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 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의혹 관련
MBC는 고 오요안나 님의 죽음 앞에 책임을 다하라!
배포일시 : 2025년 2월 3일(월)
2021년 5월부터 MBC에서 기상캐스터로 일한 고 오요안나 님이 작년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졌습니다. 고인이 죽음에 이르게 된 경위에 동료 기상캐스터들의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의혹도 함께 알려졌습니다.
유족이 공개한 유서 내용과 MBC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들의 반응에 따르면 MBC 기상캐스터 사이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준하는 정황 또는 관행이 있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MBC는 책임감을 갖고 진상조사를 진행해 유족의 한을 풀어주어야 합니다. 실제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면 그 가해자들을 엄중하게 처벌하고, MBC 내 악습을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진상조사에 이르기까지 MBC가 보인 태도는 문제적이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세상을 떠난 노동자의 죽음에 대하여 진상조사를 요구하자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을 이야기한 것은 결코 온당치 못했습니다. 진상조사 결과와 별개로, 유족의 가슴에 상처를 입힌 부적절한 입장에 대해 분명하게 사과할 것을 촉구합니다.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과 더불어, 이번 사건을 계기 삼아 방송계에 만연한 ‘불법적 프리랜서 관행’이 뿌리 뽑히기를 바랍니다. 오요안나 님은 MBC 기상캐스터로 MBC 뉴스에 나와 활약하지만 MBC 소속이 아니었습니다.
프리랜서로 고용된 탓에 ‘MBC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했고, 따라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애초에 이런 책임을 피하기 위해 프리랜서로 고용한 것입니다. 노동자 말려 죽이는 꼼수 채용을 언제까지 방치해야 합니까.
정의당은 이번 사건에서 지난 2020년 2월 4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이재학 PD 사건의 그림자를 봅니다. 내일이 그의 5주기입니다. 그 역시 CJB청주방송 PD로 14년을 일한 베테랑이었지만, 동료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다가 ‘프로그램 하차’라는 이름의 해고 통보를 받은 그날까지 CJB청주방송 소속이 아닌 프리랜서로 남아야 했습니다.
그는 방송계의 ‘무늬만 프리랜서’들이 더 나은 조건에서 일하길 바라며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지만, 청주방송 관계자의 위증에 기초한 기각 판결로 충격받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죽음을 계기로 전국의 아나운서·방송작가들이 소송 끝에 노동자성을 인정받았지만, 그 결과를 사회적으로 확산하고 관철시키는 정치의 역할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사람 죽이는 지독한 관행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됩니다. 방송계의 ‘무늬만 프리랜서’ 관행을 이제는 정말로 뿌리 뽑아야 합니다. 방송업계는 방송을 만드는 모든 노동자들을 정당한 방식으로 고용해야 합니다. 공영방송인 MBC부터 책임 있는 태도로 실천하기 바랍니다.
아울러 5인 미만 사업장·플랫폼·특고·프리랜서 노동자들도 일하는 사람으로서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법의 울타리를 넓혀가야 합니다. 정의당이 앞장서겠습니다.
2025년 2월 3일
정의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