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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논평

  • [정책논평/브리핑] [정책현안브리핑] 동부그룹 등 대기업의 농업생산 진출 반대

* 2013.5.3일자 <원내브리핑>에서 옮겼습니다.

 

[정책브리핑] 농업은 농민의 것, 대기업은 농업을 망친다

       - 동부그룹 등 대기업의 농업생산 진출을 반대한다 –

 

1. 현안 개요

 ■ 재벌‘동부’의 농업은 특헤와 비리의 합작품

지난 3월 26일, 동부그룹의 농업 계열사 <동부팜화옹>은 첨단유리온실사업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28일 준공식을 치르고 불과 3개월만에 사업을 접은 것이다.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이 앞장 서 이땅의 농민, 농업단체들이 결사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한 성과다.

동부그룹(이하 ‘동부’)은 현재 사업을 전면 포기한 채 시설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에는 총 15ha의 부지에 46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가히 아시아 최대규모다. 특히 농민을 위해 조성된 FTA피해보전기금 87억원이 지원된 사실은 부조리와 불의를 참지 못하는 농심을 더욱 자극했다.“법과 원칙에 따라 집행해서 문제가 없다”는 농식품부의 군색한 변명은 화난 농심에 불을 질렀다.

무엇보다 동부가 당초 사업권을 따낸 과정부터 석연치 않다. 차관 출신 3인을 비롯한 5인의 농식품부 출신 퇴직자가 동부팜화옹의 모기업인 동부팜한농에서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업권 인수에 이들 고위 관료들의 전관예우 특혜와 로비 비리가 작용했으리라는 의심이 충분하다.

심지어 농민의 편에 서야 할 농협 조차 동부의 편이었다. 오히려 본문과 책무를 망각하고 대기업 동부의 농업진출을 적극 거들기까지 했다. 동부팜한농에 이전 사업권자인 ㈜세실을 매각한 주체가 바로 농협인 것이다. 2008년 150억원을 (주)세실에 투자한 대주주로서 농협은 실제 경영권을 행사했다.

 

■ 대기업의 농업 진출은 한국농업 공멸의 악수

동부그룹은 재계순위 19위(2012년말, 공정거래위원회)의 유력한 재벌이다. 계열사만 56개를 거느리고 자산 15조7천억원을 보유한 거대기업이다. 애초 우리 농민의 경쟁상대가 아닌 것이다.

문제의 원인은 전적으로 동부 내부에 있다.“대한민국에서 19번째로 센 시장권력이 힘없는 농민들의 생존권과 자존심마저 강탈하려 했다”는 게 이번 문제의 핵심적인 본질이다.

근본적으로 대기업은 농업과 어울리지 않는다. 농업은 휴대폰이나 자동차처럼 오로지 수익성만을 좇아 떼돈을 챙길 수 있는 ‘돈 놓고 돈 먹는’ 투전판이 아니다. 농사는 돈이나 기술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다. 상업성 보다는 진정성이 더 중요한 업종이다. 하늘의 뜻과 같은 농심(農心)부터 잘 헤아리는 게 일의 순서다.

그런 대기업이 농업에 뛰어든다면 농업은 약육강식, 출혈경쟁의 살벌한 정글처럼 되고 만다. 우리 농민도 죽고 농업과 농촌도 따라 죽는다.‘3농(농민·농업·농촌)’이 무너진 빈 들판에서 대기업이 홀로 살아남기도 어렵다. 자연의 이치, 생태계의 섭리다.

결국 한국농업의 전체가 도산하고 공멸될 수도 있는 악수가 바로 ‘대기업의 농업진출’이다. 진보정의당이 대기업의 농업진출을 반대하는 분명하고 명쾌한 이유다.

 

2. 경과•현황

 

■ 동부의 사업중단 선언 이전

사태의 발단은 지난 2010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부팜화옹이 농식품부의 첨단유리온실시범사업 최종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부터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농업 등 ‘농업선진화’의 헛된 구호를 무책임하게 남발하던 이명박정부 시절이다.

당초 이 사업은 겉으로는 대규모 농식품수출전문단지를 표방했다.“고품질 토마토를 재배해 대부분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외국으로 수출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농업을 잘 아는 농민들은 그말이 곧이 곧대로 들리지 않았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올해 1월 21일 한국토마토대표조직, 한국토마토수출자조회가 나섰다. 사업의 기만성과 허구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대기업의 농업생산 진출을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1월 28일에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도“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비난 성명서를 냈다.

이어 전농은 2월 5일 세종시 농식품부 청사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동부한농, 한국농업을 지배하려 하는가?”라는 성명을 통해 한국농업을 말살, 파탄시키는 정부와 기업의 음모를 통렬히 규탄했다.

