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무라야마 전 총리-이희호 여사 방문 관련
- 일시 및 장소 : 2014년 2월 13일(목) 10:30, 김대중도서관(서울 동교동)
정의당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 중인 무라야마 전 일본 총리는 방한 마지막 날인 오늘 오전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를 방문했다.
오늘 무라야마 전 총리의 이희호 여사 방문에는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와 정진후 원내수석부대표, 일본 테루야 칸토쿠 사민당 중의원, 아베 도모코 무소속 중의원, 핫토리 료이치 전 사민당 의원, 무라야마 전 총리 딸 나카하라 유리, 재일 한국연구소 김광남 대표가 함께 했다. 이희호 여사측에서는 정세현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원광대 총장, 전 통일부 장관)과 김성재 김대중도서관 관장(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함께 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와 이희호 여사의 만남은 이번이 두번째로,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희호 여사에게 “무라야마 총리께서 이번에 한국에 오시기로 결정하시고 나서 우리 여사님을 꼭 봬야 한다는 이야기를 여러차례 하셨다”라고 소개했다.
다음은 무라야마 전 총리와 이희호 여사의 대화 전문.
무라야마 전 총리(이하 총리)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이희호 여사(이하 여사)
한국을 방문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전에 저희 남편이 동경에서 납치당했을 때 구명운동을 열심히 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총리
정말 큰일을 많이 겪으셨습니다.
여사
도이 다카코 선생은 지금 어떠신가요.
총리
건강이 조금 안 좋으셔서 일체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시고 요양중이십니다. 사람을 지금 거의 안 만나십니다.
여사
1995년 저희 남편이 일본에 가셨을 때도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한국에 몇번째 오시는 건가요.
총리
제가 글쎄요 벌써 한 열번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님께서 서거하셨을 때 일본에서도 추도모임이 있었습니다만, 관련해서 전후해서 이희호 여사님을 뵀던 것도 그때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사님과 뵙는게 오늘이 두번째인 것 같습니다.
여사
그때 오사카에서 열린 추도식에 갔었습니다.
총리
일본에서는 아무래도 김대중 전 대통령님을 따르는 사람이 많이 있기 때문에 저도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서적을 여러번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만, 내용을 읽을 때마다 사선을 넘어서 많은 애를 써오신 분들의 공적은 아무리 칭송을 해도 부족함이 많을 것 같습니다.
여사
감사합니다.
총리
저는 1996년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직접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하셨던 말씀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말씀을 하셨습니다. 당시 말씀하시기로는 당신께서는 지금 즉각적으로 남북통일을 이루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통상적인 국가의 관계처럼 남북이 자유롭게 왕래를 하고 또 언제든지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는 그런 평화적인 관계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본인의 목적이다 라고 하시면서 그러니 여러분께서도 일본에서 북한과의 관계 속에서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그 목적이 이에 부합하는 일에만 해당된다면 주저함 없이 왕성하게 해주십사 하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남북이 평화로운 관계를 이루는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망설임 없이 과감하게 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여사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있었고, 그래서 1945년 해방이 되자 그 당시 민주주의 국가로 출발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전에 ‘73년에 납치당했을 적에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일본 현 총리는 일본이 한국을 여러가지 찬탈한 것을 안 했다는 것으로서 거짓된 증언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히 유감으로 생각하는데, 무라야마 총리께서 정말 바른 말을 해주셔서 한국분들이 다 무라야마 총리를 존경하고 환영합니다, 이번에 오신 것을.
총리
대단히 감사합니다.
여사
그리고 전쟁 시에 한국 젊은 여자들을 많이 동원해가지고 그 사람들을 마치 자기네들 노리개처럼 대하고 한 그런 여성들이 아직도 살아남아있습니다. 그들을 위해서도 많은 수고를 해주셔서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총리
충분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남겨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도 해결을 위해서 힘을 써야할 것 같습니다.
여사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분들을 위해서 많은 수고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총리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던 분들도 만나봤습니다만, 정말 할 말이 없었습니다. 말문이 막혔습니다.
여사
현 총리께서는 그건 어느 나라던지 전쟁 때 있었다고 하는 얘기를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말인데요. 정말 거기에 대해서도 바르게 말씀해주셔서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한국분들이 다 감사드립니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
비공개 면담에서 무라야마 전 총리는 과거 김대중-오부치 한일공동선언에 대해 향후 한일관계 발전의 지침과 기준이라고 강조하고 매우 높이 평가했다. 또,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북한 방문과 김정일 위원장과의 회담을 감동스럽게 지켜봤다며, 6.15선언은 남북의 물꼬가 트이는 대단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이희호 여사는 위안부 문제 해결의 중요성에 대해 재차 언급하고 강조하며, 많은 이들이 위안부 문제로 마음이 상해있는 시기에 이뤄진 무라야마 전 총리의 방한에 대해 많은 위로가 된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희호 여사는 무라야마 전 총리가 동북아 평화협력은 물론 세계평화를 위해 힘써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살아계셨으면 틀림없이 지금 경색된 한일관계와 동북아 긴장상황을 크게 우려하시고,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애쓰시는 지도자들 간에 큰 역할을 하셨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이희호 여사는 무라야마 전 총리에게 도자기를 선물하고, 테루야 간토쿠 의원과 무라야마 전 총리의 딸 나카하리 유리 등 함께 방한한 분들에게 노란색 넥타이와 스카프를 선물하며 “남편이 노란색을 좋아하셨다”고 말하고 참석자들과 함께 미소 지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정말 오기를 잘했다”고 말했다. 오늘 방문과 면담은 따뜻한 분위기 속에 50여분간 이뤄졌다.
2014년 2월 13일
정의당 원내공보국
*문의 : 임한솔 공보국장(02-784-03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