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김준우 상임대표·김찬휘 공동대표 외, 녹색정의당 제13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
일시 : 2024년 4월 15일(월) 09:30
장소 : 국회 본관 223호
■ 김준우 상임대표
(십년의 추모가 그저 슬픔의 환기가 되지 않도록, 생명안전기본법 입법에 나설 때입니다)
내일이면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찾아옵니다. 녹색정의당은 전국 각지에 열린 토요일 추모 문화제에 참가해 다시 한번 희생자들의 넋을 함께 기렸습니다. 십년이 이어진 추모가 그저 슬픔의 환기로 끝나지 않고, 미래의 슬픔을 막을 대안의 정치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2022년 사회적참사진상조상위원회의 <4.16세월호참사종합보고서>에 기재된 대부분의 권고사항을 정부에서 이행되지 않은 점이 짚어져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에 따라 사참위의 권고사항에 대한 이행 내역과 불이행 사유를 매년 국회에 보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절차도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의 책임도 가볍지 않습니다. 국회에서도 권고사항에 따라 생명안전기본법 입법이 성사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녹색정의당은 생명안전기본법을 함께 발의한 정당으로서 21대 국회 마지막까지 관련 입법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사회의 참사희생자분들에 대한 공감이 안전한 미래의 동력이 될수 있도록, 녹색정의당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녹색정의당은 총선에서 성적표를 준엄하게 받아들이면서 총체적인 평가와 함께 앞으로 진보정당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고 합니다. 진보정당과 노동자운동의 융합은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지, 기후정치를 보다 전면화하기 위한 진보정당의 역할은 무엇인지, 성평등정치를 더욱 풍부화하기 위한 실천은 어떠해야 하는지 토론과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녹색정의당만의 자족적 토론이 아니라 사회운동, 시민 분들과 함께하는 과정으로 만들어가기 위하여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4월 27일 전국위원회를 개최하여, 차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일정을 확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녹색정의당의 길을 함께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 김찬휘 공동대표
(60만 표에 담긴 기후위기 대응의 간절한 염원을 잊지 않겠습니다)
대한민국의 22대 총선이 끝난 10일, 사이먼 스티엘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은 "세계를 구할 수 있는 시간이 2년밖에 남지 않았다"며 국제 사회에 기후위기 대응의 급박성을 절박하게 호소했습니다. 2015년 파리 협정을 체결한 각국은 자체적으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정해 유엔기후변화협약에 제출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탄소 배출은 한 번도 줄어든 적이 없습니다.
스티엘 사무총장은 화석연료 사용 감축에 박차를 가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삼척에서 61번째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습니다. 그는 또한 각국의 정부와 유권자들에게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기후 위기'를 잊지 말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총선에서 기후위기는 외면당했고 기후정치세력은 원내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녹색정의당은 60만 표에 담긴 기후위기 대응의 간절한 염원을 잊지 않겠습니다. 현장에서 지역에서, 기후위기의 직접적 피해를 입고 있는 뭇생명, 노동자, 농민, 사회적 약자, 사회적 소수자를 지켜내면서, 기후위기의 원인인 불평등하고 부정의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녹색정의당은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 장혜영 원내대표 직무대행
(녹색정의당은 남아있는 21대 국회의 시간을 결코 허비하지 않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녹색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 장혜영입니다.
지난 22대 총선 결과 발표 이후, 심상정 원내대표가 정계은퇴를 선언함에 따라 원내 수석인 제가 자동으로 원내대표 직무대행을 맡게 되었습니다.
원내대표 직무대행으로서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22대 총선에서 녹색정의당은 다수 시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모두 저희의 부족함 때문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그 어떤 변명도 할 수 없습니다. 저희를 지지해주신 시민 여러분, 그리고 저희를 지지하지 않으신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 녹색정의당이 향후 다시 많은 시민들께 사랑받고 선택받을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저부터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오는 22대 국회에 녹색정의당의 자리는 없을 것입니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직 21대 국회의 시간이 한달 반이나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녹색정의당은 이 귀중한 시간을 결코 허비하지 않겠습니다.
어제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오는 5월 2일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처리해야 한다며 정부여당의 동참을 촉구했습니다. 이러한 입장에 적극 동의합니다. 재난 수습 현장에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고 채상병의 사망과 그 사망을 둘러싼 수사 축소 외압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조속히 본회의를 열어 채상병 특검법을 처리해야 합니다.