 

■ 동부의 사업중단 선언 이후

마침내 올 3월 26일 사업중단을 선언한다. 하지만 전농은 이후에도‘대기업-동부그룹 농업생산 진출 저지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동안 동부가 보여준 행보와 행태로 보아 진정성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동부는 이미 논산사업장의 4ha 규모의 유리온실에서 토마토, 파프리카를 생산, 국내 출하하고 있다, 게다가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전북 새만금지구의 100ha 규모의 파프리카 시설원예단지 사업계획을 추진 중이다. 동부가 농업을 포기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반증들이다.

이에 전농은 4월 9일을‘동부제품 불매 전국행동의 날’로 선포하고“동부팜한농이 유리온실을 폐쇄하지 않는 한, 정부가 지원한 FTA 피해보전 기금을 환수하지 않는 한 농민들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투쟁의 강도를 더욱 높인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5월 6일, 서울 여의도에서‘대기업 농업생산 진출 저지!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하기에 이른다.

 

3. 주요 쟁점

 

■ 대기업의 국내농업 지배의 폐해 차단

동부팜한농의 슬로건은‘씨앗에서 식탁까지’다. 세계 농업시장을 독과점으로 지배하는 초국적 농식품 복합기업 카길, 몬산토 등과 일치한다. 곧 국내 농업생산과 식량소비 전반을 장악, 지배하려는 자본권력의 욕심을 날 것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이는 대규모 생산단지를 조성해 상품성 있는 특정 작목의 농산물을 공장식으로 대량생산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내 농업시장에서 독과점적 시장권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대기업의 농업생산 진출은 농민들의 생존권을 침해한다.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반드시 출혈경쟁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교란한 시장에서는 가격폭락이 발생하고 농가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특히 대기업의 속성상, 체질상 품과 비용이 많이 드는 노동집약적 품목보다 시설채소, 버섯류, 축산물 등 공장식 생산에 적합한 품목에 집중할 것이다. 당연히 관련품목 농가의 피해가 심각할 것이다.

설사 대기업이 일부 작물에 집중한다고 해도 그 악영향은 전체 농가에 확산되기 마련이다. 대기업과 경쟁을 피해 농가들이 작목을 전환하면 또 그 품목에서 가격폭락이 이어지는 도미노현상을 이겨낼 수는 없다. 대기업이 일부 특정 품목으로 진출을 제한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무엇보다 규모와, 계열화를 통한 대기업은 농업경영 전략은 생산농가들을 마치 ‘비정규직 농업노동자’같은 종속적 신분으로 전락시키고 만다.

이렇게 대기업이 생산은 물론 유통마저 지배하는 농업의 산업화가 심화되면 생산원가가 상승하고, 소비자 가격에서 농민의 몫은 그만큼 감소하게 된다.

심지어 시장을 장악한 ‘슈퍼갑’ 대기업은 시장교섭력이 없는 생산농가를 상대로 불공정계약, 불공정거래를 자행할 가능성마저 상존한다

 

■ 대기업의 특헤와 비리 규제와 징벌

동부에 지원된 FTA피해보전기금 87억원은 전액 환수해야 마땅하다. 당초 농민을 위해 조성된 이 기금은 온전히 농민의 피해를 보전하는 데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동부의 사업권자 선정과정에서 드러난 전직 농정당국 고위관료들의 전관예우 특혜와 비리 의문, 그리고 농협의 동부에 대한 사업권 매각 지원과정의 공정성과 적법성 여부 등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와 단호한 처벌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대기업같은 비농업자본의 농업 진출은 농지투기와 농지전용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 설사 농업에서 실패한다해도 부동산은 고스란히 남는다 점을 악용할 수 있다. 얼마든지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여지가 충분한 것이다.

실제로 현대 재벌은 서산간척지를 농지로 더 이상 활용하지 않는다. 간척농지를 특구로 지정받아 부동산 상품으로 분양해 돈을 벌고 있다. 이렇게 비농업용으로 활용하는 게 경제적 이득이 더 크기 때문이다.

 

■ 대기업의 기만적 사업전략

동부팜화농이 전량 수출용 토마토를 생산한다는 것도 기만적이다. 덤핑수출이 아닌 이상 연간 수천 톤에 달하는 막대한 양의 토마토를 수입할 시장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지난해 일본의 국내산 토마토 수입량은 2000여 톤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동부팜화옹의 연간 생산량 5000여톤이 전량 수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거짓말이다.

특히 일본이라는 시장은 수출가능한 상품규격을 맞추는 것 자체가 어려운 곳이다. 설사 요행히 수출을 한다해도 국내 수출시장 확대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 수십년 동안 일본 등 수출시장을 힘들게 개척해 온 국내 토마토 생산농가들과 몫을 뺴앗는 결과일 뿐이다.

