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수사본부 내란 일당 체포·구속 촉구 기자회견문]
12.3 내란 가담자에 대한 신속한 구속수사를 촉구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 3.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내란이다. 김용현 국방부장관과 박안수 계엄사령관은 내란을 기획한 장본인이다. 이들은 국회가 계엄해제를 하지 못하면 자신들이 권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가장 먼저 헌법이 보장하는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를 막기 위해 총으로 무장한 특수부대를 국회에 투입시켰다.
여인형 국군 방첩사령관, 이진우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군 육군 특수전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은 내란을 실행시킨 핵심 가담자들이다. 이들은 특수부대를 동원하여 국회의장을 비롯한 정당의 대표를 체포하고, 계엄 해제 결의를 할 수 없도록 국회의원을 본회의장에서 끌어내 국회를 해산시키려고 했다. 경찰은 경찰병력과 버스를 이용해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원의 출입을 통제하여 국회를 실질적으로 고립시키려고 했다. 이들의 행위는 사전모의를 넘어 실질적인 실행에 착수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실질적으로 파괴되었다.
대법원은 5.18 내란 사건에서 내란 가담자들이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여 헌법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한 행위가 명백한 국헌문란 행위라고 판단했다. 어떠한 정당성도 찾을 수 없는,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반대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비상계엄과 이에 동조한 행위 역시 국헌문란의 내란죄에 해당함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란의 우두머리인 윤석열은 아직까지 대한민국 대통령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내란 동조세력인 여당이 조직적으로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방해하여 사상 초유로 탄핵안건이 부결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군통수권자이자 실질적인 정부 조직의 대표자로서 권한을 예전과 다름없이 행사하고 있다. 12.3 내란 핵심 가담자들도 대부분 신병이 확보되지 못했고, 직무에서는 배제되었으나 내란 가담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강제수사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미 상당수의 증거가 인멸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오죽 했으면 국가기록원이 나서 비상계엄과 관련한 국무회의 회의록, 각 부처의 조치사항, cctv기록 등 기록물을 폐기하지 말라는 공문을 대통령실과 국방부, 경찰청 등에 통지한 상황이다. 실제 검찰이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긴급체포하고 휴대전화등을 압수하였는데, 이미 김용현은 그 사이에 휴대전화를 바꾸고 텔레그램 계정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가담자의 실질적인 증거인멸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추가적인 내란 가담자들의 증거인멸을 막기 위해서는 수사기관의 신속한 강제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는 내란죄 수사개시권이 있음이 분명한 국가수사본부에 12. 3.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과 핵심 가담자에 대한 신속한 구속수사를 촉구한다.
가장 시급한 것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에 대한 체포와 구속이다. 대통령은 재직 중 형사상 처벌을 받지 않지만, 헌법이 정한 유일한 예외가 바로 내란의 죄를 범한 경우이다. 만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었다면 달리 판단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증거를 인멸할 위험이 가장 높아 신속한 구속이 필요하다. 실제 윤석열은 내란의 핵심 가담자인 김용현 국방부장관의 사임을 재가하고 후임 국방부장관으로 자신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임명했다. 군대를 이용한 내란죄를 저지르고 다음 국방부장관을 신속하게 임명한 행위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채 하루가 지나기도 전인 어제 윤석열 대통령은 이상민 행안부장관의 사표도 수리했다. 계엄 전/후 열렸던 국무회의에 모두 참여했던 핵심 피의자임에도 당당하게 사직했다. 범죄에 가담한 공무원의 사직은 허용되지 않는다. 수사 결과 범죄사실이 확인되면 징계해야 하고, 파면 등 중징계가 내려지면 공무원연금 박탈 등 불이익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은 12,3 내란 핵심 가담자인 김용현, 이상민의 사표를 신속히 수리해 면죄부를 주었다. 게다가, 진실회해위원장(장관급)으로 박선영 전 의원을 임명했는데, 박선영 내정자가 헌법재판관인 정형식 재판관의 처형으로 확인되어 앞으로 있을 탄핵심판을 앞둔 사전 뇌물성 인사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범죄자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증거를 인멸하고, 부당한 권한행사로 처벌을 면하려 하고 있다면 신속한 체포 이외에 답이 없다.
긴급체포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이외에 박안수 계엄사령관, 여인형 국군 방첩사령관, 이진우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군 육군 특수전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 핵심가담자에 대한 신병확보와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 자택과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등 증거확보를 위한 강제수사도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끝으로 현재 검찰·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군검찰 등 여러 수사기관이 앞다퉈 12.3 내란 수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례가 없는 현직 대통령의 내란사건에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나, 과열된 수사 경쟁 속에서 수사권한 없는 수사기관의 수사행위로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이 부정되거나 중요한 수사기밀이 외부에 누설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내란죄 피의자들이 현직 대통령, 국방부장관, 경찰청장 등 권력의 최고 수뇌부라는 점에서 하나의 조직이 모든 수사를 배타적으로 전담하는 것은 위험하다. 내란죄가 국가공동체의 존속을 위협하는 중범죄라는 점을 고려할 때 독립적으로 구성되는 특검으로 성역없는 수사를 해야 한다.국회는 12.3 내란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를 신속하게 임명해야 한다. 특검이 출범할 때까지 수사개시권이 있음이 분명한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공동수사본부를 구성하고, 내란의 우두머리와 가담자들에 대한 신병확보와 증거수집에 집중해야 한다. 지금이 곧 골든타임이다.
2024년 12월 10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