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김준우 상임대표·김찬휘 공동대표 외, 대통령실 과잉진압 관련, 녹색정의당 입장발표 기자회견
일시: 2024년 2월 19일(월) 14:30
장소: 국회 본관 223호
■ 김준우 상임대표
무거운 마음으로 신민기 당원님과 함께 이 자리에 섰습니다.
녹색정의당 상임대표 김준우입니다.
소통이 멈춘 자리에 폭력이 들어섰습니다. 이것이 2024년 한국 사회의 현실인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지난주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우리 옆에 계신 신민기 당원님이 R&D 예산 삭감 반대라는 의사 표현을 했다는 이유로 대통령 경호처로부터 폭력적인 제재를 당하고 구금을 당하고 연행당하는 불상사가 있었습니다.
이 일을 알게 된 직후 녹색정의당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 녹색정의당 당원으로서라기보다 카이스트 졸업생으로서 신민기 당원이 졸업 행사에서 외치고, 피해를 당한 것에 대해서 당 차원에서 이렇게 기자회견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사실 고심이 많았습니다. 신민기 당원 본인도 시민들의 반응을 생각하시면서 고민도 매우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것은 단순한 신민기 개인의 문제도 아니고, 녹색정의당만의 문제도 아니고, 카이스트 학생, 이공계 학생들의 문제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동시에 대통령에게 시민으로서 발언할 자유를 박탈당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분명하게도 필요하다는 생각 그리고 대통령 경호실의 불법적인 성격을 가진 감금 행위에 대한 규탄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공적인 자리에서 공세적인 방식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대통령경호법에 보면 경호의 개념은 경호 대상자의 생명이나 안전을 위해한 이들에게만 경호 업무를 할 수 있다고 규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경호처가 직권남용을 할 경우에 직권남용죄로 처벌할 수 있는 조항 또한 확실히 존재합니다.
영상으로 보면 충분히 확인하셨겠지만, 신민기 당원은 대통령과 먼 거리에 떨어져 있었고 대통령의 신체나 생명에 위해를 가할 의사가 전혀 없었던 상황임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대통령실에서는 '프로토콜대로 행동한 것뿐이다', '녹색정의당 당원이기 때문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식의 적반하장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가벼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경찰로 연행되는 과정에서 바로 불법적인 구금 행위가 있었던 것이 확인된 만큼 이에 관해서는 일차적으로는 대통령 경호실에 분명한 사과와 재발 방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법적 대응까지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당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당사자인 신민기 당원의 의사를 충분히 존중해야겠지만 적어도 한 명의 시민을 그리고 카이스트 졸업생을 불법적으로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 누리지 못하는 한 대통령실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은 분명하게도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빌려서 특히 문제가 된 R&D 예산 삭감과 관련된 대통령실 그리고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 또한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중요한 내용은 저희 신민기 당원께서 더 적극적으로 답해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찬휘 공동대표
제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는 전두환의 5.17쿠데타 이후 몇 년간 대학교에 상주했던 사복경찰들이 일제히 학교에서 철수한 직후였습니다.
사복경찰이 상주하던 시절의 학내시위는 살벌했습니다. 선배들이 그때의 상황을 전해 주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당시 학내시위의 주동자는 “하!”라고 외쳤다는 것입니다. 당시 유행하던 대중가요의 가사가 아니었습니다. “하”가 뭔가 하면, “학우여”라 외치면서 학생들을 모아야 하는데, 사복으로 위장하고 숨어있던 경찰이 워낙 많다 보니 순식간에 입이 틀어막혀 ‘학우여”의 “학”이라는 말도 다 못 외치고 끌려갔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시면서, 카이스트 졸업생인 신민기 님의 동영상을 보면서 1980년대 군사독재 시절의 이 이야기가 생각나 몸서리쳤습니다. 그는 피켓을 준비해 갔지만 들어올리자마자 뺐겼습니다.
“R&D 예산 복원하십시오. 생색내지 말고…” 까지밖에 못 외치고 입이 틀어막힌 채 사지가 들려 끌려나갔습니다. 1980년대 사복을 입고 학생들 사이에 숨어있던 사복경찰처럼, 경호실 요원들은 졸업생 복장으로 위장하고 학생들 사이에 숨어 있었습니다.
