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기기의 열처리 기록이 없다는 것은

안전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것

오늘(17일) 원안위는 원전의 배관?밸브의 열처리 기록이 누락되었다고 밝혔다. KEPIC은 철강으로 제작되는 기기는 제작?설치 과정에서 용접이 수행되며, 이 경우 열로 인해 재료의 성질이 변화될 수 있으므로 용접 후에 후열처리를 하도록 규정하도록 하고 있다.

기기의 제작 및 현장 시공 과정에서 용접후열처리를 하는 경우에는 모의후열처리한 시간과 온도의 범위 내에서 후열처리를 실시해야 한다. 그런데 모의후열처리 기록이 없다는 것은 후열처리를 해야 하는 시간과 온도의 범위를 모르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고, 그만큼 기기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원안위는 기기를 대상으로 재료시험과 안전 관련 이력 및 기록 검토, 고장시 계통영향평가 등을 통해 원전 운전의 안전성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관의 경우 누적후열처리시간이 가장 긴 밸브로 시편을 제작하여 재료시험을 실시한 결과, 인장?충격값 기준에 불만족했다. 원안위는 파괴인성시험을 통해 구조적 건전성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역으로 해당 기기로 시편을 제작하여 시험한 결과가 실패했다는 것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지 않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열처리 기록 누락은 지난 5월 21일 확인되었다. 그런데도 원안위는 이러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정비중인 한울 3호기와 한빛 6호기를 제외하고 한울4호기, 한빛3,4,5호기는 그대로 가동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빛6호기는 오늘 운전 안전성에 영향이 없다며 재가동이 승인되었다.

원안위는 작년 시험성적서 위조부품에 대해 ‘운전가능성평가’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이번 사건처럼 문제가 되는 기기 혹은 부품에 대해 ‘운전가능성평가’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프랑스와 일본에서는 ‘운전가능성평가’를 적용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 또한 2007년 Hatch원전2호기에 1개의 위조밸브에 적용했을 뿐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해당 기기뿐만 아니라 즉시 교체가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위조부품 대다수를 ‘운전가능성평가’를 통해 현재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단 한번의 사고로 엄청난 고통과 피해를 가져오는 원전의 대한 안전은 ‘영향이 없을 것’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그러한 안전불감증이 결국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일으킨 근본적인 이유이다. 지금이라도 원안위는 해당 기기의 심사결과 등 정보를 공개하고 문제가 된 기기의 안전성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2014년 7월 17일

국회의원 김제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