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윤석열 대통령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발언 관련
윤석열 대통령께서 오늘 참 뜬금없는 발언을 했습니다.오늘 오후 열린 제2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외국인근로자가 불법이탈한 경우 사업주가 철저히 관리한 것이 입증되면 향후 인원 배정 불이익을 면제해 억울한 사업주가 없게 하겠다"고 말한 겁니다.
현재 비전문취업자를 초청하려는 사업자는 출입국외국인청에 사증발급인증서 발급 신청을 하고, 외국 인력을 배정받습니다.
법무부 내부 규정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가 다양한 이유로 1년 이내 사업장을 이탈할 경우 법무부는 해당 사업장에 1년 이내 추가로 인력을 배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주노동자가 사업주로부터 폭언이나 폭행, 저임금·장시간 노동 등의 이유로 사업장을 이탈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 사업장일 수도 있는 곳에 추가로 인력을 배정하지 않는 것으로, 이주노동자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인 겁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오늘 발언은 이 법무부 내부 기준을 대폭 완화하겠다는 겁니다.
윤 대통령은 "사업주가 철저히 관리한 것이 입증되면"이라고 말했지만, 법무부 관계자 말은 또 다릅니다. "일정 기간 내 이탈 신고만 하면 되는 방향으로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윤 대통령의 말처럼 사업주가 철저히 관리한 것이 입증될 수도 없거니와 심지어 이탈 신고만 하면 되는 것이라면, 더욱 큰 문제입니다.
해당 사업장이 저임금 고강도 사업장인지, 폭언·폭행이 있었는지, 숙소를 제대로 제공이 됐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업주가 "이주노동자가 도망갔다" 신고만 하면, 다시 인력을 배치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노동시장 인력 수급상황을 고려해 16만5천명의 외국 인력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 인력을 도입하겠다면서,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 장치, 보호 장치를 없애버리겠다는 것으로,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사업주들의 요구에 따라 인력 규모를 확대하는 데만 급급할 게 아니라 이주노동자들의 인권보호와 권리보장까지 고려한 면밀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고용허가제의 굴레에서 공급만 늘리고, 정작 이주노동자들의 권리와 보호장치는 빼앗는 행보를 멈춰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