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아리셀 중대해재 참사 경영책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환영한다
배포일시 : 2024년 8월 29일(목)
수원지방법원 손철 영장 전담 부장판사가 아리셀 참사 책임자인 대표이사 박순관, 경영본부장 박중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에스코넥-아리셀의 대표이사인 박순관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과 파견법 위반 혐의, 아리셀의 총괄본부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공장 내 화재로 23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을 당한 화성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후 발생한 사고 중 최악의 참사로 기억될 것이다. 박순관, 박중언은 1일 5,000개 생산이라는 무리한 생산목표를 설정한 뒤 무허가 인력공급업체인 메이셀로부터 비숙련 노동자들을 생산공정에 대거 투입했다. 안전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노동자들은 화재 직후 어디로 피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공장 내부 밀폐된 공간에 갇혀 연기에 질식하여 사망할 수밖에 없었다. 아리셀 공장 내부 비상구에는 전지트레이 등이 적치되어 비상구 사용 자체가 불가능했고, 비숙련 노동자들은 비상구에 이르기까지 출입문을 개폐할 권한조차 없었다. 화재 예방과 대응을 위한 정말 최소한의 조치도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박순관, 박중언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형사책임을 면탈하기에만 급급했다. 박순관, 박중언은 대형로펌 뒤에 숨어 불법 인력공급 등 본인들의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책임을 부정하고, 관련한 유가족들의 자료요청을 거부하며 진상규명을 위한 유가족들의 의사를 깡그리 무시했다. 합의안을 수월하게 종용하기 위하여 대리인이 존재함에도 유가족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해 금전보상을 강조하며 합의서 작성을 종용하였고, 그로 인해 유가족 협의회와의 교섭은 아무런 진전없이 파행으로 치달았다.
무책임한 행태를 보여온 박순관, 박중언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과 관련된 증거들은 회사 관계자들의 진술, 회사 내부의 기밀자료 등 접근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경영책임자 및 그 관계자들에 의한 적극적이고, 조직적인 증거인멸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고, 구속할 사유가 충분하다. 그럼에도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경영책임자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례는 이번 아리셀 박순관 대표가 첫 사례이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를 환영하면서도 그 동안 검찰의 수사, 법원의 솜방망이 판결이 사용자들에게 구속되거나 중형을 선고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었기에 이번 참사로 이어진 것이 아닐지 아쉬움이 든다.
수원지방법원은 박순관, 박중언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된 바로 다음 날인 8월 29일 영풍 석포제련소의 박영민 대표이사와 배상윤 석포제련소장 또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이 발부되었다. 연달아 내려진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 결정이 중대재해처벌법의 목적과 취지를 되새기고 책임자에게 더욱 더 엄중한 처벌을 내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이윤을 챙기기에 급급한 사용자들에게 산업재해와 노동자들의 생명의 무게를 더 무겁게 생각해야 한다는 경고가 되기를 바란다.
박순관, 박중언에 대한 구속은 본격적인 투쟁의 시작이다. 정의당은 지난 67일 동안 유가족들의 박순관, 박중언의 모멸적 태도 속에서 인내해온 고통과 슬픔을 기억하는 만큼, 유가족들이 정당한 배상을 받고, 책임자들이 책임만큼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투쟁하며 지켜보겠다.
2024년 8월 29일
정의당 법률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