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이기중 부대변인, 중앙대 청소노동자 도급계약서 내용 관련
중앙대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이 24일째 계속되고 있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중앙대와 용역업체 간 도급계약서의 내용을 보면, ‘작업 도중 잡담을 삼가고, 앉아서 휴식하면 안된다’는 인권침해적 내용을 담고 있으며, 연장 및 야간수당 미지급, 최저임금 위반 등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자들의 요구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법을 준수하라, 다른 대학만큼 대우해달라’는 것이다. 최소한의 노동인권을 보장해달라는 소박한 요구에 중앙대는 ‘용역업체와 해결하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도급계약서에서도 드러났듯,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만든 것도, 그것을 개선할 책임을 지는 것도 중앙대다.
중앙대는 구호 한 번, 노동가요 한 곡, 대자보 하나에 100만원씩을 내라며 법원에 간접강제 신청을 하기도 했다. 월급이 100만원 조금 넘는 청소노동자들을 돈으로 겁박하려는 치졸한 처사다. 학생들이 ‘100만원짜리 대자보’라며 학교 측을 비판하고 청소노동자들을 응원하는 자보를 연달아 붙이자, 본부는 ‘학교 이미지가 실추된다’며 대자보를 전부 철거했다.
중앙대학교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것은 정당한 요구를 하는 청소노동자들도, 노동자를 지지하는 대자보도 아니다. 간접고용으로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하고, 용역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학교 본부 스스로가 ‘노동탄압대학, 불통대학’으로 중앙대학교의 위신을 추락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 시기 연이은 대학청소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각 대학 본부는 ‘용역업체와 해결하라’며 책임을 회피했지만, 학생과 시민들의 비난여론에 떠밀려 결국 교섭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중앙대 청소노동자들의 파업 또한 본부측이 직접 나서야 해결될 것이다. 중앙대학교는 당장 가처분 및 간접강제 신청을 철회하고, 노동자들과 대화에 나서라.
2014년 1월 8일
정의당 부대변인 이기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