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연대 대안국민농정 16]
한국 농촌복지의 현주소와 사회적 복지서비스 해법
- 100세 시대, ‘협동사회경제형 농촌복지’ 정책모델을 -
1. 들어가며 2. 한국 농촌복지의 현주소 3. 한국 농촌복지의 개선 전망 4. 한국형 사회적 농촌복지서비스 해법 4-1. 정책 제안 : 현장 농촌복지 전문가 4-2. 계획 사례 : 김제시 지역단위 계획 4-3. 정책 예시 : 농촌복지 관련 공약 5. 맺으며 |
1. 들어가며
우리 농촌은 살기 어렵다. 정신적 행복감이나 생활의 품격은 고사하고 생존권조차 건사하기쉽지 않다. 농촌에서 살아가는 일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에 겨운 고역처럼 느껴진다.
초고령화, 조손가족·독거노인·다문화가족 증가, 가족·이웃·지역공동체 약화, 농가경제 악화, 양극화 심화 등이 오늘날 농촌의 전형적인 풍경이다.
이렇게 된 원인은 구조적이고 복합적이다. 앞뒤 순서, 전후사정을 가리지 않고 동시다발적이고 무차별적이기까지 하다. 역사적으로는 토지의 사유화, 상품화부터, 정치경제적으로는, 또는 외교적으로는 초국적자본의 신자유주의 까지 농업과 농촌의 악재는 깊고 넓다.
설상가상으로 눈치없이 농촌의 복지수요는 날로, 자연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정부의 예산은 늘 부족하고 정책의지는 안일하거나 무기력하다.
일단 농촌복지 관련 특별법과 기본계획부터 서로 이원화돼 따로 놀고 있다. “‘농업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다”는 관련 공무원, 위원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농촌복지정책 전문가인 박대식(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 현행 우리나라 사회보장제도는 농업의 산업적인 특성(계절성, 자연조건의 영향 등)이나 농촌의 지역적 특성(취약한 인프라, 산재돼 있는 고객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사각지대가 광범위하다”고 농촌복지 문제의 원인을 진단한다.
복지문제는 반대급부의 구속이 없는 공익정책의 속성 상 온전히 정부와 국가의 책임이다. 정부가, 행정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설 때 비로소 문제가 치유될 수 있다.
따라서 농림축산식품부 주도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특별법 및 기본계획’과, 보건복지부 주도 ‘농어촌 보건복지 특별법 및 기본계획’의 역할 분담 과 협조체계부터 잘 설계되고 구축될 필요가 있다.
사회보장제도는 마땅히 계획서의 모습과 다른 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가령 국민연금과 국민건강보험은 보험료 부과체계와 지원방식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농촌주민들의 소득활동 특성부터 제대로 조사해 그대로 제도에 입력되어야 한다.
날로 경제적 양극화와 사회적 고립이 심해지는 농촌지역에서 저소득층이 소외되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챙겨야 한다. 국민기조생활보장제도를 적용하는 데 있어서 본인부담금 경감방안은 농촌의 특성에 맞추어야 한다.
한마디로 농촌 실정에 맞는, 농민의 형편에 맞는 ‘농촌 맞춤형 사회복지전달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그래서 지난 10월 농촌진흥청이 한달 여 실시한 ‘2013 농어업인 복지실태 조사’ 결과와, 그 창의적 활용방안을 기대한다.
목적대로 “농민의 복지 증진과 농촌 정책 추진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생산, 농촌 실정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오늘날 농촌문제는 농업의 생산성이나 수익성 보다는, 농민의 삶의 질을 위한 복지 또는 사회적 농촌복지 서비스로 푸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 (* 중략 : 이하 붙임 전문 참조) -----
5. 맺으며
서천군의 비전이자 브랜드는 ‘어메니티’(Amenity)다. ‘농촌다움’, 또는 ‘농촌다음 쾌적한 생활’이다.
하지만 서천군도 여느 농촌지역과 다를 게 없는 초고령화 사회의 ‘복지불만족’ 상태를 피하지 못한다. 2013년 9월말 현재 노인인구가 1만6840명으로 전체 인구(5만8554명)의 28.8%를 차지한다.
자식 걱정하느라 하루, 한해 먹고살기도 어려웠던 노인들이 본인의 노후 준비가 됐을 리 만무하다.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복지시설과 프로그램은 언감생심이다.
그나마 재정자립도는 2002년 16.8%에서 2013년 12.2%로 더욱 줄어들었다. 복지예산은 전체 예산의 20%나 차지한다. 노인인구 증가 등 복지수요 급증으로 재정부담은 가중됐다.
이런 와중에도 서천군 나소열군수는 복지 확충을 포기하지 않았다. 국내 최고의 복지 메카라 할 수 있는 ‘서천어메니티 복지마을’을 조성했다. 나군수 취임 초기인 2003년 초고령사회 노인문제 대책으로 총사업비 342억원을 들였다.
복지마을에는 노인복지관, 노인요양시설, 노인요양병원, 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인보호작업장, 고령자용 국민임대주택, 공동농장, 찜질방, 야외공연장, 게이트볼장, 파크골프장, 생태하천 등이 들어섰다. 2009년 9월 군정에 대한 주민만족도 조사 결과 ‘서천군이 가장 잘한 일 1위’에 선정됐다.
또 농한기에 여가생활 없이 무료하게 보내는 농촌 노인들을 대상으로 복지회관 등을 찾아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어메니티 노인건강교실’도 전국 최초로 추진했다.
오지마을 어르신들의 교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희망택시’를 운영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서천군의 사례는 예외적인, 국지적인 모범적 성공사례일 뿐이다. 전형적이거나 보편적인 모델이 아니다.
오늘날 박근혜 정부는 말로는 ‘국민 복지’를 부르짓는다. 하지만 뒤로는 복지공약을 파기하고 폐기하고 있다.
국민을 혼내고 공격하는 그 입으로 천연덕스럽게 ‘국민의 행복’이라는 거짓말을 버릇처럼 남발한다. 그러나 이제 믿는 국민이 많지 않다, 농민들에게는 더더욱 들리지 않는다.
심지어 농촌 마을회관에 지원되던 난방비 푼돈도 끊은 정부가 박근혜정부다. 여기서 다른 농촌•농민복지정책을 더 살펴보거나 기대하는 건 아무런 의미나 소득이 없는 짓이다. 무책임한 정부, ‘사람이 맨 나중인’ 비정한 정부다.
이렇게 박근혜정부 시절의 우리 농촌은 복지의 소외지역, 복지의 사각지대로 끝이 보이지 않은 막장으로 자꾸 내몰리고 있다. 지난날 산업화 이후 농촌사회와 농촌복지사업을 소외시키고 홀대한 결과다.
지금 우리 농촌의 복지가, 농민의 삶이 위험하다<국회정책연구위원 정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