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청와대재단 임금체불 사태, 정부는 말로만 임금체불 근절 외치지 말고 의지 보여줘야 (서면)
[보도자료] 청와대재단 용역업체 임금체불 적발, 대책마련 촉구 입장문
“말로만 임금체불 근절 외치지 말고 의지 보여줘야”

배포일시 : 2024년 9월 1일(일)



· 고용노동부, 명절 맞이 임금체불 집중청산 운영계획 시행계획 발표해
· 정부가 개방해 탄생한 청와대재단에서 각종 수당에 대한 임금체불 발견돼
· 꼼수해고에 대한 고용노동부, 문체부 안일한 태도 문제적
· 임금체불 근절 선언하면서 정작 정부가 탄생시킨 사업장에 대해서는 무입장
· 임금체불 근로감독이 명절 맞이 연례행사로 전락해서는 안 돼
· 정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청와대재단 노동자 직접고용해야
· 정부조차 법을 지키지 않는데 민간 사업장 법 지킬 리 만무해
· 정부는 임금체불 문제를 무겁게 인식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명절마다 임금체불 근절을 선언하지만, 늘 공허한 다짐뿐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8월 22일 추석 전 3주간 5,000개 사업장에 대해 근로감독을 실시하는 등 ‘임금체불 집중청산 운영계획’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의 2,200명 모든 근로감독관을 총동원하겠다고도 선언했다.

그런데 정작 2024년 8월 26일에 나온 언론보도(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가 개방한 청와대에서 각종 수당에 대한 임금체불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더 심각한 것은 원청인 문화체육관광부도, ‘청와대 전면 개방’과 ‘청와대 역사 보존과 관리?활용’을 위해 만들어진 법인인 청와대재단도 체불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단순히 몰랐다는 사실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이번 청와대 임금체불 사건은 애초 정부가 청와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직접고용(공무원 또는 공무직) 했더라면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문체부는 ‘청와대재단’이라는 민간재단을 만들고 이 재단은 민간 용역업체를 통해 인력을 간접고용했다. 즉, 정부가 직접 <문체부→청와대재단→민간 용역업체> 이어지는 ‘다단계 하청’ 구조를 만들어 임금체불을 발생시킨 것이다. 

둘째, 고용노동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청와대재단이 이번 사태에 대하여 보여준 안일한 태도다. 하청 구조에서 용역업체가 노동자의 (계약) 갱신기대권 또는 고용승계기대권 주장을 무력화하기 위해 사직서를 받는 것은 관행화되어있다. '계약만료'는 대표적인 근로관계 자동종료 사유 중 하나로, 사직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다. 용역업체는 부당해고구제신청을 대비하기 위해 사직서 작성을 강요하고, 작성한 사직서를 근거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너무 흔한 방법이기에 노동위원회와 법원에서 그러한 사직서의 효력을 부정한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도 서울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은 "23.12.31.에 퇴사한 근로자들의 자필 서명 사직서를 검토한 결과, 사직의 사유는 '계약만료'로 작성되어 있으므로 그 효력은 유효하다고 보인다"고 답변하였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와 청와대재단은 세부 내역을 받지 못해 과소지급 문제를 몰랐다며 민간 용역업체에게 책임을 돌릴 뿐이었다.

셋째, 정부는 임금체불 근절을 선언하면서, 왜 이 사안에 대하여 어떠한 입장도 내지 않는가?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되었다면, 그토록 부르짖는 법치주의에 따라 엄벌에 처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정부는 기세 좋게 ‘임금체불 근절’을 선언해 놓곤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입장도 없고 언론보도에 대한 설명자료도 내지 않았다.

이번 명절 맞이 근로감독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임금체불 근로감독이 정부의 지지율 반등을 위한 생색내기용 정책 또는 명절 맞이 연례행사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2017년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에 따라 청와대에서 일하는 사람을 직접고용하라. 

가이드라인은 향후 2년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을 ‘상시 지속적 업무’로 정하며 이 업무를 하는 인력은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해당 기준대로라면 청와대 청소·경비·입장 운영관리도 상시 지속적 업무에 속하지만, 정부는 정규직 직접고용을 하는 대신 다단계 하청구조를 만들었고, 그 결과 노동자들은 임금체불에 노출되고 고용불안에 떨게 되었다.

말로만 하는 다짐은 의미가 없다. 정부조차 법을 지키지 않는데 누가 법을 지키려 하겠는가. 대표적인 대규모 임금체불 사업장인 대유위니아그룹의 임금체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임금체불은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이다. 정부는 임금체불 문제를 무겁게 인식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 임금체불액이 1조원을 넘었다. 옆나라 일본과 비교하면 임금체불이 관행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의 임금노동자 수는 한국보다 3배 가까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2021년 기준 체불임금 규모는 516억원에 불과하다. 한국의 노동자 수 대비 임금체불 규모가 일본의 거의 100배에 달하는 셈이다.

그나마도 이는 단지 노동부에 적발된 금액 기준일 뿐이다. 현실에서는 다단계 하청구조, 가짜 3.3 위장, 고용불안 등을 이유로 훨씬 더 많은 피해가 가려진 채 누적되어 있을 것이다. 정의당은 모든 노동자가 자신의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이들과 함께하며 현실을 바꿀 것이다.


2024년 9월 1일
정의당 법률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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