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쓴 편지 제6호] 권영국이 당원들께 전하는 이야기
우리의 다시 만난 세계
당원 여러분, 당 대표 권영국입니다. 거리에서 쓴 편지로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마지막 편지를 11월 중순에 보내드렸죠. 12월, 1월 편지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 이유를 당원 동지들께선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12·3 내란사태가 터진 뒤 거의 두 달 동안을 여의도에서, 광화문에서, 남태령에서, 한남동에서 정신없이 보냈기 때문입니다. 매일매일이 변화무쌍한 정국 속에 편지 쓸 여유가 도저히 없었습니다.
‘거리의 당대표’, 지난 두 달은 정말로 거리에서 살았습니다. 꿈꾸는 것 같은 두 달이었습니다. 사실은 아직도 반쯤은 꿈처럼 느껴집니다. 12월 3일 그날의 충격, 응원봉과 깃발로 가득한 광장의 열기, 경찰 벽을 기어이 밀어낸 남태령의 기적, 전장연 집회와 성소수자 집회와 노동자 집회 그 어디든 무서운 기세로 연대하는 시민들….
지난 편지를 다시 읽자니 우스운 마음도 듭니다. 광장이 열리지 않는 답답함을 토로하면서 시민들을 모아내고 사회 대전환을 이루려면 정의당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더군요. 그 고민이 무색하게도 광장은 순식간에 열렸고, 남태령을 경험한 시민들이 우리보다도 먼저 사회개혁 의제들을 이야기하고 있는 풍경을 보며 감회가 새롭습니다.
(탄핵소추안 가결한 날!^^)
지난 두 달 동안 우리는 내란수괴를 탄핵했고, 체포했고, 구속했으며, 기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광장 시민들의 열정과 연대가 없었다면 저 내란방탄 세력들의 준동을 제압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당원 동지들께서도 전국 각지에서 경력직답게(?) 투쟁을 이끌어주셨고요. 우리가 함께 만든 변화입니다. 우리의 다시 만난 세계입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윤석열 기소까지 해냈지만 우리가 풀어내야 할 과제가 아직 많습니다. 서울 서부지법 폭력사태를 시작으로 조직화된 극우세력이 우리 사회 곳곳을 위협하고 있고, 내란공범 정당의 지지율이 다시 회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체포 이후 광장의 열기가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어 마음이 급해지기도 합니다.
저들이 아무리 용을 써도 윤석열은 반드시 파면되겠지만, 파면 이후 사회대개혁을 요구하는 정치를 어떻게 준비하고 조직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결국 개헌에 대한 열망으로 수렴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6공화국의 실패와 모순을 딛고 새로운 사회를 열어내는 개헌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당의 입장과 전술을 가다듬는 중입니다. 준비가 끝나면 당원들께 공개하겠습니다.
그다음 수순은 물론 조기대선입니다. 당의 입장이 많이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금투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 이어 반도체특별법의 주 52시간 예외 적용까지, 양당의 적대적 공생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진보정치의 존재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입니다.
조기대선과 관련해 우리 당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지, 전현직 대표단 및 의원단과 각계 전문가, 그리고 당원들의 고언을 구하는 중입니다. 의외로 당이 방송 토론회 초청자격이 되는데, 이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면 좋을지도요. 지난 1월 25일부터 오는 2월 19일까지 광역시도당별 당원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이 참석해주셔서 의견 모아주십시오.
대선에 앞서 4월에는 재보궐선거가 실시됩니다. 경상남도 양산시 지역위원장을 오래 역임했던 권현우 동지께서 양산시의원 후보로 출마를 결의해주셨습니다. “지역주민의 염원을 믿고 가난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각오입니다. 지역 동지들의 지원과 당원 동지들의 격려가 절실합니다.
