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김제남 원내대변인 “‘인륜지사’ 남북 이산가족 상봉 두고 ‘밀당’ 없어야”
25일로 예정됐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북한의 일방적인 통보로 연기된데 이어, 남북 당국은 한가위 명절 말미를 서로에 대한 비판과 비난으로 보냈다. 추석만 지나면 꿈에 그리던 가족을 만난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던 이산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것도 모자라, 모처럼 화해국면이던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되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연기 통보에 대해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었지만, 어느 것 하나도 납득하기 어렵다. 전쟁으로 헤어진 가족이 다시 만나는 것은 그 누구도, 어떠한 이유로도 막아서는 안 되는 인륜지사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대고 있는 설득력 없는 핑계의 이면에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금강산관광과 6자회담 재개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산가족 당사자들의 수십 년 세월 그리움과 한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결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북한 당국은 이산가족 상봉이 하루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이산가족 상봉 연기의 책임이 북한에 크다 하여 비판성명만 내고 말 일이 아니다. 비판은 비판대로 하되, 그 어떤 이유에 우선하여 상봉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은 물론 포괄적 남북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대북특사 긴급 파견도 적극 검토해볼만 하다. 남북당국은 인륜지사를 두고 이해와 득실을 계산하거나 정치적 밀고 당기기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13년 9월 23일
정의당 원내대변인 김 제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