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병 이정미]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수원병 이정미]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지난 4월 16일,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그로부터 100일이 지났습니다.

 

수학여행을 떠나는 설레는 마음에 재잘대던 우리의 아이들이, 저 깊은 바다 속으로 잠겨간 후 벌써 이만큼이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숨져가야 했던 이유도,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도 밝히지 못했습니다.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드높았지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전과 지금은 달라진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어제부터 비가 그치지 않습니다. 속절없이 쏟아지는 비는 우리 아이들의 눈물입니다. 지척에서 바라만보다 아이들을 잃어야했던 가족들의 통한의 눈물입니다.

 

이 빗속을 하염없이 걷는 가족들은 “싸워야 한다. 이제는 그것 말고 애들에게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합니다. 왜 이 분들이 싸워야만 합니까.

 

이 분들을 대신해 싸워야할 국회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여당은 정권에 흠이라도 날까봐 유가족들의 간절한 소망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여당 소속의 세월호특위 위원장은 특별법에 반대한다는 말을 주변 사람들에게 퍼뜨리고 다니고, 어느 국회의원은 유가족들에게 폭언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생지옥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는 유가족들을 그저 ‘귀찮은 존재’로 취급하는 것입니다.

 

제1야당은 유가족들이 요구하지도 않은 내용을 담은 법안으로 여당과 힘겨루기를 하다 아까운 시간만 허비했습니다. 지금 이렇게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사건의 진상은 조금씩 희미해져가고, 책임자들은 자신의 과오를 하나둘씩 은폐하고 있을 것입니다. 국민들이 한 마음으로 힘을 모아줬는데도 아무 것도 못하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 제1야당입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에게 일말의 책임감과 의지가 있었더라면 세월호와 같은 비극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배가 가라앉는 다급한 시간 동안 대통령은 자리를 비우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허망한 말과, 해경 해체라는 해프닝, 진심 없는 눈물쇼 말고 박근혜 대통령이 한 것은 무엇입니까. 사고 당일이나 지금이나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의 뿌리가 얼마나 허약한지 여지없이 알려줬습니다. 대한민국은 거듭나야 합니다. 그러려면 정치부터 확실하게 거듭나야 합니다. 무책임한 여당, 무능한 제1야당을 넘어 대한민국의 근본을 확실하게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필요합니다. 진심으로 국민을 챙기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치혁신이 필요합니다. 2017년 정권을 심판하고 집권정당을 견제할 강한 야당으로 야권혁신을 이뤄야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정당은 오로지 정의당뿐입니다.

 

7월 30일, 국민들께서 그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십시오.

대한민국이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의 씨앗을 뿌려주십시오.

 

2014년 7월 24일

정의당 수원병 후보 이정미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