지금이 2024년입니까? 아님 1980년대 군사독재 시절입니까? 정부 견해에 반대되는 목소리 일체를 적대시하며 폭력적으로 억누르고, 끌어내고 삭제해 버리는 독재 정권의 작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호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변명하는데, 멀리 떨어져 의견을 말하는 것이 어떻게 ‘위해 요인’이 되는가요?
더 놀라운 것은 신민기 졸업생이 끌려나가고 난 직후 윤석열 대통령이 한 발언입니다. “과학 강국으로의 퀀텀 점프를 위해 R&D 예산을 대폭 확대할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R&D 예산을 33년만에 처음으로 삭감했습니다. 무려 4조 6천억원이나 삭감했습니다. 그런데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R&D 예산 대폭 확대” 운운합니다. 도대체 온전한 정신이 있는 정권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87년 졸업식이 열리던 날, 학생들은 문교부 장관이 치사를 낭독하자, “타는 목마름으로”를 합창하며 6,600명 중 6,200여 명이 등을 돌려 퇴장해 버렸습니다. 윤석열 정권이 이렇게 극악무도한 폭압과 독재를 계속한다면, 국민들은 그때의 학생들처럼 모두 정권에 등을 돌릴 것이라 경고합니다.
■ 신민기 대전시당 대변인
가장 먼저 이 자리를 만들어주고 또 저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서 제가 목소리를 내기 힘들 때도, 목소리를 내겠다라고 결정하였을 때도 같이 있어 준 녹색정의당 당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찾아주신 언론인분들께도 여러분들께서 애써서 권력에 맞서서 목소리를 낼 자유를 지켜주셨기 때문에 지금 제가 이 자리에 무사히 있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녹색 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 신민기입니다.저는 지난주 금요일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서 정부의 부자 감세와 R&D 예산 삭감에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는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의 경호원들에 의해서 입을 막히고 사지가 붙들려 연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피켓을 들어올리기로 결심했던 그 순간보다도 10배, 20배 더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부당하다고 생각한 것에 목소리를 낸 게 저에게 불이익으로 돌아올까 봐 청년의 마음에서 걱정이 앞서서였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이공계인을 꿈꿨던 노력이 헛된 것으로 치부될까 봐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그날 피켓은 안위나 저만을 위해서 들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연구자라는 측정 집단만을 살려달라고 얘기하기 위해서 들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정부의 부자감세와 예산 삭감으로 피해를 본 모든 분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에게 목소리를 모아주신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 이렇게 목소리를 내고 여러분 앞에 얼굴을 들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현수막에 부자 감세 중단하고 R&D 예산 복원하라라는 메시지를 내걸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항의했습니다. 그러자 그대로 현수막을 뺏기고 입을 막히고 사지가 붙들려서 저의 졸업식장에서 끌려 나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생색내기식, 전혀 모자란 이공계 지원책을 제안하더라도 거기에 포기하지 않고 삭감되었던 예산의 복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라는 것을 그곳에서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날 있었던 과잉 경호, 강제 진압 연행 과정에 대해서 부당함을 밝힐 예정입니다.
하지만 그보다도 오늘 기자회견을 이렇게 결심하게 만든 계기가 있습니다. 저는 말씀드렸다시피 다른 국민들이 어떻게 되든 좋으니 R&D 예산만 늘려달라고 목소리를 낸 것이 아닙니다. 단순히 강압적으로 끌려간, 말 못하는 정권의 피해자로만 남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녹색 정의당 대전시당에서 짧은 시간 동안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올해 예산이 줄어들었다는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 수많은 피해자들과 만났습니다. 저와 비슷한 나이에 사회초년생 전세사기 피해자분들을 만났고요. 시 지원을 받지 못해서 운영이 어렵게 된 장애인 시설의 얘기를 들었습니다. 제 또래 학생들이 쓸쓸히 죽어갔던 세월호 참사, 그 기념사업의 예산 전액 삭감 소식을 들었을 때 눈물이 앞섰습니다. 이 모든 일의 원인이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정부의 예산 삭감이었고, 그 출발점은 정부 여당이 단행한 부자 감세였습니다.
