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김준우 상임선대위원장 외, ‘입틀막’ 헌법소원 기자회견
일시 : 2024년 4월 9일(화) 11:20
장소 : 헌법재판소 앞
■ 김준우 상임선대위원장
안녕하십니까. 녹색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 김준우입니다.
오늘 녹색정의당은 선거운동 마지막날이지만 헌법재판소 앞을 찾았습니다.
카이스트 졸업생이자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신민기 대변인이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입틀막' 당한 사건에 대한 헌법소송을 청구하기 위해서입니다.
단지 부자감세 철회와 R&D 예산 복구를 외쳤다는 이유 만으로 입틀막과 불법가금을 자행한 행위는 법률 위반 뿐 아니라 중대한 위헌소지가 있습니다.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행위는 정권심판의 이유를 하나 더 늘려주는 것입니다.
녹색정의당은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최선두에서 심판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신민기 청구인 (카이스트 졸업식 ‘입틀막 경호’ 사건 당사자)
카이스트 졸업식 ‘입틀막’ 사건 당사자 신민기입니다.
제 사건에 도움을 주시고 오늘 이 자리까지 마련해주신 녹색정의당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가장 바쁠 순간에 시간을 내주신 김준우 대표님과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자리해주신 신미용 변호사님 감사드립니다. 기다려주신 기자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의 졸업식에서 소위 ‘입틀막’ 사건이 있은 지 두 달이 되어갑니다. 하지만 아직 저에게는 졸업식이 끝나지 않은 기분입니다.
그날 제가 받았어야 하는 석사 학위기, 졸업장입니다. 당일 저는 이 졸업장을 받으러 간 것입니다. 하지만 경호처의 연행과 감금으로 인해 받지 못하고, 차가운 방 안에서 박수소리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를 비롯해 대한민국의 어느 누구도 다시는 겪어서는 안 되는 사건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헌법소원을 결심했습니다.
저의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누구의 책임있는 사과 하나도 없었고, 제가 외쳤던 부자감세 중단도, R&D 예산 복원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경호처가 저를 졸업식 업무방해로 신고해 경찰에 체포되었고, 경찰조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그렇게 받고싶었던 이 졸업장이 눈앞에 있는데, 제가 뭐하러 졸업식을 방해했겠습니까?
어제 두 가지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나는, 저를 연행했던 경호처가 갑자기 홍보 행사를 추진한다는 것입니다. 경호처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은 단 한 가지 방법 뿐입니다. 사람들을 ‘입틀막’ 시킨 것이 법과 절차에 따른 것이라는 그 말, 그 ‘법과 절차’가 무엇인지, 떳떳하게 밝히십시오. 그리고 최종 책임을 져야 할 윤석열 대통령이 사과하십시오.
또 하나는, 전문과학기술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이 10년 만에 최소라는 기사였습니다. 나라에 더 이상 새로운 과학자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예산이 삭감된 게 너희 잘못이지 내 잘못이냐 하고 있습니다. 내년 예산으로 또 생색을 내면서, 예산 복원은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연구자를 뽑아도 줄 돈이 없는 실질적 실업 사태를 방치하겠다는 겁니다. 장학금만으로는 안 됩니다. 이공계 갈라치기로도 안 됩니다. 연구현장과 소통하고, 진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R&D 예산 삭감 피해를 복원해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미래세대 연구자를 포함한 청년들을 위해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현재의 문제는 단지 연구자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인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건 제 또래의 학생, 사회초년생 청년들입니다.
지방으로 갈수록, 나이가 적고 부모에게 권력이 없을수록, 고물가에,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에, 나쁜 주거환경과 에너지위기에, 기후위기와 미래를 내다볼 수 없는 삶에 청년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가올 총선에, 20대 적극 투표 의향이 60%를 밑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투표 왜 안 하느냐고, 청년들을 탓할 수 있겠습니까? 절실히 이해합니다. 더 나쁜 권력자를 막기 위해 투표했더니, 그들은 그 표가 따놓은 당상인 줄 알고 실망을 안겨줬습니다.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는 대통령 선거와 다릅니다. 힘으로 누군가를 혼내줄 대한민국 제1의 권력자를 뽑는 것이 아니라, 정치에 나서서, 내 요구를 대표할 300명 중 한 명, 나의 대리인을 뽑는 것이 국회의원 선거입니다.
누가 뭐래도, 총선은 2028년의 우리나라를 그리는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2050년, 2100년, 청년세대가 중년이 되고, 장년이 되고, 노년이 되었을 때 대한민국의, 지구별의 궤도를 정하는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누구보다 심판론이 절실할 제가 이렇게 외칩니다.
적어도, ‘나 2030 청년인데, 내 주변 동년배들 다, 정치를 혐오하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정치를 바라는 거야’라는 걸 투표장에서 보여줬으면 합니다. 저는 우리가 다함께 나서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30, 본투표에서 투표율 대반전, 정치의 대상에서 정치의 주체로”, 그 모습을 상상해보십시오.
공보물을 펼쳐봐주세요. 정 투표할 곳이 없으시면, 그 중 하나라도 더 마음에 드는 공약을 꼽아서, 그 당에 투표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지켜봐 주십시오.
모두가 막아라, 지켜라만 말하는 선거에, 나는 더 나은 미래에, 혐오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에, 너에게 닥쳐올 기후위기 위험을 막기 위해, 살기좋고 평화로운 너와 내가 돌아갈 집을 위해, 더이상 청년들이 참사 희생자와 피해자로 남겨지지 않는 나라를 위해, 진실을 위해 투표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지겹겠지만 아직 절망할 수 없습니다. 미래는 우리 손으로 만드는 걸까요? 아닙니다.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 손으로 만든 게 아닙니다. 우리 손으로 만들든 남의 손으로 만들든 어차피 우리 손에 떨어지게 되어있습니다. 내 일이 되게 되어 있습니다. 바로 내일입니다. 그렇다면 청년들이 내일을 더 나은 하루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투표해야 하지 않을까요?
청년 여러분이 투표장에 나서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이 자리를 빌어 저의 일상회복을 존중해주시고 도움을 주시기 위해 연대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단순히 끌려간 정권의 피해자로만 남고 싶지 않았고, 제 목소리로 제 주변 사람들의 일상과 미래를 대변하고 싶었습니다. 그 목표가 이뤄질 때야 비로소, 영원히 이어진 제 졸업식이 끝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2024년 4월 9일
녹색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