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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17일(화) 정의당 의원총회 모두발언 전문

심상정 원내대표 “박근혜 대통령 당신만이 옳은 것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 의원총회 일시 및 장소 : 2013년 9월 17일(화) 08:30,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217호)

- 의원총회 참석 의원 : 심상정 원내대표, 정진후 원내수석부대표, 김제남 원내대변인, 박원석 의원, 서기호 의원

 

○ 심상정 원내대표 모두발언 전문

 

내일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저희 정의당 대표단과 의원단이 잠시 후에 서울역에서 설레는 마음을 품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시민들을 한분한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릴 예정입니다. 국민 여러분 모두 오랜만에 마주앉은 가족 친지와 함께 보름달처럼 풍성한 한가위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저도 이런 추석인사를 드리는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어제 결국 우려했던 상황이 나타나고 말았습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담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지켜본 국민들은 가슴이 숯더미가 되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기대한 대통령의 정치지도력은 끝내 불통, 독선, 아집의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쿠오바디스. 도대체 이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려는 것입니까. 며칠 전 러시아에서 아버지의 정치철학과 국가관을 승계하겠다고 선언했던 것처럼 박정희 시대로 귀환하려는 것입니까.

 

3주째 노숙농성을 하고 있는 야당대표를 만나 모조리 ‘노’라고 말할 수 있는 대통령이 민주주의 정치에서 가능한 것입니까. 아니, 그 흔한 기자회견 한번 하지 않는 대통령이 민주주의 시대에 어떻게 가능합니까.

 

지금은 신화의 시대가 아닙니다. ‘국가와 혁명과 나’, 조국근대화, 한강의 기적, 유신 시즌2를 성취시켜낼 역사적 사명을 가진 대통령은 우리 시대엔 필요 없습니다. 그 사명에 불탈수록 이 나라의 민주주의 토대는 무너지고 우리 공동체는 국민통합이 아니라 화합할 수 없는 대립과 반목의 시기로 갈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신만이 옳은 것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대통령도 옳을 수 있고 야권도 옳을 수 있습니다. 주권은 국민들에게 있는 것이지 사명감의 포로가 된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통령 주변의 낡은 올드보이들을 척결하고 후보 시절의 개혁적 보수로 진화하십시오. 뜻있는 보수조차 울고 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까. 낡디낡은 구체제의 화신으로 대한민국의 시계를 40년 전으로 돌려놓는 대통령이라면, 이대로라면 4년 5개월간 야당들에게 대통령은 없습니다.

 

민주주의를 바로세우고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라면 우리는 기꺼이 광야에 설 것입니다.

 

○ 정진후 원내수석부대표 모두발언 전문

 

민족의 명절인 한가위가 바로 내일모레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조상을 기리고 가족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야 하지만, 우리가 조상님을 볼 면목이 있는지 생각해봐야할 일들이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도 아깝지 않게 내놓으신 선열들이 통곡하실 일들입니다. 목숨으로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 수호의 역사가 왜곡된 역사가들에 의해 각색되고 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가 바로 그것입니다 일본 극우파들의 망언이 고스란히 기록된 일본 후소샤 교과서보다 왜곡의 정도가 더 심한 교과서가 3월이면 우리 아이들의 손에서 공부하는 교재로 쓰이게 될 현실에 직면해있습니다.

 

올바른 우리 역사를 가르쳐야 하는 장본인인 교육부 장관은 교학사 교과서를 위해 시간을 벌어주고, 검정을 취소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밝히고 있습니다. 제주43사건, 5.18민주화운동의 희생자들이 눈물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독립운동가 유가족들이 가슴을 치며 통곡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바로세우고 우리 후세들에게 바른 역사를 가르칠 의무는 우리 세대에 있는 것입니다. 둥근 보름달처럼 밝게 빛나는 미래를 위해 우리 정의당은 역사왜곡에 앞장서는 교학사 교과서 검정취소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김제남 원내대변인 모두발언 전문

 

국회 3자회동은 국민의 대표기구인 국회에서 이뤄진 국민과의 대화의 장이었습니다. 대통령께서 취임 7개월 만에 양당대표를 모시고 이루어진 국민과의 대화, 국민 여러분 어떻게 보셨습니까. 기분 좋으셨습니까. 속 후련하셨습니까. 결코 그렇지 않았습니다.

 

대통령께서 국민과 허심탄회하게 열어놓고 막힌 정국현안을 하나씩 풀어내겠다는 넉넉한 국정운영 자세를 국민을 기대하고 또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께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결과 정쟁의 자세로 대통령의 입지와 입장을 방어하는 모습만을 국민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실망스럽습니다.

 

국민은 대통령의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막히고 엉킨 국정현안을 풀어갈 대통령의 소통의 자세와 지혜를 보고 었습니다. 새누리당이 하는 정쟁의 소리를 듣고자 한 것이 아닙니다. 국정원, 김기춘 비서실장,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독선의 소리를 듣고자한 것이 아닙니다.

