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기간제 사용 사유 제한’ 없이 기간제 악용 해결 못 한다
정부가 공공부문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들에게 공정수당을 지급하겠다고 한다. 기간제 노동자들에게 기준임금 대비 1~6개월 근무시 10~9%, 6개월 이후부터는 8.5% 정률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퇴직급여 대신 수당 형식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공정수당’이라는 것을 추가로 지급하겠다는 것이니 일단 환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제도를 설계할 때 정말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이러한 공정수당은 자칫 기간제 노동에 대한 고용불안과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간제 노동의 사용을 더욱 합리화하고 일반화하게 된다는 함정이다.
상시지속 업무란 기관이나 회사가 존속하는 한 매일 상시적으로 지속되어야 하는 업무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공정수당을 말하기 이전에 왜 이러한 업무에 기간제 노동을 사용하는지 먼저 질문했어야 한다. 업무는 회사가 존속하는 한 계속되는데, 왜 그 자리에 노동자들을 기간제로 바꾸어 가며 사용하려고 하는지 말이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너무나 뻔한 이유가 아닌가? 해고를 쉽게 하고 임금을 적게 주기 위해서다. 10% 공정수당을 지급한다고 기간제 노동에 대한 고용불안정과 차별이 해결될까? 경비노동자들의 현실을 보면 안다. 3개월 쪼개기 계약을 하고, 3개월마다 솎아내기를 한다. 감히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겠는가?
상시지속 업무에 대해서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고용을 원칙으로 하고, 그 업무에 육아휴직과 학업 등 일시적인 결원, 자연재난, 기간이 정해진 업무 등 기간제를 사용할 수 있는 사유를 제한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기간제 사용 사유 제한이라고 한다.
이처럼 기간제 예외 사유로 기간제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 정규직 평균임금보다 많은 임금을 지급하고 고용 불안에 따른 보상을 하도록 설계하는 것이어야 한다.
기간제법 도입 당시 2년 기간 제한 방식은 1년 11개월 사용 제한법이 될 것이라는 우려로 반대했다. 기간제 사용 사유 제한 방식을 제안했으나 민주당 정부는 끝내 2년 기간 제한 방식을 고집하고 통과시켰다. 마치 2년 지나면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것처럼 말했다. 그 결과는 어땠는가? 지금의 1년 11개월, 더 짧게는 3·6·9·12 쪼개기 기간제 남용과 차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사용 사유 제한 없는 기간제 노동에 대한 공정수당은 자칫 기간제 노동을 더욱 합리화하는 기제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기간제 사용을 일반화하고 확산하는 데 기름을 붓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기간제법이 생기고 난 후 기간제 노동이 급격히 증가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재명 정부는 기간제 사용 사유 제한을 함께 도입하기 바란다.
2026년 4월 29일
권영국 정의당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