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아이 다하는데 우리 아이만 못하는 어린이 법제관
? 법제처 어린이법제관 선발과정, 올해 처음으로 수도권에서만 887명 탈락
? 2년 이상 연임에 형제자매 중복선발하는데도 탈락자가 부지기수
? 매년 위촉장만 받고 활동 없는 어린이 법제관이 절반 이상
? 서기호 의원, “보다 많은 어린이들이 기회 누릴 수 있도록 중복선발 지양해야”
초등학생 학부모들 사이에서 법제처 ‘어린이 법제관’이 인기다. 국제중 합격수기 등에서 법제처 ‘어린이 법제관’이나 청와대 ‘어린이 기자단’과 같은 외부활동이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법제처 ‘어린이 법제관’ 선발과정에서 2008년 도입 이후 처음으로 탈락자가 발생하는 등 ‘어린이 법제관’ 지원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정의당 서기호 의원이 법제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선착순으로 선발한 2014년 ‘어린이 법제관’ 모집과정에서 탈락한 어린이는 수도권에서만 88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 선발된 어린이 법제관 중에서 최근 2년 동안 연임을 하거나 형제자매가 함께 활동하는 인원이 전체 1500명 중 197명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그럼에도, 법제처에서는 기존에 활동한 어린이들에 대한 명단 등을 보관 하지 않기 때문에, 내년 어린이 법제관 선발과정에서도 연임이나 형제자매에 대한 중복수혜 논란이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또, 선발과정에서의 문제뿐만 아니라 , 매년 수천명의 어린이 법제관이 위촉장만 받고 활동은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의 경우 4,308명의 어린이 법제관을 선발했는데 이 중 관련 행사에 한 번도 참가하지 않은 인원이 전체의 83.8%(3,608명)을 차지했다. 올해의 경우 법제처 행사에 한번도 참석하지 않은 어린이 법제관이 전체의 41.5%(623명)이며, 온라인 활동실적조차 한 건 없는 어린이 법제관도 전체의 72.7%(1,090명)에 달했다.
서기호 의원은 “어린이 법제관 선발과정에서 계속 탈락자가 속출한다면, 연임이나 형제자매에 대한 중복선발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보다 많은 학생들이 어린이 법제관의 기회를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연임 또는 형제자매를 중복 선발하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 의원은 “어린이 법제관으로 위촉만 하고 끝낼 게 아니라 제도의 취지인 ‘어린이 준법정신 함양 및 법개선 활동’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며 “온오프라인에서의 활동실적을 어린이별로 관리하고, 일정 정도의 활동요건을 제시해 체계적인 행사참여와 활동을 독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