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복 착용, 청소년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는가
: 정부의 정장형 교복 폐지방침 환영하나, 청소년의 자율성도 보장해야
교육부가 지난 2월 26일(목) 정장 교복 폐지, 생활복으로의 전환, 교복 현금 지원 정책 등을 골자로 하는 ‘교복가격·학원비 개선·관리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12일(목) 이재명 대통령이 교복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을 내고 해결 방안을 세우도록 지시한 결과이다. 정의당 청소년위원회는 정장형 교복의 폐지 등의 조치를 환영하는 바이지만, 여전히 학생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교복 착용이 강제된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한다.
우리 사회에서 기본적인 형태인 정장형 교복은 수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실용성과 기능성이 떨어져 청소년이 일상적인 활동을 하는 데에도 불편함을 초래한다. 특히 여성 청소년에게만 더욱 불편한 교복을 지급하거나, 치마를 강제하는 등 젠더 고정관념에 따른 차별이 문제가 된 적도 있다. 또 환경오염의 문제도 크다. 의류산업은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 산업 수질오염의 20%를 차지할 만큼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년 수십만 학생이 입을 불편한 교복을 새로 생산하는 것은 여전한 관료주의의 산물이다.
펜데믹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체육복·생활복을 일상적으로 착용하는 경우가 늘었다. 하지만 정장형 교복만을 일회성으로 지원하는 무상교복 제도는 체육복·생활복의 부담을 덜어 주지 못했고, 업체의 담합으로 교복 가격이 폭등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경제적 부담의 심화가 이번 정부 방침의 배경이 되었다. 정장형 교복의 폐지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정의당 역시 과거 여러 차례 교복의 경제적 부담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정의당 청소년위원회는 단순히 불편한 교복 폐지와 시민들의 부담 완화를 넘어, 학교 안 청소년의 의사와 관계없이 교복을 강제하는 제도의 폐지로 논의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교복 착용의 여부는 청소년 당사자 사이에서도 입장이 갈리는 사안이다. 그러나 우리는 교복 착용을 논의할 때 청소년에게 선택권이 없다는 점을 먼저 짚어야 한다. 청소년에게 주어진 ‘선택권’은 정해진 교복 디자인 3~4종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자격이다. 어떠한 복장이어야 한다는 규칙도, 어떤 모양의 옷인지도 비청소년 타자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다. 교복을 입는 것도 학교 안 청소년이고, 교복 착용의 여부를 결정하는 학교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구성원 역시 학교 안 청소년이지만, 우리는 의사와 상관없이 교복을 입을 것을 강요받는 처지에 놓여 있다.
따라서 정의당 청소년위원회는 정부에 청소년의 의사를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민주적 제도를 통해 교복 착용 여부가 결정되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찬반의 문제 이전에, 당사자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채 규제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현실은 명백히 비민주적이기 때문이다. 청소년 공동체의 의사를 묻지 않고 교복 착용이 강제되는 현상은 열악한 대한민국의 청소년 인권과 학교 내 민주주의의 실태를 반영한다. 정장형 교복을 생활복·체육복으로 대체하는 것은 많은 학교 안 청소년의 환영을 받을 것이다. 또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것이다. 그러나 ‘생활복형 교복’을 청소년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는가?
학교 안 민주주의는 교복을 입을지 말지 결정할 자격을 우리에게 부여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정의당 청소년위원회는 '어린 인간’도 인간답게 존중하는 평등 사회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안에서부터 민주주의가 실현되어야 한다. 정의당 청소년위원회는 온정적 자본주의가 말하는 경제적 부담의 경감을 넘어, 실질적 민주주의가 보장되는 평등세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