설 명절 귀향 선전전에서 시민들께 드린 인사를 당원 동지들께도 드립니다. 저마다의 색으로 빛날 2025년에 정의당이 함께하겠습니다. 모두가 있는 그대로, 태어난 그대로, 선택한 그대로 살아가도 괜찮은 사회. 돈 없고 권력 없어도 누구나 빛날 수 있는 사회. 연대로 연결된 단단한 사회. 우리의 광장처럼 모두가 빛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진보정치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동지들만 믿고 흔들리지 않으며 나아가겠습니다. 두 달 치 이야기를 전하자니 편지가 부득이 길어졌습니다. 3월부터는 다시 제때제때 편지 부쳐서 분량 좀 줄여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2월 7일
권영국 드림
■ 함께 나눌 중요한 입장
지난 두 달 사이에 정말 많은 입장을 냈습니다. 당원 동지들께서 꼭 읽어주셨으면 하는 입장들만 몇 가지 소개해봅니다. 더 많은 입장문은 당 홈페이지 브리핑 게시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쌍욕을 참기가 어렵다 (2024/12/12)
탄핵 국면에서 당원들과 시민들께 꽤 큰 호응을 얻은 성명입니다. 탄핵소추안 1차 표결과 2차 표결 사이에서 윤석열이 변명과 궤변 일색의 담화(담 와)를 한 것에 대한 응답인데요. 여기서 정의당이 요구했던 것이 “내란수괴에게 마이크를 내어주지 말라”는 것입니다. 윤석열은 심지어 구치소에서도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죠. 앞으로 더 세고 단호하게 요구하겠습니다.
● 반도체특별법 반대 성명
지금 가장 중요한 정책의제입니다. ‘주52시간 근로시간 상한제’ 예외적용을 필두로 한 반도체특별법입니다. 원래는 12월 4일에 반대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는데… 예, 그렇게 됐습니다. 정의당에 있어 노동자 건강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노동시간 단축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입니다. 단호하게 반대하겠습니다.
- 반도체특별법 통과는 광장 시민에 대한 배신이다 (1/14)
- 기업가 실패 감추자고 노동자 야근 강요하는 반도체특별법, 단호하게 반대한다 (2/3)
- "몰아서 일하기 왜 안되냐" 묻는 이재명, 윤석열식 ‘주 69시간 근무제’와 뭐가 다른가? (2/3)
- 삼성 경영진 면책법, 과로조장법! 반도체특별법 논의 지금 당장 중단하라! (2/6)
■ 읽을거리
● 내란방탄 국힘 5적 선정사업
지난 12월 23일부터 15일간 “나를 가장 분노하게 만드는 윤석열 내란방탄 국힘 5적”을 선정했습니다. 약 1,500명의 시민들께서 참여해주셨어요. 올해가 을사년이라 ‘신 을사오적’을 정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결과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시민들의 성난 목소리도 함께 담아두었으니 꼭 확인해보세요.
● 고 김호동 경비노동자 유가족의 호소
지난 1월 1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경비노동자로 6년 넘게 일해온 고 김호동 님이 사망한 채 발견되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입니다.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원인은 관행화된 ‘쪼개기 계약’입니다. 정의당과 경남도당이 유족들의 한을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지난 설 명절 귀향 선전전에는 유족인 따님께서 참석해 서울시민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는데요. 그 이야기를 함께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사회대개혁을 염원하는 단체들이 모인 ‘윤석열 퇴진! 세상을 바꾸는 네트워크’라는 조직단위가 있습니다. 정의당도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데, 매주 수요일마다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집회를 개최합니다. 노동자,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청년·대학생 등 매주 특정한 의제를 중심으로 집회를 구성하고 구호를 외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고 김호동 노동자 천막농성
앞서 말씀드린 고 김호동 님 사건과 관련, 경남도당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하며 사건 해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고인이 일했던 창원컨벤션센터, 그리고 센터 운영기관인 경남관광재단에 대한 최종 책임을 져야 할 경남도청 앞 두 곳에서 농성 중입니다. 격려와 지지, 무엇보다 연대가 필요한 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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