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교육당국은 무너진 학교 구성원들을 일으켜 세우고 학교 현장을 재건하라
일시 : 2024년 9월 12일(목) 오후 1시 30분
장소 : 서울시교육청 앞
딥페이크 성범죄 공론화 이전과 이후의 학교 현장은 결코 같을 수 없다. 바로 지금, 학교 현장은 무너지고 있다.
딥페이크 성범죄의 피해자와 피의자의 상당수가 10대 청소년이다. 서울에서는 관내 학교의 딥페이크 피해가 매년 2.8배씩 증가해 왔다. 최근 5년간 확인된 피해사례만 85건에 달한다. 그중 50건이 올해 발생했다. 확인되지 않은 피해사례가 얼마나 광범위할지 예상도 되지 않는다. 가해자일지 모를 청소년들과 피해자일지 모를 청소년들이 매일 같은 교실로 등교하며 같은 수업을 듣고 같은 급식을 먹고 있다.
여성 청소년은 학교와 정부가 자신들을 전혀 지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알게 됐다고 말한다. 자녀를 둔 부모는 당면하고 있는 이 위기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너무 막막하다고 말한다. 학교 현장을 책임지는 교사들은 학교 차원에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에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바로 지금, 학교 현장을 이루는 구성원들은 무너지고 있다. 이 사건은 명백히 국가적 재난이고 사회적 재난이다.
10대 청소년 가해자들은 딥페이크 성범죄를 단지 ‘놀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지금 이들의 성인지 감수성은 완전히 뒤틀려 있다. 여성을 모욕하기 위해 하는 행위는 놀이가 아니라 범죄다. 여성 청소년들은 가해자들이 마음대로 갖고 놀아도 되는 장난감이 아니라 엄연히 동등한 시민이며 살아 있는 인간이다. 이 간단한 인식조차 공유되지 못하는 현장에서 범죄는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
비상한 상황에는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 피해자를 구제하고 사회 전체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정부당국의 일이고, 가해자를 찾아내 엄벌하는 일은 사법당국의 일이다, 남은 것은 교육당국의 일이다. 무너진 학교 구성원들을 일으켜 세우고,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학교 현장을 재건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한 전국의 교육당국에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하나. 교육당국은 딥페이크 성범죄 문제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강력하게 대처하라!
하나. 피해자 단속 교육이 아닌 근본적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성인지 교육을 강화하라!
하나.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은 딥페이크 성범죄 대책을 발표하라!
2024년 9월 12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