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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김제남 원내대변인 (밀양 송전탑 공사강행 관련 긴급성명)

 

정부와 한전은 오는 2일부터 3천명의 경찰병력을 투입해 밀양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려 합니다. 지난 8년 동안 이어진 밀양 주민들과의 갈등을 결국 공권력을 동원해 해결하려 합니다. 우리는 지난 역사를 통해 공권력으로는 갈등해결은커녕 문제를 더욱 키워 왔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밀양을 방문했습니다. 그만큼 밀양 송전탑 문제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안입니다. 총리께서는 밀양을 방문한 자리에서 파격적인 특별보상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특별보상안의 핵심은 ‘가구당 개별보상’입니다. 하지만 개별보상은 아무런 법적근거가 없습니다. 그나마 정부가 개별보상 근거가 일부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송변전설비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도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계류되어 있으며, 여기에도 재산적 보상지역에 포함될 경우에만 보상을 청구할 있을 뿐, ‘가구당 개별보상’의 지원근거는 없습니다.

 

그런데 정부와 한전은 온갖 꼼수까지 부려가며 원칙에 맞지 않는 억지 보상을 집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본 의원이 확인한 결과, 한전은 이번 개별보상을 위해 이미 지난 7월 31일 개발본부장 전결로 「송변전건설 특수보상 운영세칙」을 개정했습니다. 그러나 한전의 직무권한 규정에 따르면 이 사안은 사장 또는 이사회의 결정을 통해서만 개정이 가능한 사안입니다. 결국 자체규정조차 위반하며 꼼수를 부린 것입니다.

 

더구나 이번 한전 개정 내규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개별보상의 근거를 ‘집단민원으로 인한 사업 지연이나 지연이 예상되는 경우’라고 해 놓은 것은 지역주민들에게 ‘집단민원 제기해라, 그러면 직접보상을 해주겠다’는 것을 공공연히 선포한 셈입니다. 현재 건설중인 1500여기에 달하는 송전탑 건설지역 모두를 집단민원 지역으로 만드는 그야말로 어처구니 없는 ‘갈등유발법’인 것입니다.

 

오늘 한전은 밀양 송전선로 경과지 부북면 2개 마을에 대하여 ‘세대별 개별보상’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특별지원협의회에 참여한 부북면의 주민대표는 마을에서 어떠한 직함도 없을 뿐만 아니라 마을총회 등 어떤 과정도 거치지 않았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과연 이런 주민대표가 무슨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까?

 

정부와 한전은 특수보상 운영세칙 개정안과 밀양특별지원안을 전면 백지화하고 다른 해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정부와 한전은 끊임없이 밀양 송전탑 공사강행 이유로 “내년 여름철 전력피크에 신고리 3호기의 전력을 공급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했습니다. 그럼 다시 물어보겠습니다. 내년 여름 전력피크때 신고리 3호기의 전력을 공급하지 못하면 전력대란이 발생합니까?

 

전혀 발생하지 않습니다. 산업부가 제출한 내년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을 보더라도 예비율은 충분합니다. 특히 올해부터 전력다소비업체의 절전규제가 의무화되었고, 이번 여름 전력난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때문에 계획예방정비 등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전력수급에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더구나 신고리 3호기는 위조부품으로 언제 가동될지 모릅니다. 원전의 안전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사안입니다. 전력난을 핑계로 위조부품을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내팽겨치는 것으로 전국민적 분노에 직면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립니다. 신고리 3호기의 전력이 없어도 내년 여름철 전력수급에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밀양 송전탑 경과지 주민 대부분은 7~80대의 힘없는 노인분들입니다. 이분들이 지키고 있는 움막에는 태극기가 걸려 있습니다. 평생을 이 땅의 경제발전을 위해 헌신해왔습니다. 이 분들에게 국가는 태극기요, 태극기는 그 분들에게 자부심이자 삶 그 자체인 것입니다. 그런데 국가는 이 분들의 삶을 안락하게 보호해 주지는 못할망정 그분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으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 7~80대의 노인분들이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송전탑 건설예정지 부근에 무덤까지 파놓고 죽음으로라도 공사를 막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민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가 9.11 테러를 겪은 미국 시민의 4배 수준인 70%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의 경찰병력이 투입된다면 불상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절대로 있어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밀양 송전탑 경과지 지역주민의 63%인 2,962명이 이번 특별보상안에 반대 서명을 했습니다. 결국 밀양 송전탑 갈등은 보상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벌써부터 보상금으로 인해 몇 백 년을 이어온 마을공동체가 파괴되어 이웃 간 인사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원하는 건 돈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온전히 보전해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입니다.

 

어제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가 정부와 한전, 그리고 주민들에게 대화에 나설 것을 호소했습니다. 대화의 시간은 충분합니다. 정의당은 정부와 한전은 불상사가 우려되는 공사 강행을 중단하고 밀양 송전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론의 장에 나서길 촉구하는 바입니다.

 

2013년 9월 30일

정의당 원내대변인 김 제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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