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보도자료]
국립국어원 심의위원회 의결 무시하고‘사랑’ 뜻풀이 성차별적 표현으로 바꿔
기존 뜻풀이 유지 의결했으나 국립국어원장 임의대로 성차별적 뜻풀이로 바꿔
국립국어원이 표준국어대사전 내용의 보완 및 수정 사항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공식 기구인 ‘표준국어대사전 정보보완심의위원회’의 결정과는 정반대로 국립국어원장이 관련 규정을 무시한 채 표준국어대사전의 ‘사랑’ 뜻풀이를 이성애적 뜻풀이로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정진후 의원(정의당)이 2014년도 국정감사를 위해 국립국어원이 지난 1월 표준국어대사전의 ‘사랑’ 등에 관한 뜻풀이 수정 과정을 조사한 결과 표준국어대사전과 관련해 심의하는 공식 기구인 ‘표준어국어대사전 정보보완심의위원회’(이하 정보보완심의위)가 참석 위원 전원의 의결로 기존 뜻풀이를 고수하자는 의견을 냈으나 국립국어원장이 주도하에 뜻풀이를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국어원은 ‘사랑’, ‘연애’, ‘애인’, ‘애정’ 뜻풀이는 성차별적인 표현이 있다는 이유로 2012년 10월에 이들 어휘의 뜻풀이에 ‘이성’, ‘남녀’라는 단어를 빼고 중립적으로 수정했으나 이후 일부 종교단체 등에서 이에 대해 재개정을 요구하는 민원을 재기하자 2013년 10월 이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가 2014년 1월 29일 ‘남녀 간의 사랑’ 등 이성애 중심의 뜻풀이로 재수정해 표준어국어대사전에 등재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표준국어대사전 내용의 보완 및 수정 사항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국립국어원의 공식 심의기구인 정보보완심의위는 2013년 10월 29일 열린 회의에서 뜻풀이를 수정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와 같은 검토 의견을 냈으나 국립국어원장이 위원회의 결정이 문제가 있다며 공식 심의 기구도 아닌 자문회의라는 요식 행위를 거쳐 ‘사랑’, ‘연애’, ‘애인’, ‘애정’ 뜻풀이를 모두 이성애 중심으로 바꿨다.
당시 정보보완심의위는 전체 위원 9명 중 7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참석 위원 전원이 “2012년에 바꾼, 현재의 풀이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고 판단한다”고 결의했으며 “‘사랑’의 풀이를 어떤 식으로든 수정해야 한다면 그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시일을 두고 더 연구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공식 심의 기구인 정보보완심의위의 이 같은 의견에도 불구하고 국립국어원장이 따로 자문회의를 열어 정보보완심의위의 의견과 정반대되는 내용으로 ‘사랑’ 등에 관한 뜻풀이를 수정한 것은 외부 압력과 민원에 굴복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자문회의에서도 ‘사랑’ 등에 관한 뜻풀이를 현재 대로 유지하자는 의견과 개정하자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11월 대면 및 서면 방식으로 2차례에 걸쳐 열린 자문회의에서 10명의 자문위원들 중 절반인 5명만이 뜻풀이를 수정하자고 주장했을 뿐이다. 나머지는 기존 뜻풀이 유지(2명), 이성?동성 순서 병행 표기(2명), 결정 유보(1명) 등의 의견을 제시해 사실상 ‘사랑’에 관한 이성애 중심적 뜻풀이로 수정을 반대했다.
정진후 의원은 “우리의 말과 언어는 인류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신장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며 “국립국어원이 공식 심의 기구의 의견을 묵살한 채 일부 생각이 다른 사람이나 일부 종교의 민원에 휘둘려 국제적 흐름이나 시대에 뒤떨어진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 문의 : 조혁신 비서관, 윤선영 비서관(02-788-2821)
붙임 – <표준국어대사전 정보보완에 관한 규정> <정보보완심의회 회의 결과> <자문회의 결과>
2014년 10월 9일
국회의원 정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