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차별금지법 외면한 정치의 책임, 말이 아니라 결단으로 갚아라 [권영국 대표]
[성명] 차별금지법 외면한 정치의 책임, 말이 아니라 결단으로 갚아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어제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의 책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을 추천하면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차별금지법에 대해 침묵하다가 말년에야 처음 언급했고 결국 선언에 그쳤음을 떠올리면 황당하고 분노스럽지만, 이제라도 명확한 목소리를 낸 것은 환영합니다.

문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시민의식이 성숙하면 혐오와 차별이 적어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라며 “다원화된 세상에서 혐오와 차별을 계속 방임한다면 우리 사회는 필연적으로 심각한 갈등과 분열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정의당이 지난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발의하고, 지난 대선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강력하게 촉구한 이유도 그와 같습니다. 또 소수자를 향한 혐오와 차별은 극우 시민들에게 강력한 결집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국민의힘 같은 내란세력의 정치적 동아줄이 되어 왔기에, 차별금지법은 그들의 동아줄을 끊어버리는 조치이기도 합니다.

문 전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까지 입법하지 못한 것은 정치의 실패이며, 나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라며,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것이라는 일부 종교계 등의 뿌리 깊은 불신과 반대를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도 했습니다.

정확하게 말해야 합니다.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간단한 말로 넘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국회 의석을 최대 180석까지 확보해 놓고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로 입법을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종교계를 ‘설득하지 못한 것’도 아닙니다. 문재인 정부는 그들을 설득하려는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1997년 김대중 총재 때부터 제정 필요성을 표명한 법입니다. 지금 시민들이 문 전 대통령의 말에 황당해하는 것은 정치적 결단을 나중으로 미룬 그 역사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 전 대통령이 정말로 차별금지법 제정 실패의 과거를 반성하고 있는지, 정말로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믿는지 묻고 싶습니다. 만약 정말로 그렇다면, 입법 결단을 촉구하는 대상을 정확히 명시하기 바랍니다. “우리 사회”가 아닙니다.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어야 합니다.

진보당 손솔 의원과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이 이미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해 두었습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도 두 발의안의 공동 제안자입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도 공개적으로 차별금지법 논의에 동의했습니다. 민주당만 결단하면 당장이라도 차별금지법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문 전 대통령의 말이 여전히 황당하지만, 그럼에도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밝혀준 것은 분명하게 환영합니다. 지금도 거리에는 혐오를 쏟아내는 극우단체들의 현수막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자는 사회적 합의는 이미 넘칩니다. 나중이 아니라 지금 바로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결단하면 됩니다. 아니, 결단하십시오.

2026년 2월 12일
권영국 정의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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