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도 세력 교체가 필요"
■ 천호선 정의당 대표 한국일보 인터뷰<br>지방선거 야권연대 안 해<br>북한 인권 비판할 것은 비판 한국일보 허경주기자 입력2014.01.16 03:41기사 내용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15일 "국민의 삶을 바꾸기 위해선 진보정치도 세력교체가 필요하다"며 "정의당이 진보 세력을 대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및 안철수 신당과 선을 긋고 '진보 혁신 세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천 대표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과거 야당의 성향이 사라졌고 안철수 세력은 어떤 정치를 지향하는지 매우 모호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야권연대 가능성에 대해 "연대를 염두에 두지도 않고 먼저 제안할 생각도 없다"고 일축했다.
↑ 정의당 천호선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며 진보정치와 지방선거 등 정치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통합진보당은 정책공약은 있지만 어떤 국가를 지향하는지 불분명하다.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것인지 (우리사회에서) 합의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의당은 대북관계에 있어서 투명하다. 무엇보다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이루려고 한다. 이를 위해 북유럽의 사민주의 경험들을 현실화 해 복지국가 모델로 삼을 것이다. 진보정당 내에서 처음으로 우리가 사민주의를 분명한 목표와 지향으로 내세우고 있다."
-안철수 의원의 정체성이 모호하다고 했는데
"안 의원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가 바람직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크게 문제가 될 건 없다고 본다.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는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는 포부인 것 같다. 그러나 안 의원 측에서 실제 보여주는 모습이 '막말하지 말자'는 수준에 머문다면 그것이 국민이 바라는 새정치에 부응한다고 보기 어렵다."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승부할 것인가.
"지금 국민들은 선거연대를 요구하기 보다 새로운 정치에 대한 요구가 더 크다. 자신을 진보라 여기는 국민이 24% 정도 된다. 상당히 많은 국민이 진보정치를 필요로 하고 있지만 이런 진보정당이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북한 인권에 대해 비판할 것은 비판할 것이다. 노동문제도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정당이다. 혁신적 진보정치를 보여드릴 것이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입장이 민주당과 다르다.
"정당공천제 유지가 당론이다. 정당공천제가 없어지면 지역 토호들에게 유리한 선거가 될 수 밖에 없다. 민주당에서 제안하는 '한시적 폐지'는 무책임한 정치의 극단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최선의 판단을 해서 밀어붙여야 할 때이다."
-철도파업 중재 과정에서 정의당 역할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일찌감치 박원석 의원 등 많은 분들이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타결을 이룰 때 역할을 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던 것은 소수정당의 비애이다. 그러나 공공부문 민영화에 대해 정의당은 최선을 다해 막아낼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후보를 많이 낼 수 있겠는가.
"제일 중요한 건 16개 광역단체장 후보를 최대한 내는 것이다. 정의당이 처음으로 전국선거에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이런 정당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게 매우 중요하다."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에 직접 나갈 생각도 있나
"수도권은 시간을 갖고 결정해야 하지만 나가는 것이 당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전제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볼 예정이다. 노회찬 전 의원도 2월 초 정치활동 자격정지가 풀린다."
-여야 모두 북한인권법을 마련하겠다는 데.
"새누리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며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의 제안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을 종북으로 몰고 가겠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북한 인권을 진작시키는 방법에 대한 사회적 공론이 먼저 필요하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