결국 동부가 수출시장에서 판로를 찾지 못한 토마토 등 농산물은 국내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기존 중소농 생산농가들과 출혈경쟁, 동반 가격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 먹거리 불안 등 농업 본연기능과 생산기반 침해

기업은 이윤추구가 기본 목적이다. 그 목적에 더 충실한 대기업은 국민의 먹거리 안정과 식량자급률보다 상품성있는 작물에 더 관심이 많다. 그렇게 농업구조를 교란하고 재편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국내 식량자급률(2012년말 현재 22.6%)은 더욱 하락하고 대기업의 먹거리 독점이 심화될 것이다. 국민의 먹거리 복지는 심각한 상황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

심지어 대기업은 유리온실에 이어 식물공장 등 공장식 농업마저 불사한다. 식물공장 같은 것은 선진농업이 아니라 차라리 첨단공업이라 불러야 마땅할 것이다. 농촌공동체 유지, 생태환경 보전, 휴식과 치유 공간 제공 전통적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훼손하는 치명적인 악화가 될 수밖에 없다.

 

4. 향후 대책

 

■ 대기업 농업지배 차단의 법제화

대기업의 국내 농업시장 진출 양상은 실로 다종다양하다. 농약, 비료, 종자, 동물약품, 도매시장법인, 음료회사, 유리온실 생산업 등의 동부그룹 외에, 롯데·CJ·웅진 등은 식품, LS엠트론, 동양물산, 국제종합기계(동국제강) 등은 농기계를 주도한다. 자본의 힘이다.

대기업의 농산물 생산은 기업농을 중시한 이명박정부 이후 본격화됐다. 2009년 4월 이른바 농업선진화위원회에서 의결한 농업선진화방안이 발단이다.

우선 ‘경자유전의 원칙’부터 건드렸다. 농지법 규정을 완화해 대기업의 농지소유와 간척지 임대가 제도적으로 가능하게 고쳤다.

또 2009년에 당초 농지소유가 가능한 농업회사법인의 임원 중 농민 비율 2분의 1 이상을 3분의 1 이상으로 완화했다. 2011년에는 '농어업경영체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 비농업인이 법인을 설립할 때 총출자액의 90%(이전 75%)까지 출자할 수 있게 대기업 같은 비농업인을 배려했다.

법을 고치자 바로 그 악법을 실천했다. 새만금지구의 동부하이텍(주)컨소시엄 등 대규모 농어업회사를 선정했다. 생산·가공·유통의 융복합화로 농어업을 6차산업으로 확장시키려는 모델이다. 이들 농어업회사에는 정부가 최소 100㏊에 이르는 농지를 30년간 장기 임대해 주는등 전폭 지원하고 나섰다.

박근혜정부도 이 연장선상에서 농업의 6차산업화, 첨단산업화를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

축산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2010년 대기업 참여 제한 법률을 폐지해 사육, 사료, 유통 등 대기업 축산계열화가 가속화됐다.

반면 중소 가족농에게는 농업 퇴출을 적극 유도하고 권장했다. 고령농 경영이양직접지불제도를 강화해 농업에서 농부 은퇴를 유인하는 식이다.

차제에 이명박정부가 개악한 기존의 관련 법률을 재개정하는 등 대기업의 농업 지배를 차단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

아예 대기업의 농업진출을 원천적으로 규제하고, 대기업의 농산물 직접생산을 제도적으로 금지하자는 목소리도 높다.

 

■ ‘협동과 연대’의 중소농 지원정책 강화

우리 농업구조는 전체 농가 중 66%가 1ha 미만의 경작지를 가진 중소농 중심이다. 농업은 국내 총생산(GDP) 대비 4%에 못 미치는 전형적인 저부가가치 사양산업의 처지다.

이렇듯 기족농 중심의 생계형 농업 구조가 대세인 우리 농업 현실에 기업농 중심의 상업형 농업은 적절하지 않다. 시기상조다. 대기업이 농업생산에 본격 진출하면 결국 대다수 중소농의 붕괴로 직결될 운명이다.

우리 중소농들이 국내 대기업과 외국의 초국적기업에 대응해 살아남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중소농들끼리 공동 생산, 공동 브랜드, 공동 수출을 통한 협력와 연대의 농업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FTA피해보전기금 같은 농업보조금 등도 중소농과 국민 먹거리를 위한 정책지원에 집중하도록 하는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일단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농업을 성장시킨 덴마크, 뉴질랜드 등 해외 농업선진국 사례에서 배우면 된다. 세계적 브랜드인 썬키스트, 제스프리 등은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산지 생산자 조직화를 통한 교섭력을 키우고, 협동조합 간 연합체 구성과 참여조직의 역할분담으로 규모화·전문화의 효과를 발휘한 성공사례들이다.

대기업 중심 성장지향 농정은 결코 우리의 해법이 아니다. 농업은‘농업선진화’나‘창조경제’같은 기만적이고 공허한 구호가 걸맞지 않는다.

사회적경제, 협동조합 등을 앞세운‘경제민주화’가 활로다. 5% 농민들만의 농업이 아닌 95%의 일반국민들도 함께 하는‘협동과 연대의 100% 국민농업’이 우리 농업의 해법이다.

 

진보정의당 정책위원회(의장 정진후)

(담당 : 국회정책연구위원 정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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