채상병 특검법과 함께 반드시 처리되어야 할 법안은 또 있습니다. 바로 전세사기특별법과 낙태죄 보완입법입니다. 이태원참사특별법도 조속히 처리되어야 하나, 정부여당의 동의를 얻기 위해 내용을 많이 덜어낸 현행안을 처리할지 여부를 유족들께 묻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기에 그 처리시점과 방안에 대해서는 추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전세사기특별법은 지난 2월 29일에 야당들이 본회의 부의를 시도했으나 무산되었습니다. 국회법 86조는 본회의 부의요구가 있었던 날로 30일 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기간이 지난 후 처음 개의되는 본회의에 해당 안건의 부의 여부를 무기명 투표로 표결하게 되어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선 구제 후 구상’을 골자로 하는 전세사기특별법도 채상병 특검법과 함께 반드시 통과시켜야 합니다. 이 법안을 국토위에서 함께 본회의에 부의시킨 야당들 뿐만 아니라 정부여당 역시 전세사기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본 법안의 본회의 통과를 위해 적극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낙태죄, 즉 임신중지 처벌조항 폐지에 따른 보완입법입니다.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보완입법은 입법부로서 21대 국회 모든 정당과 국회의원들의 자격과 양심이 걸려있는 법입니다.
22대 총선 바로 다음날이었던 지난 4월 11일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5주년이었습니다. 헌재는 당시 판결과 함께 국회에 2020년 12월 31일까지 보완입법을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21대 국회는 이 시한을 가볍게 무시했습니다. 2021년 1월 1일부로 임신중지 처벌조항은 무력화되었지만 아직도 대한민국의 모든 여성들은 임신중지의 전과정에 있어 극심한 무질서와 혼란 속에 방치되어 있습니다.
일례로 한 언론사가 작년 10월 초 서울소재 병원 10곳에 문의한 결과 절반인 5곳만이 임신중지수술을 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나마도 수술 가능 임신주수는 5주부터 10주까지 병원마다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수술비도 마찬가지입니다.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것은 당연하고 비급여 진료항목으로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기본적인 부담이 큽니다.
임신중지의 방법도 사실상 수술 하나로 강제되고 있습니다. 수술이 아닌 약물, 즉 유산유도제에 의한 임신중단은 수술보다 안전성과 접근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는 19년전 이미 유산유도제인 ‘미프진’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미프진’은 전세계 70개국 이상에 도입되어 있으며 아시아권에서는 중국, 대만, 베트남, 몽골, 심지어 북한조차 11년 전에 이미 허가한 약품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식약처는 입법 미비를 이유로 대한민국 여성들의 안전한 임신중단을 위한 미프진 도입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불법 약이 판치고 구체적 복용기준도 없이 약물에 의한 임신중단의 모든 부담은 개별 여성들의 몫으로 전가되고 있습니다. 참담한 현실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원치 않는 임신으로 불안과 고통을 겪으면서도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홀로 분투하고 있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위해 사법부 최고기관인 헌법재판소가 국회에 권고한 보완입법과제를 이제는 완수해야 합니다. 이를 4년간 방치하고 결국 다음 국회로 넘기는 것은 21대 국회의 입법부로서 최소한의 자격을 의심케하는 일입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각 정당들에서 이미 보완입법안들이 발의되어있다는 점입니다. 녹색정의당은 지난 2020년 11월 5일에 형법과 모자보건법, 근로기준법 개정안으로 이루어진 ‘낙태죄 전면폐지 3법’을 당론으로 발의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도, 정부도 각각 내용은 상이할지라도 임신중지 보완입법안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제 주어진 안들을 가지고 치열하게 토론하여 결과를 내놓아야 합니다.
21대 국회가 끝나는 마지막날까지 채상병 특검법과 ‘선구제 후구상’ 방안을 담은 전세사기 특별법, 그리고 임신중지 보완입법이 반드시 본회의장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저와 녹색정의당은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정부와 여당, 현존하는 모든 야당의 정치 지도자들과 현역 국회의원,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여러분, 그리고 이 세 법안의 필요성에 공감하시는 시민 여러분께서 아무쪼록 21대 국회가 이 과제를 무사히 완수할 수 있도록 함께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4월 15일
녹색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