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브리핑] 온 부처가 힘모아 피의자를 도피시키는 나라 [김수영 선임대변인]
주 호주 대사에 임명된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내일 출국한답니다.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공수처는 지난 1월 이 전 장관을 출국금지 해 뒀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무시한 채 대사에 임명한 뒤 속전속결로 호주 정부의 아그레망과 외교관용 공용 여권까지 발급받았고, 공수처는 오늘 “언론 보도를 통해 해당 사실을 알았다”며 출국 하루 전날 약식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법무부는 기다렸다는 듯 출국금지 심의위원회를 열어 출국금지 해제를 논의했습니다.
황당합니다. 출국금지가 해제도 안 됐는데 외교관 여권을 받았고 출국 날짜를 정해 비행기 표까지 사놓았습니다.
놀랍기도 합니다. 도대체 어떤 정부에서 피의자를 위해 온 부처가 발 벗고 나서 수 일만에 모든 일을 처리해주는지 묻고 싶습니다.
게다가 공수처는 "이 전 장관이 앞으로 진행될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고 기자들에게 알렸습니다. 피의자의 선의에 기댄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리 없습니다. 게다가 이미 태평양을 건너간 피의자라면, 어떻게 수사하겠다는 겁니까? 온라인 원격 수사라도 하겠다는 것입니까?
보여주기식 수사와 답정너 대사 임명을 보며 ”법 앞에 만 명만 평등하다“던 고 노회찬 의원의 말을 다시 떠올립니다. 무엇보다 억울하게 죽어간 고 채상병을 위해서라도 이 전 장관에 대한 신변확보와 철저한 수사는 필수입니다.
이 정부의 국격이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스스로 존재 가치를 깎아내리는 공수처의 모습도 한심합니다. 원칙과 상식은 어디에 있습니까.
2024년 3월 7일
녹색정의당 선임대변인 김 수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