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국민의힘에게 관권선거는 탄핵사유 아니었습니까? [김수영 선임대변인]
일시: 2024년 4월 8일(월) 15:15
장소: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윤석열 정부의 관권선거 사례가 쌓이고 쌓여갑니다.
본선거 직전까지 거의 세달 가까이 진행된 민생토론회는 이른바 '윤석열 투어'라 불립니다. 24차례나 진행된 투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흩뿌린 공수표가 900억이니, 1000억이니 하는 집계까지 나올 지경입니다.
부산 민심이 흔들리자 부산을 돌며 급조된 예산 약속을 누더기처럼 덕지덕지 붙인 것이 총 30조가 넘어간다는 집계도 나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뜬금 없이 부산대병원을 방문하고, 뜬금 없이 부산에서 사전투표를 하는 옹졸한 발상을 기꺼이 실천에 옮겼습니다.
상공의날 기념식에서는 온갖 부자감세 연설로 재계를 향해 꼬리를 흔들고, 또 그 연설을 바탕으로 교육 영상을 만들어 선거 직전에 군에서 정신교육을 하려다가 발각되었습니다. 바로 며칠 전엔 문체부에서 '대통령이 선택한 길'이라는,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려운 선거용 영상을 만들어 공무원들에게 시청을 강요했습니다.
공직선거법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파평 윤씨 종친회 모임을 비공식 일정으로 슬그머니 개최한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선거 막판에 와서야 부랴부랴 R&D예산을 증액하겠다고 발표한 건 그야말로 블랙코미디의 한 장면입니다. 의대 증원 문제 역시, 타이밍을 보나, 태도를 보나, 선거용 임을 누구나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투표를 이틀 남기고 1년 유예안을 논의하겠다고 발표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백미였습니다. 이외에도 상습적으로 행사장 등 시민들이 모인 곳에 얼굴을 비추며, 대선 뛰듯 선거에 몰입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관권선거는 특히 국민의힘에게는 탄핵사유 아니었습니까?
20년 전,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은 고 노무현 대통령이 여당을 지지해달라고 말 몇 마디 했다는 이유로 선거법 위반은 물론, 헌법정신을 해쳤다고 몰아붙였고, 거기에 측근 비리와 민생파탄은 물론, 일관적이지 않은 경제정책, 국회 경시 같은 자의적 사유를 덕지덕지 붙여서 탄핵안을 발의했습니다. 그리고는 안건 소개도, 토론도 없이 숫자로 밀어붙여 탄핵했습니다.
이제보니 이게 2004년 얘긴지, 2024년 얘긴지 모르겠습니다.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2004년엔 국민이 보기에 억지였고, 2024년엔 다수 국민이 고개를 끄덕인다는 점입니다.
'대통령의 탄핵은 규범적 탄핵이어야 하며, 정치적인 이유는 탄핵 사유가 될 수 없다.' 당시 헌재 판결문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니 책임정치를 하려는 진보정당의 양심상 탄핵 이야기는 꺼내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문제를 일으키는 대통령을 국민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녹색정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소환제'를 공약했습니다. 국민이 뽑은 권력을 몇 사람의 재판관에게 심판하도록 온전히 내맡길 수는 없습니다. 방법적으로도 타당치 않습니다. 녹색정의당은 부정한 권력을 국민이 소환하는 정의로운 심판을 완성하는 길에 모든 것을 다 걸고 싸워나갈 것입니다.
2024년 4월 8일
녹색정의당 선임대변인 김 수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