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문] 천호선 대표, 3자회동 관련 3+1 국민요구안 촉구 입장 발표

[기자회견문] 천호선 대표, 3자회동 관련 3+1 국민 요구안 촉구 입장 발표

 

- 2013년 9월 15일 (일) 13:40 국회정론관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국정원 불법대선개입 사건을 지휘하던 채동욱 검찰총장이 일부 언론과 법무부의 협공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사퇴하고 말았습니다. 채 총장의 사퇴는, 사퇴가 아닌 해임이며, 단순한 해임이 아니라 해임공작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국정원 사건 공판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노골적인 개입입니다. 진실을 덮고 국정원 개혁을 거부하고 정보기관을 앞장세워 국가를 통치하겠다는 선전포고입니다. 유신시대 정보정치가 다시 부활한 것입니다.

 

국민이 분개하고 있습니다. 눈과 귀가 있다면 청와대는 지금 즉시 채동욱 검찰총장 해임의 전모에 대해 밝히고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감찰을 지시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해임해야합니다. 만일 비열한 술수로 채동욱 총장을 물러나게 한 일에 청와대가 손톱만큼이라도 관련되어 있다면,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심판대에 오르게 될 것입니다.

 

그간 정의당은 25일간의 대표 노숙농성과 수많은 정당연설회를 통해 일관되게 세 가지 국민요구안을 청와대에 촉구해 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국정원 문제를 해결할 것, 남재준 국정원장을 해임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 그리고 국정원 전면개혁안을 국민 앞에 제시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이에 더해서 박근혜 대통령은 검찰총장 해임공작에 대해서도 국민 앞에 해명하고 사과해야 할 것입니다.

 

정의당은 3자회동을 코앞에 두고 공공연히 해임공작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과연 3자회동이 의미 있는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심각한 우려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몇 마디 정치적 표현으로 두리 뭉수리 국정원 사태를 피해가기 위한 단순한 통과의례라면, 국민이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제기해왔던 세 가지의 요구가 왜 모두 정당하고 절실한가를, 회동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다시 분명히 해두고자 합니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고 국정원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밝혀야 합니다. 모호한 유감표명으로 마무리 지을 생각 말아야 합니다. 불법으로 대선에 개입한 범죄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을 돕고자 했으며, 최근에는 재판과정에서 대선 개입 은폐에 박근혜 캠프의 핵심관계자인 권영세 현 주중대사가 연루되어 있다는 강력한 근거가 제기되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것은 국정원 사건 해결의 대 전제입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책임윤리입니다.

 

둘째, 남재준 국정원장을 반드시 해임해야 합니다. 2007년 정상회담 회의록 불법공개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남재준 원장이 이대로 유임하게 된다면, 이명박 정부의 원세훈 국정원과 똑같이, 아니 그 이상의 정치개입과 선거개입을 벌여 나라를 좌우하려 들 것입니다. 남재준 원장의 유임은 국정원 직원 모두에게 정권 내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정권에 충성을 다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남 원장의 해임은 대통령이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단호하게 질책하고 더 이상 정보기관을 활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실천으로 밝히는 것입니다.

 

셋째, 국정원의 전면적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약속입니다. 국회차원에서 특위 구성은 대통령의 의지가 없다면 요식행위에 불과합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시간만 끌 것이고 국정원 개혁은 물 건너가고 말 것입니다. 만에 하나 법제도가 개선된다고 해도 비밀활동을 하는 정보기관이기에 대통령의 의지가 약하거나 나아가 이를 악용하려 한다면 제도개선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가 국정원 전면 개혁을 약속하고 그 강력한 의지를 담은 청사진을 내놓아야 합니다.

 

위 세 가지와 함께 검찰총장 해임 사건을 사과하고 해결을 하라는 것이 국민의 목소리이고 우리 정의당의 요구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요구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면 차라리 내일 3자 회동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국민과 야당을 우롱하는 정치쇼를 벌일 생각은 추호도 말아야 합니다. 나는 ‘국정원으로부터 도움 받은 일이 없다’는 삼척동자도 코웃음칠 변명을 국민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동문서답과 선문답은 시간낭비이며, 하루라도 빠른 사태의 해결을 바라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닙니다.

 

제1야당 민주당과 김한길 대표는 3자회동에 보다 단호하고 당당해야 합니다. 냉정한 판단과 비상한 각오를 가지고 회동에 대처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김한길 대표는 민주당만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회복을 바라는 모든 국민을 대표해서 그리고 야당을 대표해서 회동에 나가는 것입니다. 국민의 요구를 반드시 관철해내는 것은 무겁지만 피할 수 없는 책무입니다. 만에 하나 박근혜대통령에게 굴복해서는 안됩니다.

 

정의당은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해결을 위해, 국민과 함께 촛불을 들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해 왔습니다. 이제 더 이상 촉구만으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포기할 때, 그 촛불은 횃불이 될 것이며, 정의당은 그 가장 앞자리에 설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을 앞세운 21세기 유신통치를 포기하고, 헌법과 민주주의로 복귀하십시오.

 

2013년 9월 15일

정의당 대표 천 호 선

참여댓글 (1)
  • beardad

    2013.09.16 14:02:33
    동감하며 지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