋치듯 판매되는 이유는 건강보험이 제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많은 국민들은 건강보험이 제역할을 하지 못함에 따라, 민간의료보험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OECD 대부분의 국가들은 의료비를 건강보험이나 조세를 통해 공적 의료보장제도로 해결하지, 우리처럼 민간의료보험으로 해결하는 나라는 소수에 불과하다. 건강보험의 재정을 확충을 통해 건강보험 하나로 의료비를 해결하게 된다면, 사실 암보험 등의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할 이유도 사라지고, 굳이 의료비 목적으로 따라 저축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 기획연재 후반부에서는 건강보험의 중요성과 강화를 위한 방안들을 제시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