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인권활동가 길원옥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 활동가인 길원옥 선생님께서 어제 향년 97세로 별세하셨습니다. 끝내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지 못하고 떠나셨습니다. 올해는 광복 80주년 되는 해입니다.
선생님은 1998년 처음 피해자로 등록한 뒤 국내외를 쉼 없이 다니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 진상을 알리기 위해 앞장서 증언해 오셨습니다. 그의 여권에는 호주, 캐나다, 미국,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등 세계 곳곳의 도장이 찍혀 있습니다.
수요시위도 빠짐없이 출석하셨던 길 선생님은 언젠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일본 정부나 의원들은 버티다 보면 피해자들이 죽어서 끝날 것이라 생각하는데, 아니죠. 한국에도 자라나는 새싹들이 있는데요.”
선생님께서 떠나기 전 광장의 빛을 보셨을까요. 대일 굴욕외교를 일삼고 피해자들을 고립시킨 윤석열을 쫓아내기 위해 응원봉을 들고 나온 청년들의 환한 얼굴을 보셨을까요. 이들이 바로 선생님의 뜻을 이어 마침내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낼 동지들입니다.
여가부에 등록된 피해 생존자는 이제 일곱 분이 남아 계십니다. 모두 90대의 고령으로, 우리에겐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일곱 분 생존자께, 먼저 돌아가신 등록 피해자 233명께, 등록하지 않은 수많은 피해자들께 정의를 선사해야 합니다. 선생님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우리가 증명해야 합니다.
그 시작은 윤석열의 대일 굴욕외교를 파면하는 것입니다. 정의당이 그 길에 함께하겠습니다. 광장의 청년들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온전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길원옥 선생님의 명복을 간절한 마음으로 빕니다. 평생 만나고 싶으셨다는 고향 평양의 가족들과 일가친척들을 이제는 자유롭게 만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25년 2월 17일
정의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