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명 건강정치위 정책교육팀장] - 정의온 기고글
암! 이 질병 앞에 의연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두려운 존재임이 분명하다. 우리 사회에서 암으로 인한 고통은 상당하다. 환자와 가족의 심리적 문제 뿐 아니라, 더욱이 적지 않은 치료비를 먼저 걱정해야하기에 그 고통은 더욱 크다. 그러니 암보험으로라도 대비를 할 수밖에 없다.
통계를 보면, 현재 유지되고 있는 암보험 계약은 4500만계약(2012년기준)에 이른다고 한다(금융감독원). 중복 계약을 고려하더라도 웬만한 국민은 암보험을 하나씩은 가입하고 있는 셈이다.
평생 암발생율 남성 38.1%, 여성 33.8%
그럼 얼마나 암이 발생하고 있을까. 2011년 국가암정보센터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균수명(81세)까지 생존한다고 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9%라고 한다. 남성(77세)의 평생발생율은 38.1%, 여성(84세)은 33.8%이다. 평균 수명정도 산다라면 대략 셋 중 한명은 평생동안 암에 걸린다. 겁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발생율도 높고, 암에 걸리면 치료비도 많이 들어 가계파탄도 걱정해야하기에 사람들은 암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위해 암보험으로 대비한다고 하자. 암보험은 보통 암진단시 적게는 1천만원에서 많게는 5천만원 정도를 지급해준다.
하지만, 암보험에 가입하여 평생동안 암걱정(정확하게는 암치료비로 들어갈 병원비걱정이다)없도록 대비한다고 할 경우, 보험료는 과연 얼마나 부담해야할까. 우리는 그간 암진단시 보험금은 얼마라는 보험사의 설명은 흔히 들었지만, 납부해야할 보험료가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따져보지 못했을 것이다. 단지 월 몇만원만 내면 된다라는 정도만 기억한다. 월 몇 만원 만 내면 암진단시 몇 천만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만 생각하면 누구나 혹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월 얼마를 내느냐가 아니라, 평생동안 암 치료에 들어갈 병원기 걱정을 하지 않기 위해 내가 평생 부담해야 할 보험료일 것이다.
5천만원 암보험금을 위해 납입해야할 평생 보험료는?
이 글은 바로 이 점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실제 현재 판매되고 있는 상품의 예를 들어보자. 요즘 홈쇼핑 광고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라이나생명의 플러스 암보험(갱신형) 상품(www.lina.co.kr/product/productView/productView_CCP.htm)이다.
<라이나 생명의 플러스암보험(갱신형) 예, 자료:라이나생명 홈페이지> |
이 암보험은 암진단시 5천만원을 지급해준다는 상품으로 10년마다 갱신하는 상품이다. 이 암보험에 가입하여 평생동안의 암걱정을 해결해보자. 이를 위해 보험가입자는 평생동안 얼마의 보험료를 부담할까?
우선 이 플러스암보험(갱신형)의 연령별 보험료는 다음과 같다.
<라이나생명의 플러스암보험 보험료 예시, 자료: 라이나생명 홈페이지> |
30세 남성이 가입한다고 할때며, 30세부터 10년동안에는 월 10,500원씩 10년을 납부한다. 10년간 총보험료는 1,260,000원(10,500원*12개월*10년)이다. 30세 남성은 10년동안 총 126만원의 보험료를 납입하고, 그 사이에 암진단시에는 5천만원을 지급받는다. 어째, 매력적인 상품으로 보이는가.
하지만, 30세 남성은 다시 40세가 되면, 갱신해야 한다. 갱신하게되면 보험료가 올라 40세부터는 21,750원씩 10년간 납입해야 한다(10년후에는 이보다 더 인상될 수도 있지만, 현재 제시된 보험료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한다). 10년간 총보험료는 2,610,000원이다. 다시 10년후 50세가 되면, 또다시 갱신해야 하는데, 월 53,250원으로 인상되니 또, 총보험료는 6,390,000원이다.
