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김제남 원내대변인 “대화 없이 공권력 투입했다 망신만 산 박근혜 정부, 이제라도 철도노조 탄압 중단해야”
“황우여 대표 ‘여야 공동결의’ 제안, 정답 근접했지만 그래봐야 정답 아닌 오답... 철도민영화 금지법 제정이 정답”
장기화되고 있는 철도파업 해결을 위해 노조 지도부와 대화에 나서라는 조언을 끝내 무시해온 박근혜 정부가 대규모 공권력을 투입했다가 망신만 톡톡히 샀다.
어제 경찰은 철도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 한 장을 달랑 들고서 5,000여명을 동원해 민주노총에 위법 난입했다. 이것은 민주노총이 합법단체가 된 이후 처음 벌어진 일로, 경찰은 “민주노총이 명동성당 같은 곳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사람들을 끌어내고 문을 깨부수며 밀고 들어왔다. 말 그대로 박근혜 정부가 노동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경찰이 민주노총 건물의 문과 집기를 때려 부수며 꼭대기까지 올라오는 과정이 어제 하루 종일 TV를 통해 생중계되다시피 했지만, 정작 정부는 자신들이 원하던 철도노조 지도부 연행 장면은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없었다. 국민들이 본 것은 수배자가 단 한명도 없음을 확인한 경찰의 당황한 얼굴뿐이었다. 바로 그 표정이야말로 박근혜 대통령 본인의 얼굴이었다. 이게 대체 무슨 대망신인가. 그래놓고 오늘 오전 “원칙 없이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간다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상황에 대한 인식이 전혀 변한 것이 없어 참으로 답답할 따름이다.
철도파업은 민영화에 반대하는 다수 국민들의 강고한 지지와 공감대 속에 이뤄진 엄중한 국민의 경고이다. 당연히 대화로 풀 문제를 기어이 공권력 투입으로 맞선 것은 정부가 노동계뿐만 아니라 국민의 의사를 철저히 짓밟고 탄압한 것이다.
철도노조 지도부 연행실패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솔직한 심정으로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는 정부가 그동안 해온 말과는 전혀 다르게 행동으로는 철도민영화를 기어이 하고야 말겠다고 천명한데 대해 국민들이 몹시 화가 나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철도노동자들이 국민의 마음속에 있는 한 일방통행 식 탄압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박근혜 정부는 이제라도 탄압을 중단하고 즉각 대화에 나서야 한다.
오늘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제안한 여야 공동결의는 정답에 다소 근접하긴 했지만, 그래봐야 정답이 아닌 오답에 불과하다. 철도민영화 절대 하지 않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 단지 말에 불과한 여야 결의에 대해 국민이 얼마나 신뢰를 보내겠는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은 철도민영화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2013년 12월 23일
정의당 원내대변인 김 제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