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용기 용접부 위치도 파악 못하는 한수원,
원전 운영 자격 있나?
어제(4일) 원안위는 고리 4호기와 한빛 2호기의 원자로용기 용접부 검사가 잘못되었다고 밝혔다. 원자로용기는 여러 조각의 원통형 강철판을 용접하여 만든 실제 핵분열이 일어나는 곳으로, 엄청난 열과 고압, 방사능을 견뎌내야 하는 안전과 직결된 원전의 핵심 설비다. 따라서 용접부 검사는 원전의 안전과 직결된다.
한수원은 고리4호기와 한빛2호기의 원자로용기가 납품된 이후 용접부 가동중검사를 용접부가 아닌 모재부에 검사를 진행한 것이다. 비유하자면 오른쪽 무릎을 검사해야 하는데, 왼쪽 무릎을 검사해놓고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해 온 것이다.
1978년 고리1호기의 가동이후 37년간 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한수원이 과연 원전 운영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고리1호기 정전사고 은폐와 시험성적서 위조 등 품질관리의 총체적인 실패, 이제는 원전 안전검사의 실패까지 제대로 된 것을 찾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규제기관인 원안위 또한 지난 30년동안 이러한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고리4호기와 한빛 2호기의 도면과 검사결과를 제대로만 검토했더라면 이번 일은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며, 이는 원안위가 한수원이 제출한 검사의 문서만 검토해왔다는 것의 반증이다. 안전규제기관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충분히 의심케 한다.
원안위는 ‘검사에는 문제가 있지만 원전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수십년동안 국민들이 지겹도록 들어 온 변명이다. 이번 원자로용기 ‘엉뚱검사’를 절대로 그냥 넘겨서는 안된다. 한수원의 원전운영 자질 문제이자 원안위의 안전규제 실패다.
사고는 관행과 안전 불감증이 팽배해진 순간 우리 눈앞에서 일어난다. 또다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기에 처하게 한 한수원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즉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단순 실수로 그냥 넘겼다간 더 큰 위험이 우리 앞에 다가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2014년 9월 5일
국회의원 김제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