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원내대표 “박근혜 대통령, 남재준-황교안 해임으로 민주주의 회복의지 드러내야”
오늘(2일) 오전 원내대표단회의 모두발언 “대규모 경찰병력 투입한 밀양송전탑 공사강행, 제2의 용산참사 우려된다”
- 일시 및 장소 : 2013년 10월 2일(수) 09;00, 국회 본청 긴급 상황실(217호)
○ 심상정 원내대표 모두발언 전문
(남재준 국정원장, 황교안 법무장관 해임 촉구)
국정원 국기문란사건과 이를 덮기 위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무단 공개, 그리고 채동욱 검찰총장 해임공작까지 박근혜 정부 들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바람 잘 날 없이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지난 6월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한 이유가 “야당의 공격과 왜곡에 맞서 국정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남재준 국정원장의 주장과 “야당이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대화록을 유출했다고 했기 때문”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여야 3자회동 당시 언급은 모두 거짓이라는 점이 최근 서기호 의원에 의해 명백히 드러났습니다. 남재준 원장과 국정원은 대선 국기문란 사건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국가기록원과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의뢰하는 등 대화록 공개를 이미 사전에 기획했습니다. 국기문란 행위를 또 다른 국기문란 행위로 덮었음이 여실히 드러난 것입니다.
청와대의 치밀하고 치졸한 채동욱 검찰총장 해임공작에, 사리에도 맞지 않는 감찰지시로 맞장구친 황교안 법무부 장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기된 의혹의 성격상 공직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는 감찰지시는 진실을 규명하는 데 아무런 효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채 전 총장에 모욕감을 주어 옷을 벗을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입니다. 검찰이 부당한 외압에 흔들리지 않도록 지휘하고 감독해야 할 법무부 장관이 오히려 청와대발 외압에 앞장서 들러리를 섰습니다. 황 장관은 지금은 당장 정권에 충실한 ‘행동대장’으로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나, 검찰 내부로부터 신망 받지 못하는 식물장관으로 결국 머지않아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예스맨에 둘러싸여 정권의 안위에만 몰두한다면, 지금의 높은 듯 보이는 지지율은 어느 순간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여당 내에서조차 각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한번 허물어진 신뢰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며, 취임 1년도 안 돼 레임덕에 빠질 공산이 큽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책임지겠다는 일말의 의지라도 있다면, 남재준 원장과 황교안 장관을 즉각 해임하는 데서부터 그 의지를 보이기 바랍니다.
(밀양 송전탑 공사강행 관련)
어제 오전 밀양 송전탑 공사현장에 무려 3천여 명의 대규모 경찰병력이 투입됐습니다. 주민들과의 충돌, 특히 고령의 노인들 안전문제가 대단히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어제 공사현장에 급히 내려가 상황파악과 충돌방지를 위해 노력 중에 있습니다. 저도 지난 밤 사이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김제남 의원과 긴밀히 통화하여 현지 상황에 대해 보고받았습니다.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는 송전탑 공사강행도 그 자체로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주민들이 결사항전을 외치는 상황에서 이를 아랑곳 않고 대규모 경찰병력이 투입됐다는 점입니다. 극단에 내몰린 주민들을 진정시켜 대화를 나누지 않고 무조건 다 쓸어버리겠다는 식으로 무작정 밀고 들어가는 공권력의 태도가 어떠한 파국으로 이어지는지 우리는 과거 용산참사에서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지금 밀양에서는 제2의 용산참사, 밀양참사가 대단히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일촉즉발 위험한 상황에서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병력의 즉각적인 철수와 정부 및 한전의 주민과의 대화 재개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2013년 10월 2일
정의당 원내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