 

대통령의 지위를 흔들려는 것이 아닙니다. 국정원을 개혁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언행을 보여달라는 것입니다. 불법으로 대선개입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댓글공작을 하고, 국내정치에 개입한 국정원을 바로잡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통령께서는 ‘지난 정부에서 일어난 일이’, ‘도움 받은 게 없다’며 국민에게 사과할 일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국회 국정원 개혁특위 구성에 대해 국정원 자체개혁안을 받아보고 판단하라고 했습니다. 철저하게 국민의 대표기구인 국회와 야당 대표를 외면하는 처사입니다. 참으로 기대 밖이자 수준 이하입니다.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으로 상처 입은 국민의 양심과 민주주의 위기에 대해 국정운영 최고 책임자로서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에 대한 사과는 정쟁의 상대에게 하는 굴욕적인 것이 아닙니다. 대통령의 사과는 국민을 믿고, 섬기고, 국정운영을 책임지고 풀어가겠다는 아름다운 언행이었을 것입니다. 야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권력의 한 주체로 인정하여 국정을 통합의 정치로 이끌어가겠다는 통 큰 정치리더십의 표현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넉넉한 한가위 명절을 맞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했는데, 대통령이 국민에게 넉넉하고 마음 편히 한가위 명절 보내시라 선물 보내주시지 못한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고 안타깝습니다.

 

○ 박원석 의원 모두발언 전문

 

어제 3자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몇 달간 지속된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했습니다. 회담 전부터 기대가 컸던 것은 아닙니다. 특히 회담 직전에 터진 채동욱 검찰총장 찍어내기 사건은 기대보다는 우려를 낳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석을 앞두고 꽉 막힌 국정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라도 박근혜 대통령이 유감을 표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형식적인 답변이라도 내놓을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렇지만 돌아온 것은 실망이었고,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참 나쁜 대통령의 모습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이 요구하고 지난 몇 달간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요구했던 사항들 단 하나도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국정원 직원들에 의한 댓글조작사건이 없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야당대표의 언급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야당에게 남은 것은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서 싸우는 것입니다. 외나무다리에 선 심정으로 국정원 개혁,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매진하겠습니다. 바뀌어야할 것은 대통령이지 국민이 아닙니다. 그것이 민주주의입니다.

 

○ 서기호 의원 모두발언 전문

 

어제 법사위 회의에서 결국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회의 개최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을 명분 삼아서 출석을 거부했고, 또 검사들이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는 마당에 항간의 소문에 의하면 본인이 사직서를 냈는데 청와대에서 수리를 반려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그만큼 황교안 장관은 이번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사건이 검찰 내부의 엄청난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자신의 후배인 검사로부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하는, 그리고 못난 장관이라는 지적을 받을 정도의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이 정도 상황이면 당연히 사퇴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제 대통령과 3자회동 과정에서 나왔던 채동욱 총장 사퇴사건에 대한 상황인식을 보고서 황교안 장관이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청와대가 채동욱 총장을 감찰해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하신 말씀을 보면 충분히 근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서 감찰을 실시한 것이 잘한 일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마치 채동욱 총장의 사생활 문제가 검찰의 신뢰가 급전직하하고 여론이 난리가 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법무부장관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 그러니 잘한 것이다 라고 했는데, 이것은 채동욱 총장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 조선일보 보도가 왜 났는지 근본 원인을 완전히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가 보더라도 채동욱 총장은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엄정하게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수사를 해서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를 했습니다. 당연히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보기에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채동욱 총장은 애초 임명 과정에서부터 자신의 입맛에 맞는 총장이 아니라 헌정사상 최초로 구성된 후보자추천위원회에서 추천돼서 임명된 검찰총장입니다. 자신이 임명하고자 했던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을 임명하는데 실패하고, 그로 인해 채동욱 총장에 의해 국정원 댓글사건이 선거법위반으로 기소되고, 그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광범위한 촛불집회가 벌어지자 이 상황을 어떻게든 덮어버리려고 채동욱 총장을 물러나게 할 시나리오를 짜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벌어진 사생활 보도를 핑계로 삼아서 감찰이 잘된 일이라고 한 것은 오로지 구중궁궐에 갇혀서 청와대 참모진, 특히 김기춘 비서실장의 말만 듣고 국민과 일반 평검사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그런 모습의 전형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100% 거짓말이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이번 채동욱 총장 해임공작 시도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뤄질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이 부분에 대해 철저히 따지도록 하겠습니다. 엠비 정부 하에서 정치검찰들에 의해 정치적 중립이 무너졌는데, 지금은 청와대와 법무부장관을 통한 검찰 장악 시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참모진들의 말에만 귀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귀를 기울여야할 것입니다.

 

2013년 9월 17일

정의당 원내공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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