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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심상정 원내대표 “재벌대기업 국감 출석 결사반대하는 새누리당, 국회 권능 스스로 무너뜨려”

오늘 원내대표단회의 모두발언 전문

 

- 일시 및 장소 : 2013년 10월 13일(일) 13:00, 국회 긴급 상황실(본청 217호)

 

○ 심상정 원내대표 모두발언 전문

 

국회가 내일부터 3주 일정의 국정감사에 돌입합니다. 매년 정기국회 때 실시되는 국정감사는 정부 각 부처와 산하 기관들이 법률을 준수하고 국민을 위한 행정부 및 사법부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견제하는, 국민이 부여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입법부의 주요 권한입니다.

 

국민을 대신하여 정부의 각종 시책을 꼼꼼히 살피고 문제점들을 점검하여 보완토록 하는 국정감사는 대단히 중요한 국회의 역할로, 1년 내내 돌아가는 정부의 모든 조직을 단 3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모두 감사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매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에는 정해진 짧은 기간 동안에만 실시되는 것이 아닌, 국회가 필요에 따라 수시로 정부 조직을 감사하는 ‘상시국감’ 제도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번 국정감사는 시작하기도 전에 근본적인 취지가 정부여당에 의해 크게 훼손되고 흔들리고 있습니다. 올해 국정감사는 출범 1년도 되지 않아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크게 후퇴시키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배신과 실정을 낱낱이 파헤치고 문제점을 바로잡을 수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기회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여당은 국정감사 제도가 안고 있는 제도적 한계를 오히려 전면에 내세워 국감 자체를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민주화를 약속했던 박근혜 정부가 막상 정부출범 이후에는 지난 정부와 조금도 다를 바 없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외치며 재벌대기업들만을 위한 규제완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화평법을 악마에 비유하며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재벌대기업들의 방임을 일방적으로 편든 바 있습니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재벌 편들기를 지원사격하기 위해 재벌총수들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을 결사반대하고 나섰습니다. 보수언론들도 ‘기업감사’니 뭐니 하며 재벌대기업이 마치 불가침의 신성한 영역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들에 대한 증인출석 요구를 연일 비난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항상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에게 한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글로벌 스탠더드의 기준처럼 이야기하는 미국에서도 거대기업의 CEO가 의회에 출석해 국민을 대신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일이 얼마든지 이뤄집니다. 지난 2010년에는 세계 1위 자동차 메이커 도요타자동차의 회장이 자동차 가속페달 결함에 따른 대규모 리콜사태로 소환돼 8시간 동안 미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맞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정감사와 비슷한 격인 미 의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소환되는 기업과 개인은 이처럼 국경마저 초월합니다.

 

또한, 얼마 전에는 미국 최대의 IT 기업 중 하나인 애플 사의 CEO가 역외탈세 혐의로 미 상원 청문회에 불려나가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미국 최대의 세금회피 기업”이라며 집중포화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기준대로라면, 우리나라도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조세도피 명단에 포함된 재벌대기업 총수들 수십 수백 명 전부가 모두 국회에 소환되어야 마땅합니다.

 

우리나라는 유독 재벌대기업 총수일가의 문제에 대해서는 마치 신성한 영역이라도 되는 것처럼 금기시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문제는, 특히나 새누리당이 누구보다 앞장서서 이들을 보호하고 지켜주려 한다는데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새누리당은 이번 국정감사가 시작도 되기 전에 국회의 권능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국정감사는 지난 유신독재 시절에 사라졌다가 민주화 시대 이후에 다시 부활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여당이 앞서서 국정감사의 본래 기능을 축소하고 마비시키려는 모습을 보며 과거 국회가 무력화됐던 유신독재 시절의 씁쓸한 추억이 다시금 떠오를 따름입니다. 새누리당은 재벌대기업과 기득권층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자신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국회의 권능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제 발등 찍기를 중단해야 합니다.

 

저와 정의당은 이번 국정감사가 정부여당에 의한 복지와 경제민주화 후퇴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막고, 4대강 문제와 원전비리 및 방사능 문제 등 생태환경 문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여 대책을 세우며, 내년도 국가 예산안이 정부여당의 독단과 전용으로 함부로 정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이번 국정감사에 철저하게 임할 것입니다.

 

2013년 10월 13일

정의당 원내공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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