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 선거제도 개혁 촉구 기자회견문
일시: 2024년 1월 10일(수) 13:20
장소: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안녕하십니까.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김준우입니다.
오늘은 선거제도에 관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22대 총선이 100일도 남지 않았는데 지역 선거구 획정조차 마무리되지 않았고 선거제도 관련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 오리무중입니다.
국회 정개특위는 실질적으로 큰 의미가 없고 거대 양당의 밀실 협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민심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사라졌으며, 정치적 셈법과 당리당략만 판치고 있습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촛불 연합정치의 성과였습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특정 정당의 당리당략으로 만들어진 제도가 아닙니다. 민심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국회 구성과 연합정치의 제도적 보장을 위한 선거제도 및 정치 개혁의 차원에서 도입된 제도입니다.
그리고 지금 촛불의 성과를 비가역적으로 흔들려고 하는 병립형 회귀 시도는 촛불 이전으로의 역사적 퇴행을 의미합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이후 국민의힘은 개혁의 후퇴를 위해 갖은 수를 다 썼습니다. 제도의 취지를 왜곡하고 무력화시키기 위해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민주당 또한 이를 막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현실론을 핑계 삼았습니다. 그렇게 2020년 총선은 위성정당으로 얼룩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당은 21대 총선에서 그리고 국회에서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그리고 감히 말하건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논의가 여전히 살아있는 것은 지난 총선에서 원칙을 지켰던 정의당과 그 정의당에게 10% 가까운 지지를 보내주셨던 시민 여러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의당은 선거제도 개혁과 정치개혁을 위해 가장 선두에서 싸워온 정당으로서 선거제도 개악과 퇴행 시도를 멈추고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제도 개혁에 나설 것을 각 정당에 강력히 촉구합니다.
정치개혁에 관한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의 입장을 묻습니다.
위성정당 창당을 통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시키는 데 앞장섰고, 지금도 위성정당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국민의힘에게 말씀드립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동료 시민을 위한 정치를 연일 외치고 있지만, 동료 시민의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제도 개혁에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병립형 회귀, 위성정당 건설, 국회의원 특권만을 강화하는 국회의원 의원 정수 축소 같은 나쁜 포퓰리즘 주장 말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위성정당 방지법에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확실하게 밝혀야 할 것입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면서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경쟁의 문턱을 낮춰 경쟁에 참여하는 것을 권장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차별 없이 경쟁의 룰이 지켜질 거라는 확고한 믿음을 드려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현행 공직선거법을 존중해야 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려면 더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를 도입해야 하며, 경쟁의 문턱을 낮추려면 봉쇄 조항을 더욱 낮춰야 합니다. 자신의 취임사에 걸맞은, 정치개혁에 관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입장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민주당에게도 보다 더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합니다.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며 병립형 회귀와 준연동형 유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을 유지하는 방침으로 기류를 선회했다는 언론 보도를 접했습니다.
반가운 소식이며 사실이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단순히 제도의 유지를 넘어서, 제도의 취지를 온전하게 실현할 수 있기 위해서는 위성정당 방지 등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온전하게 살리는 방향으로의 제도 정비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민주당의 방침이 위성정당 없는 준연동형이 아니라 위성정당 있는 준연동형이라면 선거제도의 퇴행입니다. 차제에 비례성을 더욱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혁의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자칭 제3지대 신당들에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관한 입장도 묻겠습니다.
우후죽순으로 나오고 있는 이른바 제3지대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분들은 그동안 정치 개혁에 관해 제대로 힘쓴 분이 거의 없습니다.
인물 위주의 이합집산과 합종연횡, 거대 양당 사이의 이삭줍기로는 기존의 정치 문법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인 재선,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신당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 체제를 위한 진정성이 있다면 지금 당장 그분들이 선거제도 개혁 운동에 함께 나서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시민들은 제3지대 정당이 아니라 1당, 2당으로의 장기적 복귀를 위한 경로로서 지금의 신당 창당을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지난 20년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승인했던 제3지대 정치인들의 깊은 반성도 함께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치 발전을 위해 선거제도 개혁은 지체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혁신 과제입니다. 극한 정쟁과 진영 대결로 점철된 정치를 바꾸려면 승자독식 정치 체제 그 자체를 넘어서야 한다고 많이들 말씀하십니다.
보스 중심의 가치가 사라진 정계 개편이 아니라 가치에 기반한 다당제 연합정치로 나아가려면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합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뿐 아니라 선거연합이 가능하도록 하는 선거법 및 정당법의 개정, 단체장 및 대통령 결선투표제 등 다당제 연합정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치개혁 입법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만 총선의 구도와 쟁점이 단순히 윤석열 정권 심판으로 단순화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상식을 만드는 선거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폭넓은 합리적 가치 연대, 다당제 정치연합의 토양과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습니다.
선거제도 개혁, 정치개혁의 1차적 수혜자가 정의당이 아닐 수 있음을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기득권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또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의당은 나아갈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진보정당과 정치개혁은 언제나 이음동의이어였고, 정치개혁은 진보 정치의 사명이었습니다.
1인 2표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정치개혁을 위해 지난 20 여년 동안 꾸준히, 지속적으로, 변함없이 싸웠던 진짜 제3세력은 진보정당, 정의당뿐이었습니다. 정의당은 병립형 회귀, 위성정당 등 선거제도를 퇴행시키는 모든 시도에 결연히 맞설 것입니다. 진보정당의 원칙을 지키며 정치개혁을 위해 모든 힘을 쏟아부을 것입니다.
속도가 느려질 수는 있겠지만 정치개혁의 염원은 꺾이거나 좌절될 수 없습니다. 정의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지켜내고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혁, 나아가 정치의 근본적 변화를 위한 정치 개혁을 위해 끝까지 나아갈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지켜봐 주시고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1월 10일
정의당 대변인실