부자 감세로 인해서 그 결정에 대한 피해는 약하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정부에 대항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전가가 된 것입니다. 부자 감세는 국회에서 인정한 적도 없는 밀실 논의로 합의되어서 졸속 통과되었습니다. R&D 예산이 다시 복원 논의될 때도 연구자들은 상세한 내용을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정부가 사과하고 국민의힘도 사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책임이 있는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더불어민주당도 책임 있는 재발방지의 목소리를 내주셔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들께 부탁을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와 함께하는 녹색정의당이 두려워하는 저한테 손을 내밀어줬던 것처럼 녹색 정의당에도 한 번 기회를 주시고 손을 내밀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냈던 부자 감세 철회하고 R&D 예산 복원하라는 목소리에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그 뜻을 같이 해주는 정당입니다. 윤석열 정권을 제대로 심판하고 미래를 위한 희망을 여는 진보 정치를 펼치자는데 저도 뜻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저를 응원해 주시고 목소리를 함께 내주신 국민 여러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 응원의 목소리가 그리고 윤석열 장부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 R&D 예산 삭감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가 정권의 행태를 심판하고 부자 감세 정책 기조를 전환하고 문제를 정말로 해결할 수 있는 정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저도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양경규 국회의원
미래라고 하는 것이 그냥 오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과학기술입니다. 오늘 공교롭게도 국회 임시회기가 개헌하는 날 국회의장 개헌사는 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성장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이다라고 하는 얘기를 오늘 개사해서 듣고 여기 바와 같습니다. 그만큼 과학기술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 대단히 중요한 분야입니다. 2024년도 세출 예산안 중에 전년 대비해서 절대 액수가 감액된 것은 교육과 지방행정 그리고 R&D였습니다.
그중에 교육과 지방행정은 세수가 조금 걷히기 때문에 교부금이 줄어들어서 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완벽하게 예산 자체가 줄어든 것은 R&D 예산입니다. R&D예산은 14.7% 4조 6천억이 감액됐습니다. 그나마 이게 처음에 5조 2천억으로 출발했는데 이게 하도 비판이 거세니까 여야가 또다시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니 겨우 6천억을 올렸습니다.
신문들은 대서 특필했죠. 그래서 6천억을 증액했다고 했는데요. 잘 모르는 시민들 입장에서 보면 이 정부가 마치 6천억을 R&D 예산에 추가로 증액한 것처럼 오해하기 딱 좋게 만들었습니다. 정부는 국가부채와 세수 축소를 들먹이며 긴축 재정 기조가 불가피하다고 계속 얘기해 왔으나 그래서 이 정부가 주로 매달린 것은 감세 정책입니다.
파격적인 법인세 감세 그리고 고액 부동산 보유자를 위한 보유세와 양도세 감세 그리고 기업 상속에 대한 상속세 감세, 정부 재정정책의 골자가 이거였습니다.
2024년도 세입 예산안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 법인세와 양도세 감세를 기준으로 해서 책정했고 그렇게 해서 법인세 세수를 작년 대비 무려 27.3% 감액 편성했습니다. 놀라운 숫자입니다. 여기다가 작년 9월에 지방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서 5년 동안 법인세를 면제하고 양도소득세를 면제하겠다고 했고, 또 작년 12월에는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10억에서 50억으로 그리고 최근에는 2025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세를 폐지하겠다 이것을 바로 추진하겠다 이런 발표를 하게 됩니다.
부자만을 위한 복지, 부자만을 위한 감세 이게 정말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져오는 것일까?
사회복지 서비스를 줄이고 사회 발전의 잠재력을 책임지고 있는 R&D 예산을 희생하면서 그리고 우리 사회 공동체의 기초를 토대부터 무너뜨리면서 대기업과 부자들에게만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부자 감소에 대한 민주당의 소극적인 태도 또한 바로 이 정부의 이와 같은 정책의 폭주를 방조하고 있는 꼴입니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서 이를 지적한 한 청년의 목소리가 이렇게도 듣기 싫었는지, 그래서 전체주의 국가나 독재 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만행이 저질러져야 했는지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 김준우 대표님이 충분히 말씀하셨고 김찬휘 대표님도 충분히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는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도대체 이게 몇 번째입니까? 이렇게 대통령에게 곧은 소리하는 사람을 그때마다 끌어내린다면 아마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끌어내려야 할 겁니다. 대통령에게 요구합니다. 경호실 책임자를 바로 경질하십시오. 그리고 대통령이 나서서 국민에게 지금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2024년 2월 19일
녹색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