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날 정의당을 지켜봐주십시오”
일시 : 2024년 7월 20일(토) 오전 11시
장소 : 마석모란공원 묘소
· 원외정당으로 처음 맞는 기일… 죄송하고 부끄러워
· 노회찬이 1993년 실망하고 지친 동지들에게 남긴 글 읽어, 의지와 위로의 메시지
· 문제의 본질에 다가서는 진보정치를 필요로 하는 현실, 30년 전과 다르지 않아
· 정의당이 있어야 할 곳으로 당당히 앞으로 나아갈 것
· 내년 추모제에서는 다시 일어선 정의당 모습 보여드릴 것
노회찬 대표님이 몸담았던 정의당 대표 권영국입니다
오늘은 노회찬 대표님의 6주기입니다. 원외정당으로 처음 맞는 기일입니다.
정의당이 지금 참 어렵습니다. 대표님께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을 떨쳐버리기 어렵습니다.
총선 이후 선출된 우리 8기 지도부는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투쟁하는 현장을 방문하고, 실의에 빠진 당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전국을 순회하고 있습니다.
노회찬 대표님은 어떻게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갔을지 생각하며 대표님께서 걸어오셨던 진보정치의 길을 반추해보았습니다.
대표님께서는 1992년 ‘진보정당추진위원회’로 독자적 진보정당의 여정을 시작하셨습니다. 같은 해 12월 고 백기완 선생님께서 대통령 민중 후보로 출마하였으나 0.99%의 낮은 득표율로 끝을 맺었습니다. 이듬해 4월, 진정추 창립 1주년에 회원들께 남긴 글을 찾아 읽어보았습니다.
실망하고 지친 동지들에게 남긴 글이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 인내와 창의적 노력은 한낱 상투적인 표현일 수 없습니다. 단순한 주관적 의지의 산물도 아닙니다. 그것은 역사의 요구를 짊어진 우리가 무엇보다도 먼저 지녀야 할 ‘살아있는 정신’입니다. 역사발전에 대한 과학적인 인식과 자본주의 현실이 재생산하는 모순에 대해 감출 수 없는 분노의 산물이며 냉철한 이성의 표현입니다. 이제 현실의 어려움을 더 이상 얘기하지 맙시다. 희망과 용기에 대해, 구체적인 사업과 그 성과에 대해 말합시다. 현실은 우리를 요구하며 미래는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30년도 전에 남기신 그 글이 마치 2024년 정의당원들에게 남기신 글처럼 느껴집니다.
거부권 남발로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무도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전횡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참사 공화국의 오명은 오히려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 기후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세계 최고의 저출생은 국가 소멸을 우려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대표님이 남기신 글처럼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은 오히려 더 문제의 본질에 마주서는 진보정치를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노회찬 대표님!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라고 하셨지요. 6주기를 맞는 오늘 가장 필요한 죽비로 느껴집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정의당이 있어야 할 곳, 현장으로, 더 아래로, 민중 속으로 다시 나아가겠습니다.
힘든 상태이지만 전국 각지의 당원님들이 총선 참패를 딛고 조금씩 일어서고 있습니다. 내년 추모제에서는 ‘다시 일어선’ 정의당의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 지치지 않도록 응원해주시고 지켜봐주십시오.
우리가 가는 것이 길이 되고, 우리가 함께 가는 길이 역사가 될 것입니다.
늘 평안하십시오.
2024년 7월 20일 마석 추모공원에서
권영국 정의당 대표
권영국 정의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