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글로벌 현장학습은 사설어학원 통한 어학연수로 전락
1인당 지원비 1천3백만원 중 어학연수비(18%)는 실습비(4.8%) 3.7배 달해
정진후 의원, “실습 목적에 부합 안 될 경우 사업폐지도 검토해야”
2011년부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현장학습이 사실상 어학연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매년 60~70억원의 비용을 투자해 실시하고 있는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학습’사업은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생들의 취업역량 강화의 목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56.1%가 어학교육과 실습교육 등 현지관리를 유학원이나 해외취업업체에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중개업체를 통해 실시하는 글로벌 현장학습의 경우 해외 실습비용이 전체 예산의 4.8%에 불과한 반면, 어학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은 18%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후 의원(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의당)이 교육부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학년도와 2012학년도에 글로벌 현장학습을 실시한 사업단 중 중개업체를 통해 관리를 실시한 사업단의 예산사용내역을 분석해본 결과, 실제 학생들의 실습비용에 투입된 금액은 매우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2학년도에는 중개업체를 이용한 11개 사업단에서 총 집행한 금액 49억원 중 해외 현지에서 실습비용으로 지출된 비용은 전체 집행금액의 4.8%인 2억 3천만원밖에 되지 않았다.2011학년도에도 중개업체를 이용한 13개 사업단에서 총 집행한 금액 65억원 중 해외 현지에서 실습비용으로 지출된 비용은 전체 집행금액의 8.6%인 5억 6천만원 이었다. 실습비용에 들어가는 비용이 매우 적을 뿐만 아니라 2011학년도에 비해 2012학년도에 오히려 비용과 비율 모두 감소했다.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학습’이 단순하게 해외 현지실습비용만 낮은 것이 아니었다. 실습비용에 비해 어학교육비가 상당히 비쌌다. 2011학년도에는 어학교육비가 9억 5천만원으로 실습비 5억 6천만원에 비해 1.7배나 더 많았다. 2012학년도에는 2011학년도보다 더 심각해져 어학교육비가 8억 7천만원으로 실습비 2억 3천만원에 비해 3.8배나 더 많았다.
사실상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학습’이 아니라 ‘특성화고 글로벌 어학연수’사업 이었다. 사업의 목적으로는 특성화고 학생들의 해외현지공장 체험을 통해 선진기술을 받아들이고 글로벌 기술역량강화를 목표로 삼았지만, 사실은 어학교육이 더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던 것이다.
글로벌 현장학습을 위탁받은 업체 역시 대부분이 어학연수업체였다. 2011학년도에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학습’을 실시한 학생들 중 75.8%가 유학원이나 해외취업업체에 해외 현지에서 실습교육 및 어학교육 등 현지관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었고, 2012학년도에도 56.1%나 되었다.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학습’이 어학교육에 비해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실습교육에 더 집중을 한 만큼 실습교육 내용 역시 상당히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년 학생 1인당 1,300만원 가량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서류정리나 인터넷 자료조사, 엑셀과 PPT 작성, 식당에서 고객응대, 설문조사 및 데이터 입력 등 단순한 업무를 했던 학생들은 33%(2011학년도)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실습이 사실상 글로벌 어학연수처럼 운영되고 있다”며, “어학연수가 더 중요하다 보니 실습내용이 너무 부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의원은 “사업의 본래 취지를 되살리기 위해 실습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해외업체 선정의 기준을 강화해 학생들이 내실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사업목적에 부합되지 않을 경우 사업폐지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문의 : 박용진 비서 (010-9415-4847)
[별첨]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학습은 사실 글로벌 어학연수
2013년 10월 7일
국회의원 정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