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지정취소요건 되어도 합격 가능?
서울교육청 평가 지표 ‘부적절’
회계부정 입학비리 등 얼마나 반영?... 지표부터 재검토해야
회계부정과 입학비리 등 지정취소 요건에 해당되어도 합격 가능하다면, 자율형사립고 평가 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까.
서울시교육청(당시 교육감 문용린)은 지난 6월 자율형사립고 평가(이하 ‘1차 평가’)에서 14개 학교 모두에 합격점수를 매겼다. 그런데 평가 지표가 입학비리와 회계부정 등 지정취소 요건을 충분히 반영하였는지 의문이 제시되고 있다.
정진후 의원(정의당,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차 평가에서 지정취소 요건에 해당하는 지표는 전체 28개 중 6개이며 배점은 21점이었다. △입학전형 운영의 적정성(3점), △전?편입과정의 공정성(3점), △기초교과 편성 비율(5점), △선행학습 방지 노력(4점), △법인전입금 전출계획 이행 여부(3점), △감사 등 지적사례(3점) 등이다.
이들 지표에서 최하점을 받아도 학교는 합격 가능하다. 21점 모두 0점을 받아도, 자사고 평가의 통과점수(70점)를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실제 최하점은 0점이 아니다. 당시 서울시교육청은 지표별로 기본점수를 부여했고, 지정취소 요건에 해당하는 6개 지표의 기본점수는 도합 4.2점이었다. 회계부정과 입학비리 등 지정취소 요건이 되더라도, 재지정 평가를 통과할 수 있는 것이다.
기본점수는 28개 지표 전체적으로 21점이다. 학교는 49점 받으면 합격할 수 있었다. 부적절한 지표, 비교적 용이한 합격 가능성 등 1차 평가의 문제가 엿보이는 지점이다.
서울의 자사고들은 지정 첫 해, 대규모 입학비리를 저지른 바 있다. 그리고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회계부정 등으로 징계받기도 했다.
A고는 2012년 감사결과 공금횡령 등 다수의 회계부정 사례가 적발되어, 시정조치 25건과 징계 3건 등 47건의 지적을 받았다. B고는 같은 감사에서 △설계용역비 과다계상, △세입세출외 현금의 구분 부적정, △방과후학교 관리수당 지급 부적정 등 13건, 2013년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사회적배려대상자 지원 프로그램 사업비 집행 부적정 등 4건을 지적받았다.
정진후 의원은 “어떤 학교들은 지정취소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 하지만 문용린 교육감 재임 당시 이루어진 1차 평가에서는 대체로 통과점수를 받았다”며, “평가지표와 배점 등이 지정취소 요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 아닌가 여겨진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평가 지표부터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그동안 사회적으로 문제되었던 입학비리, 국영수 중심 교육과정 운영, 횡령같은 회계비리가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면 곤란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재평가까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첨부 1. 서울시교육청 1차 평가의 지표와 배점
2. 2011-2013년 서울시교육청 자사고 감사결과 요약
문의 : 박용진 비서(010-9415-4847)
2014년 8월 4일
국회의원 정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