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권영국 대표, 저출생수석실 인선 관련 입장문 (서면)
- “저출생수석실 인선 기준 의문… 저출생은 ‘문제의 결과’”
- “저출생 문제의 해결은 사회를 재건하는 일부터”
일시 : 2024년 6월 19일(수)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생 문제를 전담할 저출생수석실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지 이제 한 달이 조금 넘었습니다. 어제 보도에 따르면 40대·워킹맘·다자녀·정책통이라는 네 개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인사를 찾지 못해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나름대로 의미 있는 기준들이지만, 적절한 접근법인지 의문입니다. 정의당이 여러 차례 강조해 왔듯이 저출생은 ‘문제’가 아니라 ‘문제의 결과’입니다. ‘왜 아이를 안 낳을까’가 아니라 ‘이 사회가 아이를 낳고 싶은 사회일까’를 물어야 합니다.
열악한 저임금, 저녁이 없는 삶, 눈치 주는 기업문화, 경력단절, 노동시장 이중구조, 불안정한 주거, 치솟은 집값, 심화된 불평등, 사교육 경쟁, 돌봄 공백, 독박 육아까지. 저출생은 열거한 문제들을 비롯하여 온갖 사회적 문제들이 뒤섞여 만들어진 ‘문제의 결과’라는 사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합계출산율 0.72명은 이 사회가 붕괴되어 있다는 파열음입니다.
낳지 않는, 낳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저출생의 원인은 다자녀를 둔 사람보다 무자녀인 사람이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40대는 경륜이 부족할 것이 우려된다는데, 지금 젊은이들이 아이 낳기를 거부하는 이유를 베이비붐 세대가 더 잘 알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일하는 여성의 이야기에도 귀기울여야 하겠지만,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이야기가 저출생의 진실에 좀 더 가까울 수 있습니다.
평범하게 행복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 젊은이들은 마침내 평범한 꿈을 꿀 수 있게 될 겁니다. 아이를 낳은 지인들이 흔들림 없이 삶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우리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면 저출생 문제는 비로소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입니다.
저출생 문제를 다룰 인사는 아이 낳을 마음은커녕 하루하루 노동하며 살아가기에도 벅찬 젊은이들의 마음을 가슴 깊이 이해하는 인사여야 합니다. 이 붕괴된 사회를 근본부터 재건할 의지와 권한을 갖춘 인사여야 합니다. 그러려면 대통령부터 그런 인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또다시 시간과 세금만 낭비하며 허송세월을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렇게 할 의지가 있습니까.
저출생수석 신설이 정말로 문제 해결의 시작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한 번 더 강조합니다. 저출생은 ‘문제’가 아니라 ‘문제의 결과’입니다. ‘왜 아이를 안 낳을까’가 아니라 ‘이 사회가 아이를 낳고 싶은 사회일까’를 묻기 바랍니다.
2024년 6월 19일
권영국 정의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