즉, 30세 남성은 60세까지 30년동안 5천만원을 보장해주는 암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납입해야하는 총 보험료는 1,026만원이다. 여성의 경우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30세부터 60세까지 30년간 납입해야할 총 보험료는 969만원이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다. 평생 암발생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60세이후 80세까지 20년이 더 남아 있다. 그럼 이때 보험료는 또 얼마나 될까. 라이나 생명보험의 플러스 암보험은 60세 이후에게는 판매하지 않는다.
대신 60세 이후에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은 실버암보험(갱신형) 상품이 있다. 60세이후 고령층을 타깃으로 하는 상품으로 현재 홈쇼핑에서 광고하고 있는 상품이다. 이 실버암보험(갱신형)은 플러스암보험과 보장내용은 비슷하다. 대신 암진단시 보험금은 1,000만원으로 낮췄다.
<라이나생명의 실버암보험(갱신상품), 자료: 라이나생명 홈페이지> |
아래 예시된 보험료를 보면, 남성의 경우 61세는 26,150원, 70세에는 41,850원이다.
<라이나생명의 플러스암보험 보험료 예시, 자료: 라이나생명 홈페이지> |
만일 1,000만원이 아니라 5천만원을 보장받는다면, 보험료도 5배가 더 비쌀 것이다. 즉, 61세에는 130,750원(26,150*5), 70세가 되면, 다시 갱신을 해서 209,250원이 된다. 즉, 암진단 보험금으로 5천만원을 그대로 보장받는다고할 경우, 남성은 61세부터 10년간 납입해야할 보험료는 15,690,000원, 70세에 또다시 납입해야하는 보험료는 25,110,000원이다. 여성은 61세부터 10년간 9,510,000원, 70세부터는 10년간 13,950,000원이다.
80세까지 보장위한 총 보험료는 남성은 5천 100만원, 여성은 3천3백만원
이제야, 암에 대한 대비가 끝난다. 그럼 총 보험료를 다시 계산해보자. 30세때 가입해서 80세까지 평생동안 암에 걸릴 경우, 총 납입해야할 보험료는 다음과 같다.
30세 남성이 80세까지 5천만원의 암보험금을 받기 위해 납입해야할 총 보험료는 5천100만원이며, 여성은 3천3백만원이나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정도의 보험료를 납입해야만이 평생동안 암에 걸릴시 5천만원의 보험금을 기대할 수 있는 거다.
물론 암보험에 가입한 모든 가입자가 이렇게 보험료를 내는 것은 아니다. 남성의 평생 암발생율(77세까지)은 38%이며, 여성(84세까지)은 33.8%라고 했다. 즉, 암보험에 가입한 사람들 중 가입기간 도중에 암에 걸린다면, 5천만원의 보험금을 타고, 보험은 바로 해약되므로 더 이상 보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암에 걸리는 사람들은 암에 걸리는 시점에 따라 납입하는 보험료는 수십만원이 되기도 하고, 혹은 수백만원, 수천만원이 되기도 한다.
반면, 암에 걸리지 않은 남성들과 여성들은 5천만원과 3천3백만원의 보험료는 그대로 날리는 셈이다. 위 암보험은 순수보장형 상품이라 만기시에 암에 걸리지 않는다면, 환급되는 보험료는 한푼도 없다.
뭐, 이것이 보험의 원리이니 어쩔 수는 없다. 보험은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목적이 있기에,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의 보험료의 일부가 암에 걸리는 사람의 보험금으로 지급된다. 그런데, 그렇더라도 보험료가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은가?
필자가 기획시리즈를 시작하면서, 보험상품의 정보에 대해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것이다. 보통 보험사는 암진단시 보험금이 5천만원임을 강조하며, 보장이 많다는 점을 홍보하지만 정작 그것을 위해 납입해야할 총 보험료가 얼마인지는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다. 단지 월보험료가 얼마라는 식으로만 설명하고 만다. 적어도 암보험에 가입하려 한다면 5천만원의 보험금만을 탐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위해 지불해야하는 보험료가 얼마인지에 대해 충분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다음편에서는 왜 이렇게 보험료가 연령에 따라 급격히 올라가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