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세월호특별법 관련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기자회견
- 일시 및 장소 : 2014년 9월 17일(수) 11:00, 국회 정론관
○심상정 원내대표 기자회견문
어제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의사일정을 결정했습니다. 국회 공전에 대한 국민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상태에서 법으로 규정된 국회 일정을 언제까지 미룰 수 없다는 국회의장으로서 고뇌의 산물로 이해합니다. 정의당 역시 국회가 하루빨리 정상화돼서 국민의 안전과 민생을 위해 밤낮없이 매진할 수 있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표출되고 있는 국민의 분노에는 수백 명의 자식들의 눈앞에서 수장되는 장면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봐야 했던 전대미문의 참사를 겪고도 5개월이 넘도록 세월호특별법 하나 만들어내지 못한 정치권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강력한 항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들끓는 여론을 명분으로 세월호특별법을 유보하고 국회 일정을 강행하려 하는 것은 민심을 호도하는 것으로서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지금 정치난국을 풀고 국회를 정상화하는 가장 빠른 길은 세월호특별법을 조속히 타결 짓는 것입니다. 비록 새정치민주연합이 내홍에 있다 하더라도 새누리당이 책임져야 하고 또 새누리당만이 풀 수 있는 문제입니다.
세월호특별법은 사실상 9부 능선에 와있습니다. 2차 합의안까지 실패한 이후 새누리당 과 유가족이 세차례 만나 사실상의 재협상이 되어왔고, 인식의 폭도 좁혀져 있는 상태라고 봅니다. 새누리당이 반 발짝만 다가서면 세월호특별법 타결될 수 있습니다. 지금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 가장 절실한 것은 세월호특별법을 타결시키기 위한 새누리당의 막바지 노력이 집중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 박근혜 대통령은 유가족의 진위를 왜곡하고 2차 합의안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유가족을 존중하는 세월호특별법 타결을 독려하지는 못할망정 어렵게 접근하고 있는 정치권과 유가족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새누리당의 발목을 또다시 잡았습니다. 국회가 해결해야할 문제라며 외면할 때는 언제고 야당의 내홍에 편승해서 국회를 공격하는 것은 의회 민주주의를 능멸하는 처사라고 봅니다. 세월호참사의 막중한 책임과 거듭된 약속 불이행이 국회 파행의 주요 원인의 하나였음을 감안할 때 대통령이 그렇게 당당하게 국회를 향해 호통 칠 위치에 있는지 자문해보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막바지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 박근혜 대통령이 마치 왕이 교지를 내리듯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세월호특별법을 무력화하고자 하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또 지금까지 무려 5개월이나 세월호특별법이 표류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청와대가 있었음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특별법의 무력화 의지를 보이면 보일수록 정치는 파행으로 치닫게 되고 그 책임은 오롯이 박근혜 대통령이 져야할 것입니다.
이제 새누리당은 선택해야 합니다. 청와대 가이드라인에 갇혀서 청와대 수문장 역할에 머물 것인지, 세월호참사에 대한 집권여당의 책임을 다하는 막바지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책임정치의 중심에 설 것인지 결단해야 합니다. 어제 유가족들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수사.기소권 여부가 정당하지만 진상조사위 내 특검만을 고집하지 않겠다,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위한 방안이라면 어떤 것도 열어둘 수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더 이상 유가족의 입장이 경직되고 과도하다는 핑계로 새누리당의 마지막 책임을 피해가지 않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새누리당에 촉구합니다. 세월호특별법은 9부 능선에 와있습니다. 새누리당이 반 발짝만 다가가면 타결될 수 있습니다. 지금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은 세월호특별법을 타결하기 위한 새누리당의 막바지 노력을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마지막 노력을 외면하고 독단적으로 국회 운영을 밀고 가겠다는 것은 더 큰 파국을 부르게 될 것임을 분명히 지적해두고자 합니다.
저희 정의당은 세월호특별법이 조속히 타결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을 해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2014년 9월 17일
정의당 원내대표 심 상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